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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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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용준
댓글 0건 조회 2,771회 작성일 21-11-08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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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저-

 



나는 가끔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무의식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을 때가 있다. 그곳엔 매일같이 무용한 얘기까지 함께 나누는 단짝 친구부터 이름조차 생소할 만큼 오래된 인연까지 프로필들이 빼곡하다. 많은 친구 수만큼 아침마다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5명이 넘는 사람들의 생일 알람이 뜬다. 알림을 보며 나는 잠깐 축하 메시지를 빌미로 오랜만에 연락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 이내 마음을 접곤 한다. ‘우리가 이제 와서 가벼운 인사로 생일을 축하해줄 수 있던 사이였던가’에 대한 내 마음의 대답이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내 생일 알람에 그도 나와 같이 반응해 줄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는 사이였던가 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내가 확신이 들고 그 또한 나에게 확신이 서는 사이는 나에게 몇이나 있을까 싶다. 그들에게 나는 어떠한 사람이었을까. 그토록 많은 사회적 인연들을 맺어오며 나는 그들에게 어떠한 행동을 해왔고 어떤 말들을 해왔을까.

 

 혹자는 주어진 업무보다 틀어져버린 인간관계가 오히려 일상생활에 더 큰 고단함을 준다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살이의 편의를 돕는 과학기술이 아무리 진보하였다 하더라도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은 결국 그의 마음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니 일의 결과를 좌우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야 가장 절실하면서도 어려운 일이겠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저서 정치학(Politics)에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말했다. 인간은 진화의 과정을 통해 상호 간의 소통 혹은 단체나 조직사회, 더 나아가 서로 다른 문화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뇌의 인식구조가 진화했다. 인류는 효율적인 경제활동(수렵 등)을 위해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되면서 근본적인 사회적 욕구를 지니게 되었다. 사회적 관계는 우리가 태어나 생을 마감할 때까지 지속되며 우리 생의 과정을 결정짓는 중요한 매개가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정신적 만족감과 고통을 느끼게 된다. 사회신경과학자 매튜 리버먼은 <사회적 뇌, 인류 성공의 비밀>에서 ‘우리가 사회적 세계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설계된 까닭은, 진화적 과거 속에서 우리가 사회적 환경을 더 잘 이해할수록 삶이 더 나아졌기 때문이다’라 하였다. 우리의 뇌는 개인의 지적 영역만을 성장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사회적 환경을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소속되기 위해 진화한 것이다.

 

 이를 감안한다면 원활한 인간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혹은 내가 원하는 것을 인간관계로부터 얻어내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에 대한 욕망은 인류와 동물을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 중 하나일 것이다. 인간은 사회에 소속되어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에 회의를 품는다. 고대 원시사회에서는 생존과 직결되어 있으므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어했으며 현대 사회에서 역시 경제 활동의 근간으로의 직업이 안정적이고 유망함을 인정받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인정과 아첨을 구분하게 만들며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그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욕망을 충족시키게 해준다. 나를 낮추고, 상대방에 진심 어린 긍정을 표현함으로 그 사람이 나에게 흐르도록 한다. 이 오래된, 어쩌면 진부할 수 있는 책에선 내가 몰랐던 대단한 것을 찾을 순 없었다. 다만 다른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그러하듯 생소한 행동 패턴을 당장 만들어라 하진 않는다. 하나의 중요한 아이디어를 깨우쳐주고 그것을 쉽게 실천하고, 실천하도록 주변에 확산시키는 것에 대해 설명한다.

 

 카네기는 저서를 통해 다양한 사례와 함께 행동 지침을 소개하지만 사실 단 한가지 마음가짐이 모든 것들을 꿰뚫고 있다 봐도 무방하다. ‘내가 중요한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상대방이 느낄 수 있게 하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연인에게도, 친구에게도, 부모님께도, 직장 상사에게도, 후배에게도 이를 모두 적용할 수 있다. 이 하나의 마음가짐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가 사랑받고 있구나, 의리가 있구나, 잘 자라주었구나, 믿음직스럽구나 등 다양한 아름다운 생각들로 뻗쳐 나갈 수 있다. 사람은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공통된 부분이 있고, 각자 다른 얼굴처럼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관계에 얽혔을 때 자연스럽게 이기적인 형태로 의견을 전달을 하고자 한다. 나의 필요가 먼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둘러가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이미 지난 관계에 집착하지도 말자. 다만, 가장 기본적이고도 더 없이 중요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마음가짐이 앞으로 내 인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를 흥미롭게 지켜보자. 먼저 나는 카카오톡 생일 알림이 오면 가벼운 인사와 함께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낼 거다. 내 생일에 그가 어떤 행동을 취할 지부터 먼저 생각치 않겠다. 지금의 나에게 당신은 중요한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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