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Factfulness) - 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뢴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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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Factfulness) - 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뢴루드
이규섭
‘팩트에 기반해서 말하세요’라는 말은 생각보다 얼마되지 않은 ‘유행어’다. 그냥 평범한 문장이 무슨 유행어냐고 말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만, 내 기억으로는 이 말이 국내에서 유행한지는 10년이 조금 넘었지 싶다. 말이 안되는 표현은 아니지만, 아이스크림처럼 보편적인 외래어도 아니거니와 ‘사실’이라는 우리말을 그동안 잘 써왔기에 ‘팩트’라는 외래어 표기가 굉장히 어색했던 당시의 기억이 또렷이 남아있다. 그 이후로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눌 때 분명 이전보다 정보가 ‘팩트’인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신경을 더 쓰게 되었다는 점에서 나름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진실이 무엇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진 오늘날, 사람들은 진실에 목말라 있다.
그런 점에서 ‘팩트풀니스’라는 제목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사실에 충실하여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논리 전개의 기본이 아니던가. 기본 전제가 잘못되면 이후의 논리는 의미를 상실한다. 주 저자인 한스 로슬링은 의사이자 데이터 분석가로써 각종 국제기관에서 활동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계의 여러 진실들을 파악하고 오해를 바로잡음으로써 국제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왔다. 보다 명확한 현상의 파악과 사람들이 가진 오해와 진실 사이의 간극을 확인하기 위해 갭마인더(https://www.gapminder.org/)라는 재단을 설립하였고, 이들은 지금 이 순간까지도 세계 각지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올바르게 전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저자는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사람들이(지역과 소득, 지위와 교육수준을 막론하고) 세계의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저자가 직접 수집하거나 신뢰할 만한 국제기관(UN이나 유니세프 같은)에서 현장 조사한 데이터를 통해 사람들이 현실을 굉장히 극단적으로 오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책은 그 원인을 인간의 10가지 본능으로 구분하여 각종 정보와 우리 주변의 언론, 단체 등으로부터 현실을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한 지침을 소개한다. 작가가 정리한 다양한 데이터들과 본인의 경험이 어우러진 이야기들이 본문에 가득하지만, 그것은 직접 확인하도록 하고, 책의 골자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사람들은(심지어 각 분야의 전문가들까지도) 세계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 그것도 극단적인 방향으로.
2. 하지만 데이터가 보여주고 있는 세계는 그렇게 극단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계속 나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열악한 상황에만 주목하고 꽤나 종종 이를 과장해서 우려하고 있다.
3. 이러한 오해들은 인간이 무지하거나, 언론이 악마적 이어서만이 아니라 인간이 정보를 접할 때 발생하는 본능 때문이다. 이러한 본능들은 직관이라는 생존 본능에서 기인하여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오늘날의 우리는 데이터를 접할 때 우리의 본능을 의식하면서 올바르게 상황을 판단하도록 노력해야한다.
4. 상황이 나쁜 것과 나아지고 있는 상태는 양가적이다. 이를 구분 지어 생각할 필요가 없다. 세상에는 아직도 나쁜 상황이 많이 있지만, 세계 전체는 다양한 노력으로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 우리는 그 성과에도 주목하여 우리의 노력이 어떻게 유의미하게 작용하고 있는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5. 현실에 대한 극단적인 오해가 위험한 이유는 공포 때문이다. 공포는 이성을 마비시키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한다. 정보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느낌에 의지하여 극단적인 오해를 하는 것 보다 상황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6. 정보를 판단할 때는 신중해야 하며, 데이터는 언제나 변화하고 있으므로 꾸준히 업데이트 되어야 한다.
직관과의 싸움
직관은 인간이 가진 뛰어난 판단 능력 중 하나다. 정보의 신속한 처리를 담당하는 이 뛰어난 능력은 인간의 생존에 특화되어 그 기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이 능력에는 치명적인 trade-off가 있어서 빠른 처리 능력을 담보로 정확도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문제는 이 능력이 너무나 뛰어나고 편리해서 숙고가 필요한 상황, 시간이 들더라도 더 나은 판단을 요하는 상황에서도 직관으로 결정을 내리게 만든다는 것이다. 작가가 잘게 쪼개어 놓은 10개의 본능들도 대부분 이 직관력에서 파생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경험을 통해 깨우친 이 경이로운 판단 능력은 정보를 접하고 숙고를 하는 그 찰나에 빠르게 마음을 돌려놓아 그 이상의 에너지 낭비를 차단한다. 효율적이지만 그렇게 우리의 더 나은 판단의 기회도 차단당하게 된다.
