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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공교육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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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희태
댓글 0건 조회 2,876회 작성일 21-12-0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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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교에서 재미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카이스트 학사 면접 당일, 각 고등학교 후배들이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응원 현수막을 걸어 놓고, 면접장 앞에서 함성을 지르면서 선배들의 대학 합격을 기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문득 수험생 시절의 제 모습이 생각이 나게 됩니다. “볼 수능”에 제대로 데이고 난 후, 수험표 뒤에 적어 놓은 답을 답안지와 하나씩 맞추어 보며, 예상 등급 컷을 보고 좌절하던 때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2022년 11월 18일, EBSi에서 나온 이번 수능 등급 컷은 일반적인 수능 등급 
컷보다 많이 낮아져 있었습니다. 과거엔 과목마다 1개~2개 정도로 1등급 컷이 정해졌던 것에 비해, 금년도 수능은 거의 모든 과목에서 1등급 컷이 80점대 초반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아무리 코로나로 인해 고등학교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지만, 수험생 중 상위 4%를 가르는 기준이 80점대인 것은 저로선 꽤 충격이었습니다.


  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오히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상위권 학생들을 가르는 “킬러 문제”들을 출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만 변별력을 기르기 위해 중 난도 문제를 대거 냈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 중하위권 학생들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여 체감 난도가 상승할 수 있다고 말을 합니다. 이 말을 풀어서 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문제의 난도는 오히려 내려갔지만, 학생들의 전체적인 수학 능력 수준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수업이 많아지는 요즘, 더욱더 심각해지는 경향성을 보입니다. 이처럼 청소년의 기초적인 수학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공교육이 점점 망가지고 있다는 가장 정확한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그림은 최근 5년 들어 전체 학생에 대한 기초 학력 미달자의 비율을 나타낸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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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2015년 수학 과목 
기초 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4.6%였는데, 2016년 4.9%, 2017년 7.1%, 2018년 11.1%, 2019년 11.8%로 2배 이상 높아졌고, 국어 과목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은 2015년 2.6%에서 2019년 4.1%로 1.6배 증가했습니다. 고등학교 역시 수학 과목 기초 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2015년 5.6%에서 2016년 5.3%, 2017년 9.9%, 2018년 10.4%, 2019년 9%로, 5년 사이 1.6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렇게 기초 학력 미달자의 비율이 높아지는 직접적인 원인은, 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잘못된 것에 기인합니다. 최근 들어 교육부는 초등학교 시험 폐지, 혁신학교 도입, 대안학교의 확대 등 학생의 인권에만 초점을 맞추어 정책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정책들은 사전에 아무런 준비 없이 도입되었고, 그 결과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지 8년 차인 중학교 2학년이 돼서야, 자기 학력 수준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은 이를 이용해 격차를 좁히지만, 이마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학생들은 말 그대로 공부를 “놓게” 됩니다. 경쟁을 줄인다며, 학생들을 행복하게 해주겠다며 시행한 정책들이 오히려 학생들을 절망에 빠트리게 되는, 아이러니입니다.

 교사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안정적인 직장인 공무원,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일과 삶의 균형이 편한 교사의 인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점은 교사로써의 사명감이 없고, 의지도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교사라는 직업을 택한다는 것입니다. 교사라는 직업은 사명감과 교육자의 의무를 항상 가슴에 새기고 학생들을 책임져야 합니다. 그러나 최근 교사들을 보면 성적 부진아들에게 공부를 잘하지 못하겠으면 학원을 권유하는 일이 잦다고 합니다. 이는 교육자로서 학생을 대하는 마음가짐 자체가 망가져 버렸다는 것을 뜻합니다. 학급당 학생 수가 예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음에도, 오히려 현재의 교사들은 책임감의 부재로 교사의 역할마저 스스로 절반으로 줄여버린 것입니다.


 아이들을 행복하게 키우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사회도 경쟁 없이 행복하게 모두가 잘 살 수 있으면 너무나도 좋겠지요. 그러나 당장 시험으로 경쟁하는 대입제도가 존재하는 나라에서, 공교육의 신조에 경쟁을 일체 배제한다면 그 부작용은 학력 저하로 바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번 수능에서 볼 수 있듯이, 코로나19라는 상황은 현재 대한민국의 공교육의 실태를 가감 없이 비추어 줍니다. 이런 대한민국의 공교육이 정상화가 되려면, 다시금 예전처럼 “책임지는 교육”의 패러다임으로 공교육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교육과정에서 낙오되는 학생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하면 최소 성취도 평가 기준까지 국가와 학교가 먼저 나서서 학생을 책임지고 교육시켜야 합니다. “의무교육”은 “의무”와 “교육”이 합쳐진 단어입니다. 의무라는 것이 어떤 뜻인지, 교육 담당자들은 다시금 한번 되돌아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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