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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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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소희
댓글 0건 조회 2,889회 작성일 22-03-04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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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_천종호 


  지난 1일 울산에서 심야 시간대에 무인점포 결제기를 노려 절도 행각을 벌인 10대 촉법소년이 경찰에 붙잡혔다. A군은 체포 상황 속에서도 자신은 ‘촉법소년’이라며 경찰에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촉법소년이란 만 10세 이상 ~ 14세 미만의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한 형사미성년자를 뜻한다. 촉법소년은 살인과 같은 중범죄를 범해도 최대 2년의 소년원 송치가 가장 강력한 처벌이다. 솜방망이 같은 처벌이기에 이를 악용하는 촉법소년들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드라마 ‘소년심판’ 에서는 이런 소년보호법을 악용하여 실제로 19세의 소녀가 벌인 살인사건을 13세의 소년이 자수함으로써 범인은 촉법소년이란 이유로 형량 축소를 주장하였다. 놀랍게도 이 사건은 실화를 기반으로 제작되었고 17세와 19세 소녀가 저지른 범행이었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아래의 문장을 사건을 맡을 때마다 말한다.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이와 관련된 촉법소년 관련 사건들을 듣다 보면 소년을 위해 만들어진 소년법은 진정 소년을 보호하는지가 궁금하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의 일반원칙은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14세 이하로 내리지 말라고 권고하였다. 그 이유는 12, 13세 아이들은 뇌 발달 과정상 전두엽이 자라는 시기로 형사 절차를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형사 책임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사 절차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처벌의 수위를 내리는 것은 소년법 악용의 가능성만 올릴 뿐이다. 처벌이란 범죄자가 행한 행동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해주는 교육과 유사한 장치라고 생각한다. 장치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다면 범죄자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같은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인구의 6%가 70% 이상의 범죄를 저지르는데, 이러한 높은 재범률은 촉법소년의 조발비행 (이른 시기에 비행을 저지름)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솜방망이와 같은 현재의 소년법은 소년범이 반성하고 갱생할 기회를 묵살 내 버린다.

 

소년 법정에서 소년은 재판 절차의 대상이 아니라 주인공이 되어야한다.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용서와 관용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왜 비행의 길을 걷게 되었을까? 자라온 환경이 어렵고 어두운 사회에 노출되기 쉽다면 비행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비행이 익숙한 아이들은 옳고 그름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며 또한 같은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속히 말해 잘 사는 집 아이는 면죄부를 받으며 처벌을 받지 않지만 어려운 집 아이는 처벌을 받는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처벌을 내리는 법원조차 올바른 가르침을 주지 않는다면 그들은 어디서 이를 배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들이 자라 성인 되었을 때 자신의 아이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줄 수 없으며 세대를 거듭하여 범죄의 굴레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모든 비행을 저지른 비행소년, 촉법소년들은 잠재적 범죄자인가? 소년범들은 겨우 어린이, 청소년들이다. 한 번의 판결로 그 아이들의 인생의 흐름이 바뀔 것이다. 목적이 처벌이 아닌 교육으로 잘못을 뉘우치길 바라는 것이다. 적절한 판결과 처벌로 아이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가는 것이 진정한 소년법이 가야 할 방향이다.

 

소년부 판사의 판결은 한 소년의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나는 늘 법정에 들어가기 전 법복을 입은 채 마음을 가다듬고 기도한다. 비행소년 역시 우리들이 관심과 애정으로 보살펴야 할 대한민국의 소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게 해달라고. 아집, 편견, 건성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소년들의 소리 없는 외침까지 귀 기울이게 해달라고. 소년들에게 가장 적합하면서도 공정함을 잃지 않는 처분을 내리게 해 달라고. 소년들이 나의 처분을 죄에 대한 응보가 아니라 새로운 인생의 전환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달라고.
그런 다음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법정으로 들어간다.

 

   소년부 판사 천종호 판사는 위와 같은 말을 항상 생각하면서 법정에 들어간다. 소년들에게 올바른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 역할을 하는 것이 소년법과 법관의 할 일이며 이들이 가장 놓치고 있는 부분이고 진정으로 지향해야 하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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