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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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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창연
댓글 0건 조회 2,776회 작성일 22-07-10 17:54

본문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누구나 한번쯤 자기 인생의 의미를 진지하게 고찰하는 순간이 온다. 특히 현재의 삶이 지치고 힘들 때, 여기저기서 몰아치는 파도에 휩쓸리다보면 문득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인간 심리를 독일의 빅터 프랭클 박사가 직접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체험했던 경험을 정신의학자의 입장에서 쓴 자전적 수기이다.


 수용소 문학이라는 장르가 따로 있을 만큼이나 강제 수용소의 실상을 알리는 수기들은 많다. 이 책이 여타 수용소 문학과 다른 점은 단지 수용소 경험을 서술한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정신의학 분야의 새로운 기법인 로고테라피를 고안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수용소 경험에서 극한의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작품의 전반부에는 수용소에서 겪은 경험과 심리변화를 상세히 기록하였고, 후반부에는 이로부터 도출한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을 설명한다.


 전반부의 수용소 생활에서는 여러 에피소드와 함께 수감자의 심리적 변화에 중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간다. 수용소 생활에서는 개인의 삶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수용소에서의 체험을 통해 나는 수용소에서도 사람이 자기 행동의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혹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는 그런 환경에서도 인간은 정신적 독립과 영적인 자유의 자취를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감자가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그 개인의 내적인 선택의 결과이지 수용소라는 환경의 영향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근본적으로는 어떤 사람이라도, 심지어는 그렇게 척박한 환경에 있는 사람도 자기 자신의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수용소에서 살아남는 사람들은 보면 공통적으로 고통스러운 상황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그 안에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스스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달랐다고 한다. 수용소에서의 삶은 물리적인 자유는 없었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내면의 자유는 존재했다.   수감자 중 기약없는 수용소 생활 속에서 자신의 운명에 대해 비관하거나 근거없는 기대에 의존했던  사람들은 금새 무너져내렸다. 반면 살아남은 사람들은 시련에도 의미가 있으며 죽음에도 의미가 있다 믿으며 사람이 자신의 운명과 그에 따르는 시련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자기 삶에 보다 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폭넓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나 역시도 지금까지의 바쁜 삶 속에서 틈이 생길때면 내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을지 생각에 빠지곤 했지만 좀처럼 이렇다할 의미를 찾지는 못했었다. 그 이유를 이 책을 읽고서야 조금은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다보면 저절로 그 의미가 찾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대학생때는 회사에 가면, 회사에서는 대학원을 가면 그런 의미가 찾아지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중요한 건 내가 처한 환경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이며 지금 마주한 환경이 수용소이든 회사든 학교든 현재 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절망스러운 상황에서도,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운명과 마주쳤을 때에도 삶의 의미를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후반부에서는 저자가 창설한 로고테라피 치료방법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말한다. 로고테라피 이론은 인간 존재의 의미는 물론 그 의미를 찾아나가는 인간의 의지에 초점을 맞춘 이론이다. 로고테라피 이론에서는 인간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자 하는 노력을 인간의 원초적 동력으로 보고 있다.  즉 인간이 의미를 찾고자 하는 마음이 그 사람의 삶에서 본능적으로 우러나오며 인간의 주된 관심이 쾌락을 얻거나 고통을 피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는데 있다는 것이다. 자기 시련이 어떤 의미를 갖는 상황에서 인간이 기꺼이 그 시련을 견디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삶의 의미를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1.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2.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3.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첫번째 방법은 부연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두번째 방법은 진리, 아름다움, 자연, 문화를 체험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사랑을 통해 그 사람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이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줄 수도 있기에 사랑에는 큰 힘이 있다고 한다. 세번째 방법은 시련을 통해서다. 삶의 의미를 위해 시련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피할 수 없는 시련이라면 시련을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시련과 죽음 없이 인간의 삶은 완성될 수 없다. 사람이 자기 운명과 그에 따르는 시련을 받아들이는 과정, 다시 말해 십자가를 짊어지고 나아가는 과정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삶에 보다 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폭 넓은 기회를 제공한다.”


 이 중 가장 인상깊게 다가온 것은 세번째 방법이다. 시련과 고통을 통해 성장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영화나 만화 속 주인공이 혹독한 훈련, 각종 사건,  사고들을 딛고 성장하여 마침내 뜻하는 바를 이루었을 때는 통쾌한 감정과 함께 동기부여가 된다. 하지만 순식간에 압축적으로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와는 달리 내가 처한 현실의 과정은 너무도 천천히 흐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단계 나아갈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순간에 매몰되다보면 어느 시점에는 그 초기의 목적성을 상실하게 되는 듯하다. 책을 읽고 이제는 현재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속단하고 평가절하하지 않고, 이 순간 자체가 주는 의미를 곱씹어 볼 수 있도록 해야겠다.


 이번 책은 다 읽고 나서 특히 여운이 많이 남았다.  읽는 동안 내가 만약 저자와 같이 수용소에 갔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나였으면 그러한 극한 환경에서 단지 고통을 피해 생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나로서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 내 삶의 가진 의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을까? 아직까지 찾지못했고, 앞으로도 쉽게 찾아지진 않겠지만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끊임없이 투쟁해보아야겠다.



"인생을 두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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