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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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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의중
댓글 0건 조회 2,988회 작성일 22-02-10 12:12

본문

죽음이란 무엇인가

 

셸리 케이건

 

 

죽음이라는 것은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모든 사람에게 어김 없이 찾아 오기 때문에 관심이 많은 주제다. 죽음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으로 사고를 전개해나가는 이 책은 여러가지 궁금증을 해결해주기보단 어떠한 관념을 깨닫고자 고민할 때, 어떤 식으로 사고를 확장시켜야 되는지 (철학의 기본적인 흐름) 배울 수 있었다.

 

내가 평소 죽음에 대해 가지고 있던 두려움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1.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거의 대부분 자신이 탄생하던 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 2.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죽어가는 순간은 기억하며 죽을 것이다. 3. 정신이 멀쩡한 상태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 매우 받아들이기 힘든 일일 것이다. 정도로 요약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내 생각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 정신이 멀쩡한 상태로 죽는다. 라는 전제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육체의 죽음과 정신의 죽음을 다른 유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정신이 멀쩡한 상태로 죽는 것이 가능한가? 그렇다면, 정신은 계속해서 살아있을 수 있는가? 육체와 영혼은 정말 분리되어 생각할 수 있는 것인가? 죽은 다음에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인가? 하지만 삶이 끝난 이후에도 살아가겠다는 것은 모순이다. 삶이 끝난 상태에서 삶은 존재할 수 없다. 그렇다면 물음을 조금 비틀어보자.

 

우리는 죽음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영혼이 존재하는가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뤄봐야 한다. 죽음에 관한 철학에서는 인간은 육체와 영혼으로 이뤄져 있다는 ‘이원론’과 육체만이 존재하는 것이라는 ‘물리 주의’가 팽팽하게 맞선다. 두가지 관점 모두 서로의 논리 안에서 이야기 하고 있을 뿐 결론이 나진 않는다. 영혼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해선 모호하기 때문에, 저 질문의 기원을 더 들여다보자. 그렇다면, 내가 계속해서 존재한다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1월의 나와 2월의 나는 같은 사람일까? 나를 나라고 할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흔히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에게 “완전 다른 사람 같다”는 말을 많이 쓴다. 이런 근거는 육체적인 변화 일수도, 인격적인 변화 일수도 있다. 하지만 정체성이라는 건 시간을 초월해야 한다. 나는 왜 계속 내가 될 수 있는가? 나와 동일한 육체가 있다면 그 육체도 나라고 할 수 있는가? 이러한 물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기 위해선 여러가지 사고실험을 해보아야 한다.

형이상학자 “피터 반 인와겐”은 이런 이야기를 소개한다. 어느 날 아이가 나무 블록을 갖고 정교한 탑을 하나 완성한다. 탑을 완성한 아이는 엄마가 집에 오면 보여주리라 생각하며 잠이 든다. 그런데 아이가 잠든 후 청소를 하다가 나는 그만 탑을 무너뜨리고 말았다. 나는 할 수 없이 블록들을 다시 조립해서 똑같은 탑을 쌓기로 한다. 그리고 아이와 똑같은 탑을 다시 만든 후, 돌아온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것 봐, 우리 아들 작품이야.”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이걸 아들이 만든 탑이라고 불러도 될까? 누군가는 맞다고 할 것이고, 누군가는 아니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판단의 근거를 명확하게 대기란 쉽지 않다. 간단한 예시지만 어려운 것처럼, 내가 나 일수 있는 이유는 육체관점에서 설명할 수도 있고, 영혼의 관점, 인격의 관점에서도 서술할 수 있으나 이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하지만 어떤 논지를 선택하든 정체성이라는 개념은 시간을 초월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변화하더라도 내가 나일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이 정도로 이야기 하고 나니, 앞서서 내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의 원인은 거침없는 생각이지만 가공되지 않은 듯한 인상을 준다. 왜 내가 나로서 계속 살아가고 있는지,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다면 죽음의 의미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것에 더 중점을 주느냐에 따라, 전개하는 철학의 논리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격의 관점으로는 예전의 나는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고맙게도 철학에서 사고를 전개하는 방식에 대해 알려주었고, 이는 비단 죽음에 대한 고민뿐 아니라 연구의 영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더 깊게 들여다보며, 죽음에 대한 나의 생각을 더 견고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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