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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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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창연
댓글 0건 조회 2,912회 작성일 22-06-06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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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하야마 아마리-

 

 

 책이나 영화들을 보다 보면 극적인 사건이나 도전을 통해 삶의 방향이 전과 완전히 달라지는 이야기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전에 엉망으로 살았던 주인공이 어떤 일을 계기로 마음을 고쳐 먹고 새 삶을 살아가는 플롯은 진부한 주제임에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고, 그래서인지 관련된 창작물들도 끊임없이 새로 나온다. 어떻게 보면 결말이 뻔히 보이는 내용임에도 사람들의 많은 공감을 얻는 것에는 그만큼 누구에게나 자기 자신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싶은 욕구가 끓어 오를 때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럴 때 다른 사람의 도전 스토리는 그 이야기가 진실이든 허구이든 보는 이들로 하여금 위로와 용기를 건네기 마련이다. 나 역시도 반복되는 일상에 무기력해질 때, 그런 류의 줄거리가 담긴 책이나 영화를 보곤 한다.  이 책 ‘스물 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역시 제목에서도 바로 예측할 수 있듯이 한 사람의 극적인 변화가 담긴 자전적 에세이다. 학부 저학년에 처음 접하여 큰 힘을 얻었던 책인데 문득 생각이 나서 다시 펼쳐보게 되었다. 책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29살에 주변에 아무도 없는 외톨이로 초라한 생일을 맞이한 아마리’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제대로 된 친구 한 명 없이 파견사원으로 겨우겨우 하루를 버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불현듯 깨닫는다. 그리고 초라한 현재의 인생을 비관하여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한다. 그 때 텔레비전 화면에서 너무도 화려해 보이는 '라스베이거스'를 보고는 그 곳에서 인생을 건 베팅을 한 후에 눈을 감기로 다짐한다. 이후 라스베이거스에 가기 위한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직장생활에 더해 호스티스와 누드모델 일을 병행하며 치열하게 계획을 실천한다. 원래였다면 엄두도 못 내었을 일들이지만 스스로 자신의 삶을 시한부로 만들었기에 거침없이 도전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눈다. 마침내 1년 후 다시 돌아온 자신의 생일날, 계획했던 대로 라스베이거스에서 운명같이 극적인 하루를 보내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다시 읽기 전에는 20대 초반에는 정말 인상깊게 읽었던 것과 다르게 비슷한 류의 에세이 책들을 많이 읽어본 지금도 그런 감동을 느낄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가 되었다. 그러나 읽다보니 어느 순간 처음 읽는 것처럼 몰입하여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짧고 직설적인 문장으로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이 때문에 삶의 미련이 없던 작가의 심정이 더 현실감 있게 다가와 더 몰입할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긴자 호스티스, 누드모델, 라스베이거스로 이어지는 소설 같은 경험담이 어우러져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 효과적으로 마음을 울렸다. 해야 할 일은 많지만 뭔지 모를 이유로 자꾸 무기력해지고, 나태해지는 요즘 작가의 경험담에서 나온 여러 구절들이 정말 큰 힘을 북돋아 주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목표를 세우고 도전을 해 나가는데 있어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새로 배우거나,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은 다시 한번 상기하며 새길 수 있었다.

 

“그저 바쁘기만 한 생활이었다면 일찌감치 나가떨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겐 너무도 선명하고 절대적인 목표가 있었다. 그 목표를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하면 할수록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힘이 솟았다. 더 좋은 것은 이렇게 바쁘게 지내다 보면 고독이니 뭐니 하는 나약한 감상에 빠져들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 나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을 만큼 삶에 의욕이 없었다. 그러다 라스베이거스라는 시한부 목표가 생겼고, 오로지 그 목표만을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는 동안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살이 빠지고 ‘예쁘다’ 라는 소리도 듣게 되었으며, 일과 돈에 대한 집착과 더불어 가까운 동료들까지 생겼다. 모두가 스스로 정해 버린 시한부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들이었다.”

