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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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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형진
댓글 0건 조회 2,892회 작성일 21-10-0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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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 천명관 저


 '고령화 사회'라는 건 최근 우리 귀에 매우 익숙해진 단어다. 이전과 달리 의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수명은 점점 더 늘어났고 점점 오래 살게 되었다. 이와 맞물려 젊은 세대의 출산 기피 현상으로 인해 출산율은 계속해서 바닥을 찍고 있다. 두 가지 현상의 결과 우리나라의 평균연령은 약 43세에 달하게 되었다. 이웃 일본의 경우 80, 90세 넘어서 혼자 사는 노인 문제는 지금도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그런 일본의 모습을 닮아가는 듯 연일 '고령화 사회'가 문제라고 떠들어 댄다.

 

 고령화 가족이라는 소설에서는 경제력을 모두 잃은 두 아들과 이혼한 딸이 어머니 혼자 사는 집으로 들어오면서 평균 나이 49세의 고령화 가족이 다시 꾸려지게 되었다. 한 가정을 이끌어가야 할 나이인 두 아들은 초라하게 여동생과 어머니에게 의지하며 삶을 연명하기 바쁘다. 얼핏 봐도 제대로 된 구성원 하나 없이 죄다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어쨌거나 각자 입에 풀칠하기 위해서 세상에 나갔던 자식들이 그렇게 중년의 나이가 넘어서 구십 먹은 엄마 집으로 다시 들어온다.

 

 그런데 새로 구성된 가족 간의 사이가 남보다 못하다. 평생 제대로 된 직업을 가져보지 못한 채, 큰아들로서 구실을 한 번도 하지 못한 형. 그래도 집안에서 제대로 된 공부도 하고 나름 영화도 만들어 본 영화감독이었던 둘째. 딱 한 편 찍은 영화는 모든 것을 빚으로 바꿔 이혼하고 쫓기듯이 집으로 기어들어왔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카페 사업을 한다더니만 알고 보니 술집을 운영했던 막내 여동생. 그렇게 결혼도 하고 잘 산다고 생각했는데 바람을 피우다 남편에게 걸려 이혼까지 당했다. 이들은 서로의 처지를 너무도 잘 안다. 그렇게 잘 알다 보니 서로에 대해서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한다. 형은 형대로, 동생은 동생대로, 여동생은 또 여동생대로. 그래도 이들 가족들에게 있어 서로가 서로를 흉보는 일은 당연시하더라도 바깥의 사람으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건 참을 수 없다.

 

 한집에 사는 이들이 겪는 가족 구조는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 왁자지껄하고 활기찬 모습을 되찾아 가고 갈수록 가족애가 끈끈해지며 약간은 비현실적인 해피엔딩으로 끝나긴 한다. 철없고 한심했던 큰아들은 정신 차리고 맘 맞는 미용사와 눈이 맞아 해외로 도피해서 살아가고 둘째도 이상한 영화이긴 하지만 다시 영화감독 일을 하게 되고 막내딸도 세 번째 결혼을 해 물장사를 그만두고 식당을 열어 잘 살게 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약간은 평범하지만, 여느 가족보다는 가깝게 지내며 살고 있다. 본가에 가까이 살고 있기에 매주 집에 내려가 밥 한 끼를 같이 하는 나를 비롯해 서울에서 공부를 하며 바쁘게 살아가지만 하루에 한 번씩 꼭 전화를 한다는 우리 형, 미국에서 졸업준비로 바쁘고 시차가 달라 생활패턴이 다르지만 사소한 일상도 전달하는 누나, 그리고 항상 반갑게 맞아주시는 부모님까지.


 아직까지 우리 가족은 부모님의 슬하에서 자라고 있다. 밖에서 보면 3명의 자식 모두 독립할 나이가 넘었지만 모두 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부모님께 너무 큰 짐을 드렸다. 그래도 최근에는 모두 대학원에 진학해 각자 소득이 조금씩은 생겨 부담을 덜어드리고는 있지만 여전히 부모님의 그늘 아래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가족 사이에서 지금까지 나는 어떤 아들이었을까? 주말마다 본가에 내려와 밥만 먹고 가는 내가 가족을 위해 이바지한 것이 생각보다 매우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주중에는 연락 한 번 먼저 안 하는 조금은 매정한 아들이었다.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듣곤 한다. 우리는 매일 보는 얼굴, 함께 하는 삶을 통해 너무나도 익숙한 생활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잊을 때가 많다. 정작 어떤 위기가 닥치고 나서야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가 바로 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주변을 통해 이러한 생각은 머릿속에 가득하지만 정작 행동으로는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더 시간이 지나서 부모님이 지금보다 나이가 더 드시고 우리 가족이 소설 제목처럼 ‘고령화 가족’이 되기 전에 좀 더 연락을 자주 하고 시간이 나는 대로 자주 찾아뵙고, 어떻게 지냈는지 일상을 물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고맙다고 덕분이라고 최고라고 자주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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