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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교육을 멘토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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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용준
댓글 0건 조회 3,418회 작성일 21-08-3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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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교육을 멘토링하다

-김지영 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일찍 출근하시는 부모님과 함께 어쩌다 나도 일찍 등굣길에 나설 때가 종종 있었다. 교실에 1등으로 들어오면 어제의 그곳과는 달리 적막하다. 창가 제일 뒷자리에 가방을 풀고 사물함에서 오늘 수업이 있는 과목들의 교과서를 챙겨 돌아온다. 창문을 활짝 열면 살랑 불어 들어오는 바람에 장단을 맞추듯 하얀 커튼이 내 몸을 감싼다. 비라도 오는 날에는 적막함을 넘어 살짝 무서울 정도로 어두웠던 이른 아침이지만, 목제 책상과 의자가 풍기는 가공된 자연의 내음이 날 달래주었다. 체육 시간 전 친구에게 체육복을 빌리기 위해 온 복도를 누비며 소리를 지르던 기억과 공부 잘하던 친구의 책상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 숙제를 베끼던 기억, 그리고 음악이나 미술 수업 시작 직전 친구들이 교실을 다 빠져나간 후 마지막으로 교실을 나서며 문을 잠그던 기억들.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대단한 추억들이 아니다. 2박 3일로 수련회를 떠나 익숙지 않은 잠자리에서 누워 함께 잠을 청하던 그런 특별한 기억들만 뇌리에 박힌 게 아녔나 보다. 오히려 지금은 느끼기 힘든 당시의 일상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내 몸 세포 구석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우리는 코로나19를 겪으며 특별한 변화 없이 현재를 지속하기 어려워졌다. Beyond 코로나 대신 With 코로나라는 단어가 언론에서 더 자주 보이게 됐다. 3월이 되면 개학을 하고, 학생들 모두 학교에 가서 수업을 받는 ‘늘 그래 왔던 일’이 이젠 가능하지 않게 됐다. 많은 학교가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학생들은 집에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여 수업을 듣는다. 언젠가는 변화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미래의 교육이 이렇게나 갑자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일찍 다가왔다.

 

   학교와 가정 모두 새로운 시스템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 그리고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교육부의 조사에 따르면 새로운 교육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 한다. 중3과 고2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1수준)은 최대 5%포인트 증가했으며 특히 남학생의 경우와 읍면 지역 중학생의 경우 심했다. 보통 학력 이상(3수준) 비율 역시 2019년에 비해 2020년, 큰 폭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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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자료와 함께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 학교생활 행복도와 학습 의욕 등의 조사 결과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처럼 보인다. 중, 고등학교 모두 학교생활 행복도가 2019년에 비해 하락했다. (중, 고등 각각 행복도 ‘높음’이 59.5% (4.9%포인트 하락), 61.2% (3.5%포인트 하락)) 심리 적응도의 ‘높음’ 비율 역시 중학교 75.7%, 고등학교 76.0%로 2019년에 비해 각각 2.3%포인트, 2.0%포인트 줄었으며, 교육 환경 만족도의 ‘높음’ 비율도 중학교 51.2%, 고등학교 53.8%로 각각 5.6%포인트, 2.8%포인트 감소했다. 자신감, 가치, 흥미, 학습 의욕 등 학업에 영향을 미치는 특성 또한 중·고등학교에서 전반적으로 ‘높음’ 비율은 감소하고 ‘낮음’ 비율은 증가했다. 물론 새로운 교육 시스템의 결과물을 이전의 잣대로 평가하여 학력 미달 등을 평가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아직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만족감과 의욕 역시 크게 하락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래도 이제 우린 이전으론 돌아갈 수 없게 됐다. 교육에서도 적극적으로 New Normal을 준비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교육심리학을 전공하고 현재 저명한 교육학자로 활동 중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교육자와 부모가 가져야 할 새로운 마음가짐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여러 가지 조언 중, ‘회복탄력성’에 대한 개념을 일깨우고 훈련해야 한단 것이 있다. 사람은 변화에 익숙지 않기에 변화에 빨리 적응하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통해 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단 것이다. 작금의 사태가 아직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성숙하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닥친 변화라기에는 꽤 가혹하다. 하지만 저자는 학생들이 현재에 적응하고 또 다른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음의 힘을 키워주고 더불어 사는 능력을 키워주는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하지만 나는 교육자가 또는 부모가 이 사태의 원인은 아니라 본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New normal을 나가야 할 주체는 학생들 본인이기에 적응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의 교육부 조사 결과를 다시 보면 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1수준의 비율은 학교급과 영역에 무관하게 남학생이 월등히 높다. 중3 국어와 고2 영어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남학생의 경우 여학생보다 3배 이상 높다. 많은 사람이 급조된 시스템이 낳은 공교육의 허점을 지적하지만, 통계 결과는 오히려 이를 방증한다. 여학생들만 사교육을 받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위기의 소년들이란 주제는 이미 세계적으로 교육 분야에서의 고민거리다. 여학생과 비교해 집중력이 낮아 디지털 교육 환경에 취약하다 넘겨짚기는 싫다. 하지만 남학생들이 이를 핑곗거리로 삼아서는 안 되겠다. 오히려 남학생들은 게임, 커뮤니티 등 다양한 온라인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환경에 더욱 친숙하다. 다만 교육자와 부모들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 디지털 기기들을 접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의 디지털 교육 환경 적응도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끊임없이 환경을 가꾸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오늘의 학생들을 어제의 방식으로 가르치는 것은 그들의 내일을 빼앗는 것이다’ 

-미국의 실용주의 교육의 선구자, 존 듀이-


   어른이어도 변화는 낯설고 두렵다. 인간이기에 그렇다. 그러므로 교육자와 부모,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현재 갖는 어려움을 괄시해선 안 된다. 옛날 교육의 결과를 지금 시스템에 적용하려는 고집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어른만이 그들에게 줄 수 있는 안정감과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하게 해주자. 틀린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도와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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