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달러구트 꿈 백화점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김형진
댓글 0건 조회 3,264회 작성일 21-09-03 17:29

본문

달러구트 꿈 백화점 

 

 세상에는 아주 많은 꿈들이 있다. 가고 싶은 여행지에 가는 꿈, 보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는 꿈, 하늘을 날다가 갑자기 추락하는 꿈, 전역한지 한참이 지난 청년이 다음날 재입대를 하는 꿈 등 다양하다. 이런 꿈들 중에는 계속해서 꾸고 싶은 꿈도 있고, 일상생활과 겹쳐서 그저 그런 꿈도 있고, 너무 무섭거나 슬퍼서 빨리 깨어났으면 하는 꿈도 있다. 기분 좋은 꿈을 꾸고 일어나면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기도 하지만 기억 속에서 지우고 싶은 트라우마를 마주한 꿈을 꾸게 되면 현실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감을 가짐과 동시에 불쾌한 감정이 하루 종일 머리속에서 사라지지 않기도 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무의식에서 존재하는 꿈을 사고팔 수 있다는 설정으로 쓰인 소설이다. 영감을 얻고 싶어 하는 예술가, 위로가 필요한 누군가, 무명 가수, 시나리오를 쓰지 못한 작가, 그리운 딸을 만나고 싶어 하는 부부 등 다양한 손님들이 오고 가는 백화점의 분위기는 드라마 도깨비에서 망자의 공간을 지우는 저승이 방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각자의 사연을 토대로 차를 대접하는 것과 같이 소설에서는 손님의 상황에 맞는 꿈을 판매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단순한 소설로 본다면 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다양한 사람들이 백화점에 방문해 원하는 꿈을 꾼다는 전개이다. 하지만 소설 중간에 달러구트와 페니의 대화를 보면 은근히 새겨들어야 할 문구가 있다. 인상 깊었던 부분 하나는 예지몽에 대한 에피소드에서 나왔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정말 희귀한 예지몽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접한 손님들은 몰려와 예지몽을 구매하겠다고 줄을 섰다. 하지만 달러구트는 아무에게나 예지몽을 넘기지 않고 예지몽을 꾸기 싫어하는 사람에게 물건을 판다. 이 과정에서 달러구트는 “미래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실망스러운 꿈이 될 수도, 하지만 기대하지 않은 이에게는 뜻밖의 선물이 될 수도 있다” 라는 말을 한다. 같은 풍경을 보고 기대를 크게 한 사람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을 수도 있고 갑작스럽게 영감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의도적으로 꿈을 꾸든 우연히 꾸든 무의식 속의 장면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받아들이지는 지에 따라 하루의 시작이 달라지는 경우를 종종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실질적인 예시가 아닌가 싶다.

 

 나에게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꿈이 있다. 대학교 4학년 2학기 때, 마지막 학기이다 보니 수업이 3개 정도밖에 없고 대학원 진학도 결정된 상태이다 보니 이전과 달리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던 기간이었다. 평소에는 꿈을 잘 꾸는 편이 아니었지만 그날은 신기하게 꿈을 꾸게 되었다. 내용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가족과 함께 있었고 갑자기 절벽에서 엄마가 떨어지는 꿈을 꾸게 되었다. 이상하게도 그 장면에서 바로 깨지 않고 절벽 밑으로 내려가 엄마를 찾다가 꿈에서 깼다. 대부분의 꿈이 깨고 나면 잊게 되는데 이 꿈은 나에게 큰 충격이라 아직도 그 장면이 생생하게 기억된다. 이후에 너무 충격이라서 인터넷 검색을 하고 혹시나 엄마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아침 일찍부터 부모님께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아빠는 꿈에서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이 오래 산다라며 나를 안정시켰지만 나의 충격을 전혀 사라지지 않았고 한동안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불안함을 간직한 채 지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4학년 2학기 이전에는 학교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느라 바쁘게 지내다가 시간에 여유가 생겨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인해 이러한 꿈을 꾸게 되지 않았나 싶다. 만약 작품처럼 꿈을 살 수 있다면 이와 같은 악몽을 구매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의 선택도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소설에서 쓰인 것과 같이 자신의 삶을 발전시킬 수 있는 꿈을 구매할 것 같다.


 앞서 말했듯 예지몽이든, 그리운 사람에 관련된 꿈이든 결국에는 내가 꾸는 꿈이다. 그중에는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간밤에 꿈을 통해 보거나 경험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중요하다. 소설 속에서 트라우마를 꿈으로써 트라우마를 극복해 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얻는 것처럼 말이다.

 

 소설과 같이 꿈을 구매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만약에 꿈을 구매할 수 있다면 어떤 꿈을 구매할까? 달러구트는 나에게 어떤 꿈을 추천해 줄까? 가능하다면 연구에 대한 솔루션을 얻을 수 있는 꿈을 꾸고 싶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