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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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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소희
댓글 0건 조회 2,917회 작성일 22-01-0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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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가 밝았다. 코로나가 심각해지면서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해돋이 명소에서 진행되는 행사들이 족족 취소가 되었다. 하지만 일출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어김없이 모여들었고 새해 첫날 쇼핑몰은 코로나 이전처럼 사람들이 가득하였다. 확진자가 하루에 천명 이상 나오지만 나는 걸리지 않겠지라는 모순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세상은 모순으로 가득하고 우리의 삶을 모순이라는 한 단어로 설명이 가능하다.

 

           소설 모순은 25살 안진진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이름은 참 진(眞) 두 개지만 성이 안으로 부정어가 붙어버린 모순으로 시작된다. 결혼 전까지는 동일한 인생을 살아온 진진의 어머니와 쌍둥이 동생 이모는 결혼 이후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간다. 진진의 어머니는 술만 먹으면 미친 사람이 되는 아빠를 만나 고생뿐인 삶을 살아가지만, 이모는 성공한 건축가와 결혼하여 부유하지만, 재미는 없는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간다. 이러한 가정환경으로 진진의 아버지는 집을 나가 수년째 돌아오지 않으며 동생은 조폭을 행사해 살인 미수로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진진은 냉소적이고 현실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소설 속 모순은 크게 두 가지 사건으로 보인다. 첫째 모순은 이모의 자살에서 볼 수 있다. 누구나 봤을 때 안정적이라서 부러운 삶 속에서 사는 이모는 외롭고 무료하다는 이유로 삶을 마감하였다. 이에 반해 병에 걸린 채 돌아온 남편과 감옥에서 나온 아들 뒤처리를 해줌으로써 진진의 어머니는 괴로워하지 않고 삶의 활력을 찾았다. 어머니보단 이모가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실제 마음은 척박하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다. 어머니와 이모를 통해 물질적 안정와 정신적 안정이 동일하지 않는 모순을 잘 드러내고 있다.

 

두 번째 모순은 진진의 결혼 대상자를 찾는 과정에서 볼 수 있다. 안진진은 두 명의 남자 사이에서 누구와 결혼할지를 재고 있었다. 김장우는 가난하지만, 낭만을 좇는 남자 그리고 나영규는 안정적이고 현실적이지만 안정적이고 부유한 사람이다. 나영규는 이모부 같은 사람이며 김장우는 진진의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다. 진진은 이성적으로는 나영규를 생각하지만, 감정이 김장우를 가리키고 있는 것을 보아, 그녀는 이해타산적인 성격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와 같은 낭만적인 김장우를 사랑하는 모순을 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모의 죽음 이후 진진은 틀에 박혀 있고 낭만이 없는 나영규와 결혼하게 된다. 낭만이 없어 삶을 마감한 이모를 보았지만, 현실을 바라보고 낭만을 버리는 선택을 하는 진진은 모순적이다. 진진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그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떤 선택이 옳고 나쁜지 절대적으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세상은 네가 해석하는 것처럼 옳거나 나쁜 것만 있는게 아냐. 옳으면서도 나쁘고, 나쁘면서도 옳은 것이 더 많은 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야. 네가 하는 박사 공부는 그렇게 단순한지 모르겠지만, 내가 살아보는 삶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어, 나도 아직 잘 모르지만”

 

삶 속에서 선택을 할 상황이 수없이 다가오는데 옮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이 있는가? 없다. 명확한 기준이 없기에 내리는 모든 선택들은 모순적일 수밖에 없다. 나의 인생 또한 그런 선택의 연속이었다. 옳고 그름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옳지 못한 선택을 한 것을 후회한 적이 셀 수 없이 많다. 만약 다시 선택의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내가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확답을 내릴 수 없다. 나한테 갑자기 닥친 상황에서 옳고 그름을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기준이 명확하다 해도 소위 옳은 선택을 하기가 어렵다. 내가 이렇게 모순적인데 모순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살아가고 있는 삶 속에서 옳고 그름, 선과 악을 판단하기엔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며 모순적인 판단을 내린 사람들의 이유가 각각 있을 것이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선택이 옳고 그름의 기준 아래에서 내릴 수 없다. 모두 모순 속에서 살고 있고 새로운 모순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인생을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인생을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삶은 마치 모든 것이 예상되고 계산된 삶과 같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지만, 모순 가득한 삶 속에서 예상 가능한 인생을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일단 인생을 살아가고 그 속에서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서 얻은 깨달음으로 다음 발걸음을 딛는다. 연구도 비슷하다. 항상 선배들은 실험 결과가 의도한 대로 항상 나오지는 않지만 그런 결과들을 통해서 또 다른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하셨다. 언제나 결과를 예상하고 실험을 진행하지만, 항상 예상 밖의 결과를 함께 얻게 된다. 어떤 결과가 예상 값과 동일하기에 옳고 이상한 결과가 나왔기에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틀린 결과를 통해 새로운 결론을 내린다면 그것이 유의미한 연구 데이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고 그러한 깨달음을 통해 한 단계씩 발전해가는 것이 연구뿐만 아니라 모순된 사회 속 올바른 삶의 자세로 보인다. 실수는 되풀이되고 탐구하여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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