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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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일>
1.
무엇을 이루거나 적절한 대가를 받기 위하여 어떤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활동. 또는 그 활동의 대상.
위의 사전적 정의에서 볼 수 있듯 우리는 각자 저마다의 대가를 바라고 일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면서 기대하는 대가는 단연 금전적 보상이다. 돈을 벌어서 생계를 유지하고 안락한 삶을 영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욕구이지만, 인간의 욕구 중에는 편안한 삶을 살기 원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매슬로의 욕구 이론에서도 나오듯 사람은 자아실현, 즉 자기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주도적으로 살고 싶은 욕구가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인간의 다양한 욕구때문에 일과 직장을 대하는 자세 역시 개개인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일 자체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기에 헌신적으로 일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본인의 여가생활, 가족과의 시간 등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기도 한다.
어떻게 삶을 꾸려가든 정답은 없지만 내가 보기에 요즘 세상에는 소위 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 속칭 ‘워라밸’을 추구하는 문화가 더 팽배한 걸로 보인다. ‘워라밸’은 일에만 몰입되지 않고, 가정, 여가, 건강, 자기계발, 사회활동 등의 개인생활과 일 사이의 균형을 찾는 라이프 스타일을 말한다. 직장인 커뮤니티 어플리케이션을 보면 좋은 직장을 판단하는 기준이 일주일에 52시간을 채우는지 아닌지로 판단되는 걸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직장을 다닐때에도 동기들끼리 사내 근태시스템에 기록된 월간 근무시간을 비교하며 가장 적은 시간을 일한 사람이 부러움을 받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극단적으로는 회사에 충성하고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시류에 휩쓸려 나도 모르게 일을 단지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빨리 해치우고 퇴근해야한다는 인식이 내 안에 피어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우연히 선물받은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일본의 교세라 창업자이자 90세의 인생을 살아온 노경영자 이나모리 가즈오가 자신의 인생 성공 법칙을 저술한 책으로 그 중에서도 일의 의미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책에서는 끊임없이 ‘왜 일을 해야하는지, 그 일을 통해 무엇이 되길 꿈꾸는가’에 대해 말한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궁금하다면 이것만은 명심해 주기 바란다. 지금 당신이 일하는 것은 스스로를 단련하고, 마음을 갈고닦으며, 삶의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행위라는 것을.”
“아무런 목표도 없이 일도 하지 않고 나태하게 생활하다 보면 인격적으로 타락할 뿐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던 능력마저 썩혀버리고 만다. 이는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관관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인생을 살아가는 참된 의미조차 찾지 못한다. 일하는 수고로움을 아는 사람만이 잠시 동안의 안락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보다 즐겁고 귀중하게 보낼 수 있는 지름길이다.”
어찌보면 다른 자기계발서에도 볼 수 있는 진부한 말이지만, 무에서부터 ‘교세라’라는 세계적 기업을 일군 사례와 함께 다소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여 더 가슴에 깊이 와닿았다. 내가 하는 일에 몰입하고, 전념함으로서 내 자신을 더 성장시키고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는 말에 그 어느 때보다 몰입했던 지난 경험이 하나 떠오르며 공감이 되었다. 대학교 방학기간, 나는 무료하게 지내기가 싫어 공모전 하나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전까지 한 번도 해본적 없는 일이고, 큰 동기가 없이 시작한 일이라 좀처럼 진전이 없었다. 그러다 문득 들인 시간이 아까워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그 이후로 3주 넘게 밤낮없이 공모전에 매달렸다. 그런데 시간을 쏟을수록 더 간절해지고, 어느 순간부터는 꿈에서도 나올만큼 일에 몰입하고 있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최종 제출을 하고 기대 이상의 좋은 결과를 얻었었다. 몰입했던 3주동안의 과정은 물론 고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며, 최종 결과가 나왔을때의 짜릿함은 내 인생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시간이 꽤 많이 지나 희미해져가고 있던 경험을 떠올리며 앞으로의 인생도 이렇게 몰입하고 성장할 수 있는 경험들로 채워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아가 저자는 더불어 어떤 일에 전념하고자 할 때 방해되는 생각 중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은 이런게 아니었다는 불평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비하하고 불만스러워 한다는 점이다. 주어진 일에 불평불만을 갖고 원망만 한다면, 그 일을 마주하는 것 자체에 짜증이 날 뿐 아니라 그 일을 해야 하는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게 여겨진다. 그럴수록 자신을 더 무능력한 사람으로 몰아세운다. 왜 자신의 능력이 얼마나 위대한지 시험해보지 않은 채 달아나려고만 하는가”
“내 일에 애정을 쏟지 않는다면 그것은 내 일이 아니라, 남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것에 불과하다. 무슨 일이든 그 일에 흠뻑 빠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코 내 일이 아니다.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하고 사랑하려면 그 일을, 지금 만들고 있는 제품을 끌어안고 자야 한다. 그만한 관심과 애정이 없다면 자기 일이 아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은 물론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며, 그렇기에 계속해서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성원으로 지내다 보면 하기 싫은 일, 커리어와 무관하다고 생각되는 일을 어쩔 수 없이 맡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나 또한 군대, 대학교, 회사에서 원치 않은 일을 맡은 경우가 많았고, 불평과 회의감에 빠져 산 적도 많았다. 그러나 처음에만 낯설고 어색해서 그랬을 뿐 시간이 지나고 적응이 되고나서는 언제 그랬냐는듯 그 일을 만족했던 경험도 많다. 결국 모든 일이 그 상황을 어떻게 여기고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내 사고 방식에 달렸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원하지 않은 일을 맡은 당시에 마음 속의 불평을 줄이고, 그 순간에 집중했다면 과거의 순간들을 더 의미있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책의 저자가 하는 말이 모두 다 맞다고는 볼 수 없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복잡한 세상 속에서 일이 가지는 의미 역시도 함께 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난 경험으로부터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고 성취하는 경험을 통해 더 풍성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일을 단순히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해주는 도구가 아닌, 스스로를 단련하고, 몰입을 통해 마음을 갈고 닦으며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 행동으로 재해석할 기회로 여길 것이다.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전혀 다른 삶을 살려면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 이나모리 가즈오가 젋은 시절 자신에게 매일 던졌던 질문이다. 오늘은 나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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