우리는 아주 완벽한 세상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역사 이래 가장 평화로운 시기에 살고 있다. 작가의 주장이지만 나는 이 말에 일부분 동의한다. 숙고할 여유가 있는지에 대한 측면에서 그 어느 시절보다 평화롭다. 사람들은 여전히 빠른 결단력을 갈망하지만, 사실 조금의 시간을 투자하여 숙고하는 것이 대체로 더 효율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더 이상 수풀 속의 맹수나 자연의 위협에 대응할 능력보다는, 더 나은 생산성을 가진 시스템을 고민하고 나아가 범인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능력을 함양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잘못된 정보와 우리의 편향적 성향은 마주친 데이터를 더 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매 순간 간단한 필터링과 후처리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과정이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매 순간 냉정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데이터가 편향적으로 제공되지는 않았는지, 가공의 형태가 오해를 불러일으키지는 않는지 고민해보고 상대적으로 더 일반적인 기준으로 판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상황을 올바르게 인지하고, 상황을 올바르게 인지해야 문제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으며, 문제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정된 자원과 시간을 엉뚱한 곳에 사용하지 않고, 사회 속 문제 개선과 발전에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한 발전은 우리를 두렵게하는 ‘뉴스거리’에 비해 너무 미미해보여서 우리에게 잘 인식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작은 변화가 모여서 인류의 생활수준은 과거 100년 사이 매우 급진적으로 발전했다. 티끌모다 태산을 만드는 것은 이토록 눈에 띄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태산을 만드는 것은 티끌을 모으는 데에서 시작한다. 또한 티끌을 모으는 것이 무의미 하지 않다는 것을 자각해야만 태산이 되는 과정이 중도 포기되지 않고 지속된다. 그리고 돌아보면 어느새 거대한 산이 만들어져 있으리라. 그럼 그 거인의 어깨 위에 서서 우리는 또 다음 단계를 모색할 수 있다.
이성이 흔들리지 않도록(공포와의 싸움)
직관이 우리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 중 특히나 문제가 되는 것이 공포를 일으키는 경우다. 하지만 정보가 우리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공포는 인간의 인지 및 사고능력을 저해한다. 사고가 정지된 인간은 한층 더 직관에 따라 판단하게 된다. 직관은 생존에 유리한 편향성을 가지고 있어 실질적인 문제 해결과 무관한 잘못된 판단을 반복시킨다.
또 한가지 문제로 공포는 우리의 문제 해결 우선 순위를 뒤바꾸어 놓는다. 인간은 공포를 느끼면 그 공포로부터 도망가거나 혹은 그 공포의 원인을 제거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따라서 정말 지금 우리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과 노력을 정작 우리에게 큰 위험이 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소모하게 만든다.
분명 공포는 뛰어난 동기 부여의 수단이다. 공포 정치로 대표되듯, 사람들에게 공포를 각인시키는 것은 우리에게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단을 결집시키는 아주 우수한 수단이다. 위기일수록 뭉쳐서 이를 극복해내야 함은 분명하다. 하지만 공포로 움직이는 집단은 그 방향성을 쉽게 잃기 마련이다. 문제 해결이 아닌 공포에 휘둘려서 움직이는 집단 행동은 단기간의 목표 달성 이후에는 쉽게 제어되지 않는다. 뚜렷한 문제 의식을 가지는 것만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상황에 대한 올바르지 못한 이해는 허상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끝없는 시간을 쏟게 만든다. 공포라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무엇이 정말 우리를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 문제인지 판단하는 것이 현대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미션 중 하나일 것이다.
