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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THE LAST PRINT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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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의중
댓글 0건 조회 3,952회 작성일 21-08-0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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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더 라스트 프린트 (사진전 후기)

 

사진을 찍는 것이 취미가 될 수 있을까? 사진찍기는 '카메라' 라는 기계의 기술을 빌리기 때문에 그림 그리는 것처럼 직접 기술을 연마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눈으로 보는 것과 조금 다르게 담아내고 싶다면 조리개, 노출시간, 초점거리 등의 카메라 안의 몇가지 기능을 조절하기만 하면 된다. (물론 전문 사진작가들은 훨씬 복잡한 기술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예술적인 무언가가 삶의 내내 곁에 있길 원하고, 본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을 가지고 싶지만 음악 연주, 그림 그리기와 같이 고통을 동반하는 과정이 부담스럽다면, 사진이 하나의 좋은 취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사진이 대견한 점은 이 말라있는 잉크에 사진가의 의지, 즉 말하고 싶었던 어떠한 것(감정이든, 정신이든, 메세지든) 잘 묻어있다는 것이다. 최근 올림픽이 한창인데, 칭찬받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팀의 사진을 몇 개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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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에 첫 출전한 럭비 대표팀의 뒷모습에서 긴장감이 전해지고 두려움을 이기기 위한 결연한 의지가 느껴진다.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한 사이클 종목에서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뭉클한 감정이 생긴다. 황선우 선수가 물살을 가르는 모습에서 건강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이렇듯 좋은 사진 몇 장은 수려한 글보다 더 직관적이게 감동을 표현한다. 어느부분에선 글보다 이렇게 진한 사진 몇 장이 좋을 때가 있다. 


  나는 사진 찍는 것과 보는 것을 좋아한다. 몇몇의 사진작가를 팔로우하고, 자신의 카메라가 있는 정도가 취미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행을 갈 때면 항상 챙겨 나가 찍고 싶은 것을 찍지만 아직까지는 사진에 무언가 담겨있다고 말하기엔 부족해 보인다. '좋은 사진'이란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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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스위스 여행에서 찍었던 사진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십계명이 있다면 로버트 카파가 남긴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은 건 충분히 다가가지 않아서다"라는 명언이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하지만 충분히 다가선다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일까? 죽음의 공포를 넘어서서 가깝게 다가선 전투의 모습일까? 아니면 최고의 권위를 가진 사람에게서 그의 시가를 뺏어낼 수 있는 용기일까? 혹은 야생동물로부터 인간적인 모습을 끌어낼 수 있는 재주일까? 무엇이 되었든 충분하다는 표현은 모호하고 상대적이다.

-라이프:더 라스트 프린트 글귀 발췌

 

<LIFE>사의 위대한 사진들을 보면 사진이란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을 단순히 인화지에 옮기는 작업은 아닌 것이 확실하다. 사진 안에 슬픔과 기쁨이 담겨있고, 사람이 말을 하고 있다. 참으로 신비한 일이다. LIFE 잡지는 1936년에 창간되었다. 그 당시에는 모든 정보를 종이로 알아야 했다. 세계 곳곳의 소식이 실시간 영상으로 전달되는 지금 시대와는 다르게 마을에 보급되는 신문과 잡지로 세상을 바라보던 시절이었다. 그런 만큼 사진 하나하나에 무게를 실었던 것이다. 작가들의 일종의 사명감까지 더해진 위대한 사진들은 지금까지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남아 메세지를 준다. 인간의 모든 다층적인 삶을 사진 하나로 표현했던 LIFE의 전시 중 몇 개의 사진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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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베를린 장벽 건너편 서독의 어린이가 실수로 담장을 넘겨버린 공을 돌려주는 동독의 경비병.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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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기념하기 위해 수천 명의 인파가 뉴욕타임스스퀘어 광장에 모여 있고, 환희에 찬 수병이 흰 유니폼을 입은 간호사를 움켜잡고 등을 뒤로 젖힌 채 열정적인 키스를 하고 있다.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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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년에게 그가 개발한 소아마비 백신을 주사 중인 조너스 소크 박사.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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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미국 프린스턴 고등학술연구소에 홀로 앉아있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947

 

전쟁 이후의 독일과 미국의 대비되는 모습이 사진에 뚜렷하다. 경비병의 모습에서 난처함이 보이고, 연인의 모습에서 행복이 보이는 것이 사진의 신비함이다.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조너스 소크 박사는 특허 권리를 거부하고 널리 백신을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향한 따스한 마음씨가 보인다. 아인슈타인은 실제로 굉장히 고독하게 지냈으며 본인 역시 자신은 개인적인 사람이지 공동체를 위한 사람은 아니라며 자신이 인류의 정신과 포부를 드높인 고결한 사람으로 이미지화 되는 것을 꺼려했다.

 

앞으로도 사진은 우리에게 어떤 것을 불러일으키는 대체 불가능한 형태일 것이다. 카메라와 필름이 귀했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에게나 디지털 카메라가 있다. 접근이 쉬워질수록 사진의 의미가 가벼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진을 단순히 기록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 어떠한 것을 불어넣고 싶다면 더욱 신중하게, 다가간 상태에서 셔터를 눌러야 하겠다.

 

인생을 보기 위하여, 세계를 보기 위하여 대사건의 증인이 되고 가난한 자와 거만한 자의 움직임을 관찰하자. 기이한 물건들, 기계, 군대, 집단, 정글과 달에 걸린 그림자를 보자. 수천 킬로 미터씩 떨어진 먼 곳의 일들, 벽 뒤에 방 속에 숨겨진 일들, 위험해질 일들, 사랑받는 사람들, 또 수많은 어린이들을 보자.

보고, 보는 것을 즐거워하자.

보고 또 놀라자.

보고 또 배우자.

 

-헨리 루스, 1936년 LIFE 창간사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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