 

  권태로움의 원인은 대부분 목표의 부재이다. 정확히는 가슴을 끓게하는 목표의 부재이다. 그러한 목표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은 예전부터 해왔지만, 좀처럼 그런 목표를 가지고 어떤 것에 몰입해본 경험은 살아온 인생에서 많지가 않다. 그러나 책의 주인공이 그랬던 것처럼 그런 가슴 끓는 목표는 불현듯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하고 시간과 정성을 들임으로써  더 확고해지고 간절해진다. 나도 주인공처럼 스스로를 달아오르게 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우선 몰입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움이란 건 어쩌면 투명한 막에 가려진 일상인지도 모른다. 그 투명 막을 뚫고 들어가기 전까지는 미치도록 무섭지만, 정작 그 안으로 들어가면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또 하나의 평범한 세계가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처음하는 일이 두렵게 느껴지고, 익숙한 일만 찾게 되는 것은 본성에 의해 느껴지는 당연한 감정일지 모른다. 책에서도 그렇고,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느끼기에는 그러한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이 바로 큰 기회가 될 때가 많은 듯하다. 또한 그렇게 두렵게 느껴지는 새로운 일들 중에는 막상 해보면서 적응이 된 후에는 또 다른 일상이 되기 마련이다. 경험상 회사도 그러했고, 아직 완전히 적응한 것은 아니지만 대학원도 이제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니 앞으로도 있을 두려움에 쌓인 많은 기회들을 단지 처음이라는 이유로 두렵다는 이유로 놓치지 않을 것이다.

 

 

“인생은 더럽게 길어. 꽤 살았구나, 해도 아직 한참 남은 게 인생이야. 이 일 저 일 다 해보고 남편 자식 다 떠나보낸 뒤에도 계속 살아야 할 만큼 길지. 100미터 경주인 줄 알고 전력질주하다 보면 큰코다쳐. 아직 달려야 할 거리가 무지막지하게 많이 남았는데, 시작부터 힘 다 쏟으면 어쩔 거야? 60 넘어서도 자기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게 뭔지 잘 찾아봐. 닥치는 대로 부딪쳐 봐. 무서워서 안 해본 일이라서 망설이게 되는 그런 일일수록 내가 찾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고향에 있을 때 나한테 요리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 ‘적의 행군을 막으려면 술과 고기를 베풀어라.’ 그게 무슨 말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아.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위 두 구절이 이 책에서 가장 가슴에 와닿은 문장들이다. 얼핏 보면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들리지만 나는 두 구절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비슷하게 느껴졌다. 20대 후반의 나이로 또래들 사이에서는 이제 벌써 서른이 다 되어간다고 자조적으로 말하곤 하지만, 사실 객관적으로 앞으로 살아나가야 할 인생이 정말 긴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사회 뉴스나 주위 친구들 소식을 듣다보면 자꾸 조바심이 나고, 진지하게 미래를 그리지 못하고 근시안적으로 바라보며 조바심 내게 된다. 물론 앞으로의 인생이 길다는 것은 수치로만 가늠할 뿐 다 살아보지 않은 지금 체감은 할 수는 없지만,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이러한 사실을 잊지 않고,  남은 삶을 잘 설계하여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초보 카레이서들은 매순간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려고만 한대. 하지만 노련한 카레이서는 가속페달보다는 브레이크를 더 잘 쓴다는 거야. 지금 너한테 딱 필요한 말 같지 않아? 브레이크를 안 쓰면 차가 커브 길에서 전복되거나 엔진 과열로 폭발할 수 있어. 명심해, 너를 결승선까지 데려가주는 건 네 몸뿐이야. 몸을 호래하면 결국 몸이 너를 거부하게 될 거야.”

 

 건강의 소중함을 알면서도 내 몸을 챙기는 것이 참 쉽지가 않은 듯하다.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로 치일피일 미루다보면 어느샌가 이전의 몸과 다른 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고, 그 때는 이미 다시 돌아가기가 어려운 것 같다. 특히  나는 작년부터 체력이 정말 많이 떨어진 것 실제로 느껴진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건강이 최우선임을 다시 한번 명심하며 최대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서 식단, 수면, 운동습관은 꼭 지켜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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