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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러 수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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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형진
댓글 0건 조회 4,141회 작성일 21-08-0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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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러 수용소

 

 요즘에 유명 연예인의 자살 소식을 생각보다 자주 듣게 된다. 나름 멘탈이 강한 사람이라는 소리도 들었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연예인이었던 경우도 있었다. SNS에 올리는 사진이나 글로 인해 자주 연예소식에 올랐지만 그때마다 악플러의 공격을 어마어마하게 받는다. 그래서 우울증, 대인기피증, 공황장애에 걸려 자살한 연예인들이 많다. 악플이 100%는 아닐 수도 있지만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입에 담을 수조차 없는 말을 계속 듣고 가족한테까지 심한 말을 하는데 정신적으로 문제가 안 생길 수가 없을 것 같다.


 악플러 수용소는 이와 같은 상황을 전제로 시작한다. 2024년 미래를 그린 소설은 너무나도 많은 연예인들이 얼굴을 가린 키보드 살인마들에 의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얼굴을 내밀고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던 인플루언서들 또한 고통받는 사회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여러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돌 출신의 유명 여배우가 자살을 한다. 그리고 악플러들과 전쟁을 선포한 대통령에 의해 조직된 “악플러 수용소”로 11명의 관련 악플러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간다. 아이 엄마, 여중생, 중년 남성, 젊은 직장인 등 성별, 나이, 직업도 다양하다. 수용소에서 도망치려 하거나 수용소 규정에 반하는 생동을 한 사람들은 여지없이 수용소 내에서 죽음을 맞는다. 한편 살아남은 사람들은 수용소의 규정을 지키면서 이 주에 한 번씩 상호 평가 댓글을 통해 가장 추천을 많이 받은 순서대로 조기 퇴소를 위한 게임을 시작한다. 퇴소 이후에 등장인물 각각은 다양한 이유로 인해 결국 죽거나 가족에게 피해를 주고 잠적하게 된다.


 책의 시작 부분부터 구하라, 설리의 사건이 떠오르고 정치인들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과 검색 포털사이트들이 연예 기사 글에 대한 댓글 기능을 없애버리고 네이버에서는 문장 맥락까지 고려해 모욕적인 표현을 가려내는 AI 클린봇을 구축한 점까지 분명 소설이지만 현실과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진행되는 게임, 악플러들과 피해자 간의 관계 등의 주목할 만한 거리들이 현실 사건들에 비쳐 경각심을 심어주는 소설이다.


 코로나로 인해 밀린 2020 도쿄 올림픽이 7월 23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금메달 5개 은메달 4개 동메달 7개로 종합 7위의 대단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전 올림픽부터 잘해오던 사격이나 펜싱 개인전에서 아쉽게도 금메달 소식이 들려오지 못했으나 펜싱 단체전 모든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했고 세계 어디에서도 대한민국이 1등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 양궁은 5개 종목에서 4개 금메달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었다. 또한 이전의 올림픽에 비해 엄청난 스타는 없었지만 다양한 10대 20대의 운동선수들이 발굴되었다. 수영 200m 종목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고, 100m 종목에서 65년 만에 아시아 선수로서 결승에 오른 황선우 선수, 양궁 종목에서 ‘코리아 파이팅’을 힘차게 외치며 양궁 2관왕에 오른 김제덕 선수, 우리나라 최초로 양궁 3관왕에 오른 안산 선수 등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선수들이 세대교체를 이뤄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런데 올림픽을 재미있게 관전하는 도중에 실시간으로 시청자의 댓글을 보았을 때 굉장히 놀랐다. 한국 선수를 응원하는 댓글이 대부분이긴 했으나 소수의 사람들은 상대편을 응원하기도 하고 우리 선수가 실수를 했을 때 욕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경기를 진 선수에게는 조롱하는 댓글이 쓰여있는 경우도 있었고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욕하는 사람도 존재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양궁 혼성단체전과 여자 단체전에서 안산 선수가 금메달을 수확한 이후에 갑작스럽게 안산 선수의 페미니스트라는 논란이 터졌다는 것이다. 이전에 SNS를 통해 사용한 용어가 페미니스트가 사용하는 용어라는 것을 시작으로 숏컷이라는 이유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안산 선수를 비판하는 댓글을 쓰고 SNS에 악플을 달았다. 악플을 받은 선수들이 경기력에 지장을 받았겠지만 실력으로 극복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응원은 못 해줄망정 쓸데 없는 연관성을 찾아서 논란을 만드는 행위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어떤 사람이 그냥 밉거나 싫은 경우가 있다. 그리고 ‘표현의 자유’ 물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소설 속의 등장인물이 살인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절한 방법은 아니더라도 죗값을 받고 교정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도 악플을 받은 연예인이 악플러를 고소하는 기사를 볼 수 있다. 평소에도 악플러들에 대해 조금 더 강력한 법적 조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작품을 읽는 내내 더욱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소설과 같은 방법은 아니지만 악플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하루빨리 악플러들이 사라진 세상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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