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詩처럼 살아야한다 - 양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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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詩처럼 살아야한다
양광모
시란 무엇일까요? 또 시인이란 누구일까요? 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정해진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시는 체계적인 구성과 운율을 지킬 수도 있고, 큰 틀은 지키면서 시적 허용을 허락해 주기도 하며, 때에 따라서는 구성도 운율도 없이 일상의 언어로 기록될 수도 있습니다. "시의 정의의 역사는 오류의 역사다”라는 엘리어트의 말과 같이 시에 대하여 일관성 있는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어쩌면 시는 글의 형식이 아닐지 모릅니다. 시는 그저 자신의 삶의 순간과 그 순간에 담겨있는 자신의 감정을 기록하는, 감정 기억의 서랍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경험한 감정과 비슷한 감정을 담아놓은 시를 읽을 때 그 글귀에 공감하고, 기뻐하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는게 아닐까요?
양광모 시인은 많은 사람들이 애정하고 지하철 방어벽이나 담벼락과 같이 곳곳에 그의 시가 기록되는, 말이 필요 없는 유명한 시인입니다. 화려한 문학적인 수사보다는 친숙한 일상의 언어만으로도 시상을 이끌어내는 양광모 시인은 읽는이조차도 시인이 되게 만들만큼 섬세하면서도 모든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보편성을 갖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많은 이들이 그의 시를 애송하지 않나 싶습니다. "한 번은 시처럼 살아야한다"는 작가가 초창기에 쓴 시집을 다듬어 다시 펴낸 책입니다. 시인의 초창기 작품들이 많다보니 시의 표현들이 다소 투박하면서 동시에 과감한 모습을 보입니다. 시집에서 양광모 시인은 말합니다. 사람이 일평생 시인으로 살 순 없지만 누구든지 한때는 시인이 되어야 한다고.
누구라도
한 때는
시인이었나니
오늘 살아가는 일
아득하여도
그대 꽃의 노래
다시 부르라
- 한번은 詩처럼 살아야한다 中-
시인은 어떻게 사는게 시처럼 사는 것인지 시집에 답을 적어놨다고 공언합니다. 시집에 실린 시는 그래서인지 직간접적으로 삶과 연관되어 있죠. "한 번은 시처럼 살아야한다"에 수록된 시 중에는 삶의 어려운 순간 가운데 희망적인 감정을 기억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겨가는 시가 많습니다. 감정을 간직한 채 행동하지 않는 것은 시처럼 사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감정을 잊은채 행동하는 것도 시처럼 사는 것이 아니죠. 자신의 감정의 순간을 포착해 고이 간직하고, 필요할 때 그 감정을 꺼내어 현재의 행동의 밑거름으로 삼는 것이 시처럼 사는 것이라도 시인이 말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삶에 지친
날에는
어둠 속에
홀로 앉아 있지 말고
계단을 지나
이층으로 올라가라
거기 별이 보이리니
거기 세상이 낮아 보이리니
- 삶이 지친 날에는 中 -
"삶이 지친 날에는"을 마음 속에 기록해 놓는다면, 정말 삶에 지친 날이 올 때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와 크게 싸우는 날에는 결혼식의 설렘을 기억하며 마음의 다잡고, 일이 지치고 힘들 때면 자라나는 아들들을 바라보며 몸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고. 사람은 참으로 망각의 동물이어서 지금 당장 나에게 닥친 고난이 너무 버겁고 힘들면, 인생 속 행복했던 추억들과 성공들, 나를 사랑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났던 경험들을 모두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고난에 짖눌리고 매몰되고 마는 거죠. 부정(不定)에 매몰된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詩처럼 살아야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불행의 무게를 잴 때는
눈물만 올려놓을 것
저울이 망가질 수 있으니
절대로 온몸으로 올라서지 말 것
(중략)
가급적 행복의 무게도 함께 잴 것
24시간 안에 지은 미소를 모두 올려놓을 것
살짝 저울 위에 올라서도 좋음
- 인생의 무게를 재는 법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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