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네이버는 어떻게 은행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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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와 네이버는 어떻게 은행이 되었나
-김강원 저-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이 이번 주부터 시행됐다. 이에 카카오, 토스, 네이버 등 금융 시장 점유 확대를 원했던 여러 빅테크 기업들은 혼란스러움을 토로한다. 금소법은 금융상품 비교 및 추천 서비스를 금융상품판매대리 및 중개업으로 규정한다. 문제는 현행법상 금융감독원 검사대상 기관은 보험대리점을 등록할 수 없기에 대리 및 중개업자 등록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핀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합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분야는 대출업뿐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펀드 및 보험 판매 서비스, 보험상품 분석과 상담사 연결, 대출 연계 보험, 카드 맞춤 추천 서비스 등 많은 부분에서 운영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금소법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되기를 피하려는 듯 이들은 일단 보험상품 추천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카카오페이는 상장을 11월로 미루고 토스뱅크는 상장 전 위법 사항들을 일제히 삭제하기 위해 분주하다. 하지만 이 둘의 공모가는 금소법 시행 이전의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하기에 많은 전문가가 실제 기업가치와 큰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정부가 대처가 다소 급한 감이 있다. 물론 최근 여론은 금융 플랫폼 기업들의 편이 아닌 듯하다. 계열사가 160개에 육박하는 카카오는 단순히 메신저 서비스를 넘어 헤어샵, 대리운전, 택시 등 골목상권까지 위협하고 있으니 말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문어발식 확장을 향한 정부 여당의 규제가 얼마나 더 촘촘해질지는 미지수다. 소비자의 편의성을 위해 적자 경영을 지속했던 애국 플랫폼 기업들이 언제부터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되는 신세가 되었는지, 우리는 그 시작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나는 토스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남들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친구 여럿이 토스에서 개발자로 있어 여러 얘기를 하며 새로운 핀테크들에 익숙해질 기회가 있지만, 그때는 부모님께 받은 용돈을 확인하러 기숙사 1층 atm기로 달려가곤 했었으니 말이다. 난 통장을 만들지도 않았는데 상대방 휴대폰 번호만 알면 송금이 된단다. 기가 차고 불신이 가득한 눈빛으로 친구를 바라봤는데 일단 믿고 해보라 했다. 정말 신기했다. 시간이 조금 흐르니 이제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도 다들 돈 보내라고만 하지 계좌번호도 휴대폰 번호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냥 친구의 프로필을 클릭하면 바로 송금할 수 있는 창을 열 수 있게 됐다. 인터넷 쇼핑에서는 플랫폼마다 결제할 카드 정보를 등록하지 않아도 되게 변했다. 네이버 제휴 플랫폼이 점차 늘어나고 이제는 네이버 페이 제휴가 되지 않은 플랫폼을 오히려 불신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검색플랫폼, 메신저 서비스로 출발한 두 기업은 금융업이란 날개를 달고 국내 10대 시가총액의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MIT 경제학 교수인 폴 새뮤얼슨이 쓴 경제학원론 서문엔 ‘인류의 3대 발명은 불, 수레바퀴 그리고 중앙은행’이라 적혀있다. 은행업은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도 그 기록이 발견될 만큼 인류의 역사와 함께 존재했다. 도시 간에 물건을 조달하던 농부와 교역자들이 곡식 대출을 받던 것에서 시작하여 예금과 환전이라는 혁신을 거쳐 현재 (중앙)은행은 돈을 발행하여 통화량을 관리하고 금리를 조절하여 금융위기를 예방하는 등 (상업 은행은 신용 거래 및 신용 품질 개선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함) 인류의 필수 불가결한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어 이자 중심 사업이라는 금융사들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점차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미 많은 수의 충성 고객들을 보유 중인 빅테크 기업들은 기존의 고객들에게 극도로 잘 갖춰진 ‘서비스로서의 은행(Bank-as-a-Service)’을 제공하고 최소한의 은행 업무를 가능케 했다. 사실 대다수 사람들은 조회, 이체 등 최소한의 기능만을 이용하므로 단순화되어 사용하기 편할뿐더러 기존에 사용하던, 믿을 수 있던 플랫폼에서 연계된 은행이라면 얼마든지 사용할 용의가 있었다. 네이버, 카카오는 그렇게 금융업에 비교적 쉽게 진출할 수 있었다. 다만, 이들이 전통적인 금융사들과 다른 점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미 확보한 많은 데이터들을 이용하여 여러 금융 상품들을 추천하고 연계한다. 이들은 이자 중심의 수익이 아닌 (오히려 이율은 낮고 심사는 간편하다)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수익형 모델을 내세운 것이다.
중국은 동냥도 알리페이로 받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만큼 핀테크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전 세계 유수의 빅테크 기업들은 금융 산업 전반에 걸쳐 서비스를 확장하며 금융 생태계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우리나라 핀테크 서비스의 선두주자 토스는 보험, 증권에 이어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출범을 준비하며 종합 금융 서비스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고,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면서 여신, 보험, 자산 관리 등으로 금융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특히 최단기간 흑자 달성으로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페이와 함께 결제, 송금은 물론 보험, 대출, 증권,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금융 산업 전반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작년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시행된지 1년이 갓 지난 데이터 3법에 힘입어 앞으로 더 많은 핀테크 기업들이 등장할 것이다. 기존 기업들은 충성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 신생 기업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유니콘들이 점차 날개를 펼쳐갈수록 우리 소비자들은 더 양질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되기에 삶의 질은 향상될 것이다. 그러나 4차 산업 혁명에서의 원유(Crude oil)라 불리는 ‘데이터’가 안전하게 운용되기 위해서는 본인이 노력해야 한다. 데이터 3법의 시행으로 여러 기업이 데이터를 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면서 가명 정보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와 수익 구조 개발이 지속될 것이다. ‘본인’의 데이터는 ‘본인’이 활용할 수 있다는 마이데이터 산업 역시 정부가 나서서 규제를 나서야 할 만큼 기업은 이를 적극 수익 창출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민감정보를 활용에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오남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스마트폰, pc 등의 데이터 보안을 더욱 철저히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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