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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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의 반격
데이비드 색스
[아날로그의 반격]
디지털이 만연한 이 시대에서 아날로그는 희소성을 지닌다. 이는 단지 아날로그 ‘감성’을 쫓는 젊은이 사이에서의 유행으로 여겼다. 하지만 첨단 디지털시대에도 LP레코드판 판매가 늘어가고 있고, 미국 내 LP레코드판이 주력 상품이던 198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종이에 대한 수요도 만만치 않다. 10년 전 전자책이 처음 나온 이후 다양한 미디어들 사이에서도 종이책의 위기 및 존재 여부에 대해서 논란의 대상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자책(E-BOOK) 시장이 커지는 추세지만, 우리보다 먼저 전자책이 보급된 해외 출판시장에서는 '전자책의 감소'를 이야기하고 있다. 2008년 온라인 쇼핑사이트 아마존이 출시한 전자책 단말기 '킨들' 등장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해온 전자책 시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에서는 2014년 전자책 열풍이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단순한 유행으로 여기지는 못할 것 같다.
나 또한 딱딱하고 차가운 디지털보다는 조금은 투박하지만 따뜻한 아날로그에 끌리고 있었고,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를 무시할 수 없었다. 인터넷에서 이미지로만 책을 고르는 것은 내가 직접 손으로 촉감을 느껴보면서 책이 온전히 내 것이 될 때까지의 재미를 주지 못했다. 내가 아무리 성능이 좋은 아이패드를 사도 공부를 할 때면 텁텁한 종이로 된 책에 손이 가게 된다. 디지털로 저장해 놓은 메모는 타자만 두드리면 찾을 수 있어 훨씬 편리하지만 종이 냄새가 폴폴 나면서 내 손 때가 묻고 휘갈겨 써놓은 글씨들이 내 머리에는 선명하게 남았다. 스마트폰으로 버튼을 툭툭 터치하며 남겨놓은 무성의한 디지털 카메라보다는 어릴 적에 날 것 그대로를 담아 놓고, 부모님과 사진소에 가서 인화될 때까지 주변을 서성이다가 가까스로 받아와서 저녁내내 사진을 쳐다보고 그 땐 그랬지 하며 떠들다가 잤던 필름이 더 매력적이었다.
(출처 : 교보생명블로그)

(출처 : 데일리 포스트)
[아날로그의 경험]
디지털은 매우 직선적이다. 디지털은 스위치와 같아서 버튼 하나로 on off가 되고, 나의 수고로움은 필요없이 제 알아서 할 줄 안다. 극도의 효율성은 과거의 아날로그의 가치를 빼앗아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버튼 하나만으로도 쏟아지는 양은 너무나 방대해서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스크롤 하나에 여러 이미지와 데이터들이 눈 앞에서 지나가지만 양에 압도되어서 나의 소유로 끝나지 않게 된다. 그 경험은 단지 ‘허상’으로만 끝나게 된다.
하지만 아날로그는 물체 하나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꾹꾹 눌러 담을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내 시선과 손끝을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되어, 무의식적으로 그 경험 자체의 가치를 더 끌어올려준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희열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직접 정성을 쏟아냈기에 그 물체는 내가 묻어나게 되고, ‘내가 잔뜩 묻은 물체’로부터 ‘나 자신도 진해져 간다’. 다른 표현이 마땅히 생각나지 않지만 애써 만들어내는 경험이 많을수록 찻물에 우리듯 내가 진해져 간다.
아날로그가 항상 원본이고 항상 진실이지요. 현실은 아날로그잖아요. 디지털은 현재의 도구로 만들어내 수 있는 최선이고요. 우습게도 사람들은 그 사실을 자주 잊어버려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공존]
계속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와 그 경험의 위대함을 설명하였지만 디지털이 있기에 아날로그적 경험을 더 독특하고 특별하게 여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사실 아날로그를 찾는 20, 30대도 모두 디지털이라는 인터넷 속에서 그런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되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공존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면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가 있다. 디지털 디바이스를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아날로그 콘텐츠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적인 완성품을 생산하는 세계적인 테크기업의 휴식 공간은 직선적이며, 단조로우면서 흰색과 검정만이 만연해있을 것 같은 미래지향적인 공간일 것이라 예상하지만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짙고, 오감을 자극하는 자유분방한 곳이다. 이렇듯 인간의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아날로그와 효율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디지털은 우리가 구분할 수도 없이 공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공존은 우리가 의식할 새도 없이 우리가 더욱 다채롭게 생존하기 위해서 자연적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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