냉정하게 그러나 매정하지 않게
사실을 기반으로한 데이터의 이성적인 분석과 이해는 때로는 사뭇 냉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냉정함은 제 3세계(작가의 표현으로는 1단계 국가들)의 상황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로트는 내게 항상 이렇게 말했다. “찢어지게 가난한 상황에서는 무엇이든 완벽하게 하려 하면 안돼요. 그러면 더 좋은 곳에 쓸 자원을 훔치는 꼴이니까요.” …
… 목숨을 구하는 문제나 삶을 연장 또는 개선하는 문제를 이야기 할 때는 자원을 두고 이러쿵저러쿵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면 매정한 사람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하지만 자원이 무한하지 않은 한(자원은 절대 무한하지 않다.) 머리를 써서 지금 있는 것으로 가장 좋은 일을 하는 게 오히려 가장 인간적이다. …
5장은 죽은 아이들과 관련한 데이터로 가득하다. … 죽은 아이의 수를 세고, 아이의 죽음과 비용 효과를 한 문장에 동시에 언급하는 것이 매정하고 잔인해 보인다는 것은 나도 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최대한 많은 아이의 목숨을 살릴, 비용 효과가 가장 뛰어난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덜 매정한 행위다. … 수치 없이는 세계를 이해할 수 없으며, 수치만으로 세계를 이해할 수도 없다.
‘머리는 차갑게, 가슴을 뜨겁게’(Cool head and warm heart.)라는 관용구가 있다. 말은 쉽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쉽사리 과열된 머리로 상황을 마주한다.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우리의 가치관과, 특히 편견과 충돌하는 상황에서 쉽게 흥분한다. 그리고 그 격앙된 감정마저 개인의 이익 앞에서 차갑게 식은 마음을 돌리지는 못한다. 이는 보편적인 우리네의 삶이 그다지 악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남을 핍박하고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현실을 외면하는 것으로 우리가 이익을 취하기가 너무나 쉽고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도 진실을 외면하고 부정하는 것만으로 우리가 우리의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럴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머리가 차가워질수록 가슴은 더 쉬이 차가워진다.
냉철한 분석은 올바르게 문제를 인식하고, 뜨거운 가슴은 여러 불편함을 감수하여 기꺼이 문제를 해결한다. 둘 중 하나라도 제대로 되지 않으면 우리의 한정된 자원은 낭비된다. 어려울수록, 또 급할수록 더 냉정하게 현실을, 사실(Fact)을 마주해야 한다. 냉정하게 그러나 매정하지 않게.
“카메라가 잿더미에서 끄집어낸 아이의 시체를 훑을 때 나는 두려움과 비통함에 지적능력이 마비된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의 어떤 도표도 내 감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어떤 진실도 내게 위안을 주지 못한다. 그 순간에 세상이 더 좋아진다고 주장한다면, 피해자와 그 가족의 참담함을 하찮게 여기는 것이 되기 쉬워 굉장히 비윤리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큰 그림을 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들을 도와야 한다.
거창한 진실과 큰 그림은 그 위험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그 후에는 다시 과감하게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봐야 한다. 뇌를 식히고 수치를 비교하면서 우리 자원이 미래의 고통을 멈추는데 효과적으로 쓰이는지 점검해야 한다. 자원배분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 공포를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위험이 지금은 국제적 공조 덕에 우리에게 가장 적은 해를 끼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편향된 데이터 (가공된 데이터)
한 편, 이 책은 비판을 꽤나 많이 받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다양한 반박 데이터를 포함한 우수한 비판 글들을 쉽게 검색해 볼 수 있다. 본문은 그런 여지를 많이 주고 있다. 이토록 진실을 알기 어려운 세상에서 진실을 파악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으로써 갖추어야 할 조건은 너무나도 많다. 특히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접근법에 이러한 대중서적의 형태는 불충분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태생적인 한계를 느꼈다.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기에는 충분하지만, 작가가 하는 말이 옳은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사실 칼럼 수준에서 벗어나 논문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될 수밖에 없는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책을 대하는 관점이 조금 달라진다.
책이 많이 비판받는 부분 중 하나로 데이터의 편향성을 지적하는 글들이 꽤나 있었다. 세상이 나아 보이는 것처럼 가공한 데이터가 많다는 점이다. 이른바 낙관론을 유도하는 데이터로만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데이터의 가공은 데이터 분석에서 실제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어떻게 가공했냐에 따라 차이가 커보이기도, 작아보이기도 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사실이다. 데이터의 선별 과정도 판단에 큰 영향을 끼친다. 작가도 이러한 점을 의식하고 있기에, 데이터를 올바르게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수 차례 강조한다. 1인당 값으로 산출하던가, 비교 기준이 되는 값을 참고하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데이터 자체에 대한 왜곡된 이해를 바로잡기를 권한다. 문제는 데이터의 가공 과정 자체가 분석자의 주관이 개입을 완전히 막을 수 없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애초에 진실된 데이터란 있는가?
