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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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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종수
댓글 0건 조회 2,771회 작성일 22-06-0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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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6시에 플레옐 홀에서 아주 좋은 연주회가 있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어제 일은 죄송했습니다.”

시몽에게서 온 편지였다. 폴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웃은 것은 두 번째 구절 때문이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는 그 구절이 그녀를 미소 짓게 했다.

 

-프랑수아즈 사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포근하고 작은 설렘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수줍음이 많은 청년에게 있어 연상의 여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일이란 쉽지 않다.

이런 청년들을 위해 어떤 사람들은, 나의 진심을 정확히 전달하고 싶다면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대화하라는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나도 가끔 상대와 눈을 정확히 맞추고 이야기하는 것이 정말 부담스러워 종종 시선을 피하곤 하는데 이 습관은 정말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독일의 후기 낭만파를 대표하는 브람스에게도 진심으로 사랑했던 14살 연상의 여인이 있었다. 바로 그의 스승인 슈만의 아내, 클라라였다. 

브람스는 그녀를 향해 애틋한 감정이 드러나는 여러 가곡들을 작곡했는데, 특히 <5월의 밤>에서, “은빛 달빛 숲 사이 고요한 밤에 행복을 노래하는 한 쌍의 비둘기를 바라보다 난 애써 고개를 돌리며 어두운 그늘을 찾네” 라는 구절을 통해 끝내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브람스의 짙은 고독과 슬픔을 절절히 느낄 수 있다. 브람스는 스승 슈만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클라라와 친구관계로 계속 남았고 결혼은 하지 않은 채 고독히 홀로 세상을 떠났다.

 


 닿을 듯 닿지 못한 애달픈 마음.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내세우기보다 끝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자 했던 브람스의 배려와 따뜻함은 그의 음악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을 들어보면 곡 전반에 걸쳐 비통한 감정은 절제하며 스트링과 브라스의 적절한 조화로 차분하고 엄중하게 곡의 분위기를 끝까지 이끌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화려한 기교와 현란한 테크닉으로 점철된 음악은 순간의 격한 즐거움은 주어도 그 감동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더디더라도 꾸준히 자신만의 미학을 완성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더 매력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숙련된 기술이 없는 영감은 그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다.”        

- 요하네스 브람스

 

 

 


 고흐의 비극적인 삶에 대해서는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해바라기’의 형태와 색채를 달리하며 무한히 반복해서 그렸고 그의 작품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해바라기를 발견할 수 있다. 

그에게 있어 해바라기는 그를 깊은 절망의 우물 속에서 꺼내 올려줄 희망을 상징했던 것 같다. 

무한한 반복의 서사를 통해 고흐는 비극적인 삶을 살면서도 희망을 절대 놓으려 하지 않았고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절실하게 노력했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유명한 걸작이 있다.

그림 전반에 걸친 창백한 푸른색은 어딘가 우울하고 차가운 느낌을 주지만, 맹렬히 휘몰아치는 밤하늘에도 고고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수많은 별들을 통해 고흐는 자신의 흔들리지 않는 꿈을 표현했다. 그저 불안, 그 이상의 강한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평생을 작품 활동에 몰두했던 고흐가 후대에 이르러 호평을 받는 이유는 바로 어두운 현실에서도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작품에 관철시키고자 무한히 노력한 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우울과 절망을 절대적으로 경계하고 벗어나기 위해 격렬하게 발버둥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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