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코리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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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코리아 2022
2021년 대한민국을 뒤돌아볼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코로나19다. 2020년 벽두부터 창궐하기 시작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뒤집어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원격수업과 같은 언택트 시대가 성큼 찾아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2020년과 지금, 팬데믹 상황은 여전하지만, 사회적 분위기는 사뭇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바이러스와의 공존을 받아들이면서 회복기에 대한 ‘기대’를 갖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대한민국에 어떤 사회경제적 변화를 보여주었을까.
[언택트와 콘택트의 조화]
코로나로 인해 2030년에 왔어야 할 디지털 혁신들이 2021년에 성큼 다가와버렸다. 그로 인해, 오프라인만을 중심으로 생활하던 5060세대들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온라인 세상에 참여하게 되었고, 빠른 속도로 적응해나가면서 디지털 세상이 어느덧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팬데믹이 2년간 지속되면서, 언택트가 가져다 준 편의성을 찬양했던 사람들도 점점 ‘콘택트’와의 조화를 찾기 시작했다. 2021년 2월 오픈한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은 개장 직후부터 매달 2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으며 100일간 매출 2500억을 달성하는 엄청난 성과를 보였다. 모두가 온라인으로 집결했지만, ‘콘택트’가 주는 생생한 감각, 직접 대면함으로써 느끼던 유대감을 되찾고 싶은 소비자 심리를 잘 보여주는 예시이다. 즉, 사람들은 평소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온라인으로 보내다가도, 직접 가볼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곳에는 서슴없이 찾아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산업은 온라인이면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오프라인은 고급화된 가치를 발휘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이 트렌드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보복소비에서 보복회식으로]
2021년 6월, 롯데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는 수많은 청년들이 돗자리 위에서 밤을 지새우며 기나긴 대기줄을 기다렸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 모임과 같은 대외적 활동이 뜸해지면서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겪었고, 답답한 상황에 대한 보상심리로 ‘나를 위한’ 보복소비를 펼친 것이다. 하지만 2022년부터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영국, 프랑스, 미국 순으로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면서 점차 앤데믹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우리나라도 22년 3월 일 확진자 26만명을 정점으로 상황이 점차 개선되면서 회복기에 대한 기대가 늘어나고 있다. 그에 따라, 회사들도 하나둘 오프라인 출근이 정상화되면서 ‘보복회식’이라는 새로운 키워드가 떠오르게 되었다.
보복회식은 과거에는 하지 못했던 회식에 대한 보상심리를 담고 있다. 회사는 팀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팀워크가 매우 중요하고, 이를 기르기 위한 명목으로 회식을 장려한다. 경험적으로, 회식을 하면 사무실에서는 나누지 못했던 사적인 대화를 하고, 평소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면서 서로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회식을 하면 자연스레 주변 상권들도 회복하면서 지역발전에도 상당수 기여할 수 있게 된다. 즉, 보복회식은 일상 정상화를 가장 잘 나타내는 대표 사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상 회복을 모두가 반기는 것은 아니다. 홈트레이닝, 홈케어, 홈워크 등 재택 생활에 익숙해진 MZ세대들은 2년간 정착했던 방식에서 탈피해, 또다시 급변하는 과도기를 겪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결국, 개인화에서 다시 집단화로 변화하면서 자신의 취향을 선택하기보단, 다수의 이익을 위한 사고를 갖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고, 개인의 자유시간보단 함께하는 공동체 시간이 더 많아질 것이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갈등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원하는 노동자는 66%에 달하지만, 75%의 기업들은 점진적 중단을 목표하고 있다. 그렇기에, ‘보복회식’은 일부 MZ세대들에겐 단합의 의미를 넘어, 자기만의 자유를 빼앗기는 두려움으로 와닿는 것이다.
[나노사회]
코로나가 끝나고 일상이 회복되면 다시금 예전처럼 되돌아갈까? 안타깝게도, 전문가들은 나노사회가 급속도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한다. 나노사회는 개인화로 인해 세분화되는 단위가 더욱 미세화된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나노사회 트렌드는 예전부터 예고된 현상이다. SNS가 발달하면서 개인맞춤형 취미를 공유할 수 있게 되고,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가장 작은 사회인 가족 공동체가 흩어져 개인화 현상도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나노사회가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대비책 없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인위적인 거리가 멀어진 사람들은 부족해진 공감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본인의 취향을 존중받고 공유할 수 있는 소수의 커뮤니티를 형성했고, 공동의 취향으로 뭉친 집단에서는 서로 선호하는 정보만을 주고받기에 편향성을 갖게 되면서 자기 확증적 성향이 더욱 심화되었다. 이러한 ‘에코 체임버 효과’로 인해 정보의 선택권을 갖게 된 소비자는 역설적으로 자신과 견해가 같은 사람들과‘만’ 소통하면서 반대되는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다. 결국, 집단은 다양해졌지만 집단끼리의 소통은 점점 더 단절되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분열 vs 공동체]
2022년 대한민국은 현재 나노사회 관점에서 중대한 기로에 와 있다. 3월 대통령선거에서 여당과 야당의 득표율 차이는 단 0.74%를 보이면서 이념의 대립이 서로 팽팽한 상황임을 알 수 있고, 다가오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르면서 한국 사회의 분열은 자칫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세로로 줄 세우고 갈래갈래 나누는 분열의 길을 갈 것인지, 가로로 손잡고 소통하며 새로운 공동체의 유대를 돈독히 하는 연대의 길을 갈 것인지 중요한 갈림길 앞에 서 있다.
나노사회와 공동체 각기에 대한 장단점은 분명하지만, 이미 예견된 일상 회복과 지구온난화, 기상이변 등의 전인류적 재난문제가 닥쳐오는 현 시점에서는 내가 속한 작은 집단의 관점에서 사고하는 것보다는 '지구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위한 사고를 하는 것이 절실해지고 있다. 그 시작은 아주 작은 나노집단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 지역의 관점, 국가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공동체의 '공공선'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포괄적 공감력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쌍방의 노력을 행해져야 하고, 생명에 대한 존중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확장하여 함께 발전하기 위해 힘쓸 때 대한민국은, 인류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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