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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널선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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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영근
댓글 0건 조회 2,715회 작성일 22-06-07 01:12

본문

“Blessed are the forgetful for they get the better even of their blunders”

-니체의 잠언-

 

망각은 인간이 가진 축복 중 하나라고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바대로 망각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 하지만 만일 당신의 기억 중 일부를 지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기억을 지우고자 할 것인가? 누구는 살아온 인생에서 남들에게는 다시 보이고 싶지 않은 치부를 들켰을 때를, 다른 누군가는 고단한 가시밭길을 걸어왔을 때의 경험을 혹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았을 때의 날을 지우고자 할 것이다. 그런데 eternal sunshine에서는 그 어떠한 사람보다 서로를 품은 한 쌍의 커플이 주고받은 사랑이라는 추억을 지우려고 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This memory will soon be gone... What do we do?”

클레멘타인

“Just enjoy it...”

조엘

 

니체는 더 나은 인간, 진화하기 위해서는 망각은 필수불가결하다고 말했다.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은 새로운 것을 낯선 것으로 받아들이고, 변화가 아닌 불면을 차이보다는 동일성에 의존하게 된다. 그렇기에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권태스러움 속에서 잦은 싸움을 마주하게 된 것이며 그 이유는 과거에 대한 기억 때문일 수 있다. 의심은 상대뿐만 아니라 나의 관념에서 불거지는 것이며 권태로움이라는 것은 과거의 관계와 상대적으로 비교되면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기억에 대한 의존은 위험한 것일까? 아니면 기억에서 벗어나는 것은 좋은 것일까? 영화에서 조엘은 클레멘타인과의 추억을 지우겠다고 결심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클레멘타인과의 일상이 사라져감에 따라 괴로워한다. 그렇다, 우리는 기억, 사랑이 마냥 좋은 것으로 채워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항상 밝고 산뜻한 모습이 아니라 희노애락이 어우러진 것이 사랑의 온전한 형태인 것이다. 즉, 우리가 피해야 할 것은 서로의 갈등과 그것으로 파생된 슬픔이 아니라 낡은 인습에 의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때 우리는 우리의 삶을 더욱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이며 상대방을 한 없이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Okay”

조엘

“Okay.”

클레멘타인

 

서로에 대한 기억이 완전히 소멸된 후의 장면은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둘의 로맨틱은 겉잡을 수 없었다. 니체의 영혼회귀가 담겨있는 것일까, 기억이 휘발되었음에도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앞으로 맞닥뜨릴 갈들과 이별은 이전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의 기억에 의존하며 겁을 먹는 클레멘타인은 사랑을 피하고자한다. 그런 그녀에게 조엘은 괜찮다(okay)라고 대답을 한다. 우리는 여기서 조엘이 인습에서 벗어나 해방되기 위해한 각오로부터 망각(blunder)이란 단순히 기억을 지우고 무의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닌 것을 의미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망각이란 불행한 기억을 초월하려는 능동적인 힘에서 벗어나려는 각오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서로를 험담하며 서로에게 비수를 꽂았다는 과거를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비겁하게 도망가지 않고 마주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아직 이 영화를 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유로 권하고 싶다. 수많은 문학과 예술을 접하는 이유는 우리가 접할 수 없던 경험을 그리고 우리가 사고하지 못했던 부분을 그 시대의 작가와 동화(assimilate)되면서 이중사고(double-think)를 할 수 있는 법을 터득하기 위함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우리의 사고방식을 무뎌지게 만드는 것에 대해 싸우기 위해 그것들을 읽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나의 의식과 신념체계를 함양해 나가는 것이기에 그것들은 완벽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죽기 전에 꼭 봐야할 명화 중 하나인 eternal sunshine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영상을 찾는 이유는 영화의 개연성과 촬영기법이 완벽해서이가 아니고 미셸 공드리의 이야기에 나의 경험이 더해지면서 더욱 더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사랑이라는 감정을 지나칠 수 없다. 세월이 흐르고, 연애 방식이 달리지고 결혼의 형태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관통하는 감정은 사랑이다. Eternal sunshine의 원제는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이다. 후회 없이 표현하고 서로를 누구보다 지지하는 것은 티 없는 마음의 영원한 햇살, 사랑인 것이다. 과거에 얽매여 현재의, 혹은 미래의 사랑에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지나 친 과거가 아닌 현재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받아들인 조엘과 같이 okay를 했다면 영화를 just enjoy 하면서 클레멘타인의 머리색이 녹색에서 주황색, 주황색에서 파란색으로 3번 변했듯 엔딩 크레딧과 함께 네번째의 클레멘타인의 머리색을 보기위한 시작을 해보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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