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국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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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혹시 “마윈”이라는 사람을 아시나요? 대학 입시에 실패하고 호텔 종업원을 전전하였지만, 알리바바라는 B2B 전자 상거래 기업을 창업하여 시가총액 578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의 사장이 된 사내입니다. 비록 중국 공산당과의 갈등으로 인해 마윈이 실종되었다는 소리와 함께, 주가는 폭락하였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인터넷 시장이라고 하면 아마존 다음 알리바바라는 말이 나올 만큼, 그가 설립한 기업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성장하였습니다.
최근 한 가지 재미있는 소식이 있습니다. 마윈이 스페인의 섬, 이바지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는 소식이 밝혀지자마자 알리바바의 주가가 9% 정도로 폭등하였다는 소식입니다. 회사의 경영주발 악재가 해소되었다는 심리가 작용하여 주가가 소폭 상승할 수도 있지만, 9%라는 수치는 단지 이 이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회사 사주가 잘 살고 잘 놀고(?) 있다는 소식과 알리바바 주가의 폭등. 과연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이 복잡한 현상을 이해하려면, 먼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알아야 합니다. 세계 반도체 시장 통계기구 (WSTS)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소비 규모는 세계 전체의 1/3에 달 하나, 중국 반도체 시장 내 미국계 기업(AMD, Qualcoom, Intel) 의 시장 점유율은 50%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생각하는 샤오미 핸드폰에 들어가는 부품 대부분은 미국이나 외국에서 수입해 오고 있다는 말이지요.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도 심한 편입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반도체 무역적자는 18년에 2,281억 달러로, 지속해서 증가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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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도체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그만큼 의존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산업의 쌀 이라고도 합니다. 우리가 밥이 없으면 살아가지 못하듯이, 반도체 또한 산업에서 필수 불가결한 존재라는 것이지요. 21세기 들어 국가 간 반도체 기술 격차가 경제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영향을 주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이러한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14년부터 정부 주도로 반도체 굴기를 본격적으로 추진합니다. 2020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23.5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중국 내 반도체 기업에 투자되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받은 기업은 “칭화유니”입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가 주도로 설립한 이 기업은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YMTC와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기업인 유니 SOC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즉, 메모리 강국인 우리나라의 직접적인 경쟁자인 셈이죠. YMTC의 경우, 2019년 IDEM 학회에서 새로운 3D Flash memory 구조인 XtackingTM 을 발표할 만큼, 커다란 회사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2020년인 지난해에는 현재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는 128단 낸드 플래시 개발 및 10nm 공정을 적용한 DRAM 개발 완료라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제제로 인해, 결국 2021년 7월, 칭화유니는 채무불이행 선언을 하게 됩니다. 파산의 직접적인 원인은 막대한 부채였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의 총부채는 2029억 위안으로, 한화 37조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입니다. 계속되는 경제 위기 속에서 삼성과 같은 경쟁자들을 넘어서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지속해온 결과, 자금 유동성 문제로 인해 파산하게 된 것입니다.
칭화유니그룹의 파산과 알리바바와 무슨 관계가 있냐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놀랍게도, 알리바바그룹은 실제로 마윈이 알리바바를 반도체 생산 제조기업으로 변화시키겠다고 말한 것처럼, 현재 칭화유니그룹을 인수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기업에 대한 시장 전망 및 알리바바그룹이 가지고 있는 막대한 양의 현금으로 인해 칭화유니의 유동성 문제가 해결될 것이며, 차후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가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 심리로 주가가 폭등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마윈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중국의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는 18년 기준 128.2억 달러로, 이미 일본과 대만, 심지어 미국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그러나 특히 메모리 분야의 경우, 미세공정 도입에 필요한 기술력 부족 및 R&D 비용 증가로 인해, 넘어서야 할 장벽이 많다고 예측되었습니다. 초격차라는 말이 있듯이, 삼성 및 하이닉스 같은 선발 주자들도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기하급수적으로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의 경우, 2030년까지 370조 원을 투자하여 메모리, 파운드리, 시스템 반도체 1위 업계로 거듭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다만, 아직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미 CPU 시장에서 인텔이 어떻게 추락했었는지 알고 있습니다. 후발 주자와의 기술력 격차를 믿고, R&D 보다는 제품의 상품성 개선에만 주력하며, 혁신을 통한 성장이 아닌 원가 절감으로 이루어 낸 지표를 믿었던 인텔은 멀티-스레드의 CPU가 현재 시장의 주류가 되자 경쟁사인 AMD에 의해 지배자의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현재 시장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으며, 그 변화에 맞추어 미리 준비하고 재빠르게 맞추어 가는 것이 승리자가 되는 길이라 알려주고 있습니다. 과거 LCD 시장에서의 사례와 같이, 비록 지금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부진하여 보일 수 있지만,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되며, 기업으로서는 챔피언의 입장에 취하기보다는 도전자의 자세로 항상 미래를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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