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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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뜻밖의 사건에서, 예상하지 못한 무언가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타인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듯 보이는 그 위로는 우리에게 용기를 돋우는 방아쇠가 되어 한 층 더 성숙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만약 이별을 하나의 장면으로 표현해야한다면 어떤 장면이 생각이 될까? 정말 다양한 대답이 나올 수 있는 물음이지만, 한 소녀가 조부모님과 마지막 인사, 사별을 하면서 겪는 아픔을 강물을 통해 위로 받으며 성장하는 내용을 풀어나가는 ‘리버보이’는 이 질문에 제법 대답하기에 어울리지 않나 싶다. 제목과 같은 ‘리버보이’이와의 만남 그리고 소년(리버보이)의 조언은 소녀가 할아버지의 그림을 마무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결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으며, 그와의 이별로 인한 슬픔을 계곡에서 바다까지의 물살을 갈라 헤엄쳐 나아가 딛고 일어서게 해주었다. 그렇게 소녀는 ‘리버보이’를 통해 위로를 받고 한층 더 성숙해질 수 있게 되었으며 강에 빗댄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극복할 때까지의 ‘리버보이’의 섬세한 감정선은 나에게 다시금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해주었다.
수원지에서 흘러나온 강물은 도중에 마를지언정 바다에 도달하기까지 스스로 멈추는 법이 없다. 그리고 바다에 도달해 다시 비를 통해 수원지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흘러왔던 방향으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는 없다. 그렇다, 인생은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유명한 명화의 제목같이 우리의 인생 역시 강이다. 활기차고 호기심 가득한 유년시절은 이제 막 수원지에서 흘러나온 맑은 냇물과 같으며, 사회에 한 발자국 더딘 어른이 된 20대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계곡물이라 할 수 있으며, 계곡에서 들어오는 강물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잔잔한 바다는 언제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키다리 아저씨가 되고난 이후일 것이다. 그러면 지금의 나는 강물 어디쯤을 가로질러 가고 있을까?
올해의 반절이 흐른 지금 지난 6개월간의 기간을 되돌아보면 나는 계곡처럼 빠르고 거칠게 흘러가지 않았나 싶다. 박사과정이라는 새로운 과정을 시작했으며 과제 실무 담당자라는 비중 있는 역할을 맡게 된 것은 잘 해내고 싶은 책임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책임감만으로는 석사과정 때와는 달리 더 깊어진 계곡에서 돌부리에 채이는 우발 상황을 대비하는 것과 굽이지고 유속이 빨라진 환경 속 중압감을 이겨내는 데는 부족했다. 하지만 소녀가 ‘리버보이’를 만난 것처럼 나 역시 든든한 조력자가 있었다. 석사과정부터 아낌없는 조언을 받을 수 있는 키다리아저씨의 존재와 서로를 의지할 수 있는 같은 구성원이 있다는 특별한 기회는 급류로 정신없는 올해 상반기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게 나는 내 인생에 있어 가장 가치가 있을 수 있는 시간을 가장 능력이 있고, 역량이 많은 사람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분명 지금의 나는 이제 막 지류에서 본류로 진입하면서 강물의 흐름이 요동치는 위치는 곳에 위치해있는 것처럼 보인다. 얼핏 급류에 휩싸여 한 자리에서 맴돌 수 있지만 이런 거친 물살도 언젠간 본류의 중심에 무사히 합류하여 도달하면 안정화되어 묵직하게 흐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 역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넓디넓은 바다가 되어 흘러오는 강물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며 그러기 위해 나는 오늘도, 내일도 계속해서 어제 그랬듯 꾸준히 바다를 향해 흘러 갈 것이다.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곧게 때로는 구불구불 돌아서,
때로는 조용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바다에 닿을 때 까지 계속해서 흐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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