하지만 동시에 진실된 데이터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도 병행되어야 한다. 작가의 글을 읽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독자의 상황과 작가의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 있었다. 작가는 본인과 본인의 재단이 발로 뛰어서 모은 정보이기 때문에 이를 적극 신뢰할 수 있지만, 책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자극적인 보도를 일삼는 ‘신문사 A’가 조사한 결과와 작가가 조사한 데이터 사이의 신뢰도 차이를 알기 어렵다. 결국 책이 아무리 논리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더라도, 그 근간인 데이터의 신뢰도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작가의 명성과 그간의 업적, 그리고 그가 교류했던 UN과 유니세프의 권위에 의존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작가 본인이야 직접 조사한 내용이거나 한두 다리 건너 얻은 ‘직접 데이터’겠지만, 독자인 우리에게는 생판 남이 아닌가? 그런 식이라면 우리가 늘 무시하는 ‘신문사 A’의 자료도 충분히 뛰어난 전문가들이 어련히 알아서 조사한 것일 텐데 말이다.
타인이 취득한 정보로 배움을 얻을 때 우리는 간접 경험을 한다고 한다. 이러한 간접 정보들 사이의 신뢰도를 구분하기란 꽤나 어려운 일이다. 요즘 같이 정보가 범람하는 사회에서는 더 그렇다. UN이나 유니세프 같이 유일하고 권위 있는 기관들 정도 되어야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도를 가질 수 있는데, 이들의 데이터 역시 이들 집단의 성향과 목적성에 영향을 받게 된다. 지금 이 순간도 각 영역의 전문가들은 데이터를 확보함에 있어 학술적으로 엄격하려고 노력하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생기는 편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편향성은 데이터의 가공뿐만 아니라 데이터의 수집 과정에서도 일어난다. 사회과학 영역의 실험들은 이상적인 변인 통제가 어려워 타당성을 확보할 정도의 합의된 과학적 방법론 안에서 이루어진다. 일반인의 관점에서는 태클 걸려면 얼마든지 걸 수 있는 허술한 실험으로 보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데이터 수집의 과정 자체가 편향적일수 있는 가능성은 무한하다. 이 주제만으로도 글을 따로 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저자의 말처럼 사회과학의 영역에서는 많은 부분들이 빠르게 변화한다. 그리고 과거의 판단이 번복되거나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아지는 경우가 매우 많다. 사회는 너무 많은 요소들이 얽혀서 만들어져 있어 단순 명료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불변할 데이터, 100% 진실된 데이터라는 개념은 존재여부는 무의미한 논쟁이 될 것이다. 결국 작가의 마지막 조언으로 귀결된다. 안주하지 말고 업데이트되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기존의 판단을 고집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이 책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낙관성에 더 집중해 작가를 비판한다. 낙관주의가 만연해지면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고통받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그들의 마음 또한 충분히 이해된다.
팩트풀니스의 핵심은 사실을 직시하기 위한 태도를 제시했다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작가의 데이터가 편향되어 보인다는 의심이나, 작가의 낙관주의적 성향은 딱히 이 책에서 집중해야 할 부분이 아니다. 사실을 직시하기 위한 태도의 과정에서 작가의 오류가 자연히 드러날 것이고, 비판자들이 말하는 ‘진실’이 진실인지 자연히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의심하고 다각도에서 데이터를 바라보며 실시간으로 세계의 변화를 관찰하고 이해하면서 자연히 기존의 오해를 인정하고 그 ‘진실’을 미리 알아채게 될 것이다. 그러니 화를 가라앉히고, 공포를 잊어버리고, 내 본능을 의식하면서 냉정한 판단을 위한 마인드셋을 갖추어야 한다.
결국 핵심은 데이터에서 어떻게 의미를 추출할 것인지와 그 의미로부터 어떻게 행동으로 옮겨갈 것인지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 진다.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뜨거워야하는 아주 어려운 미션을 달성해야 한다는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간다. 작가의 낙관론적 태도는 어쩌면 이 어려운 목표를 쉽게 체득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머리가 뜨거운 사람은 한발짝 물러날 기회를 가지게 되고, 공포에 짓눌린 사람은 열정이 솟아날 마음의 여유를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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