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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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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영근
댓글 0건 조회 3,363회 작성일 21-09-0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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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이 없기에 영원한 테마일 수 있는, 사랑

 


 봤었던 영화를, 들었던 노래를 주기적으로 계속해서 찾아보고 반복해서 다시 들여다보는 이유는 일전에는 느껴지지 않았던 감정의 울림이 있어서 일 수 도 있고 그 당시에 접함으로써 나를 지배하던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일 것이다. 그런데 나 같은 경우에 Her(그녀)라는 영화는 그 당시의 분위기를 다시 느끼고 싶어 찾아보지만 영화를 다 보고난 이후에는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장면에 매료되고 오늘이 지난 이후에 다시 이 영화를 찾아보게끔 한다. 그래서 이번 휴가에서 역시 Her(그녀)의 이질감 없는 장면 변화 속에서의 감정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의 담담한 독백과 사만다(스칼렛 요한슨)의 노래를 통해 위로를 느끼고 싶어 보았지만 영화를 보고나서는 사랑의 형태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처음 영화를 접했을 때는 어떻게 인간(테오도르)이 운영체제인 OS(사만다)와 감정을 공유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두, 세 번 영화를 보면서 둘 사이의 발전한 사랑이 그저 허구와 상상에서 비롯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과 나는 어떠한 특정한 조건이 필수적으로 충족이 되어야만 상대방과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 왔을 것이다. 가령 ‘내가 사랑할 사람은 키가 180cm가 넘어야해.’던지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은 미래 지향적이면 해.’라는 주고 받는 대화를 통해서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상대방에게 원하는 이상형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상형, 조건과 정반대되는 사람에 끌려 사랑에 빠져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것에 대해서 어떤 특정한 이유도 계기도 없다고 말하는 이유일 것이다. 물론 좋아하는 이유를 수 없이 나열하고 그 수많은 이유가 각자의 조건에게 해당하는 이상형인 사람들이 있다. 즉 사랑에는 정답이 없는 것이고 이러한 전제를 통해 영화를 본다면 테오도르(인간)에게 있어서 사만다(OS)는 그저 업무를 쉽게 처리하기 위한 운영체제가 아닌 육체를 가진 한 명의 사람과 같았을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영화의 제목이 운영체제임에도 불구하고 Its가 아닌 Her라고 불리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테오도르라는 인간과 사만다라는 OS의 사랑을 통해서 세상에는 가지각색 형태의 사랑이 있으며 그 수많은 형태의 사랑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것이라는 걸 말하고자 하는게 아닐까? 영화 중에서 테오도르가 전 부인인 캐서린에게 사만다와 감정을 주고 받는다고 말했을 때 캐서린이 테오도르를 한심하고 이해를 해주지 못한 장면 그리고 이에 반해 테오도르의 친구인 에이미로부터 OS와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고 했을 때 테오도르의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장면을 통해서 말이다. 전 부인인 캐서린은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인간과 인간사이라는 형태의 조건만을 사랑으로 생각했던 것이고 테오도르는 사만다와의 사랑을 했기에 다른 사랑에 편견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영화 내내 테오도르는 색감이 도드라지는 원색 위주의 옷을 입고 나온다. 이는 테오도르만의 강한 개성과 주체성을 나타내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Her)을 나와 다른 개성의 주체(She)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자신의 개성에 맞추려하는 라는 소유(Her)하는 것은 서로가 성장하는 관계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나의 퍼즐에 상대방(Her)를 맞추는 것과 상대방(She)와 함께 발 맞추어가는 것은 다르니까 말이다. 이는 저번 달에 읽은 알랭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과 같은 메시지이지 않을까 싶다. 강렬한 나의 원색에 맞는 상대방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함께 변화를 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랑을 하는 것, 상대방의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사랑을 할 수 있는 자세인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영화 첫 장면에 다른 사람들의 삶과 사랑에 침투하고 사랑의 형태를 잘 알아야지만 가능한 대필 편지를 써주고 있는 테오도르의 장면으로 시작하지만 영화 말미의 사만다와의 만남과 이별 이후 어떻게 자신의 삶에 사랑을 녹여 내야하는지를 깨달음을 얻은 테오도르가 전 부인인 캐서린에게 편지를 써내려가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모든 관계의 시작과 지속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통해 결정된다는 것을 깨우친 태오도르의 변화된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어떻게 사랑을 해나가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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