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부르는 지구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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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
메건 헤이즈
최근에 SNS 에서 ‘joie de vivre’ 라는 단어를 보고 사전에 검색해보았다. ‘삶의 환희’라는 뜻의 영어라고 알려주었다. 하지만 영어로 분류 되어있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이 단어는 사실 프랑스어지만 미국인들이 영어로 추가해 놓은 것이라고 한다. 이 단어의 의미를 한국어로 가장 비슷하게 서술해보면 ‘여유 있고 오감으로 느끼는 삶’이다. 미국인들은 이 단어를 대체할 다른 영어를 쓰지 않기로 했다. 그 이유는 단어의 참된 의미가 영어로 표현되는 인지의 영역을 뛰어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삶을 구축해가며 세상을 완전히 다른 식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에 언어라는 가장 기본적인 표현 방식도 수천 가지나 된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공부하는 것은 비단 언어가 아닌 어떠한 ‘관념’에 대한 인지를 확장시키는 것이며 다른 문화권에 대한 배움이 될 수 있다.
인간으로서 잘 사는 방법은 누구나 알고 싶어 하는 것으로 고대부터 거의 모든 사회를 지배하다시피 했던 주제이다. 우리 모두의 공통된 욕구는 세상의 수많은 언어로 무수한 해석을 탄생시켰다. 스페인어 ‘소브레메사’와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쓰이는 ‘라임’에 담긴 의미처럼 좋은 삶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것일까? 아니면 핀란드어 ‘시수’처럼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뚝심과 의지력 이야말로 잘 사는 삶을 상징하는 개념일까?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는 사실 책 이라기 보다는 단어집에 가깝다. 이 안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영어, 일본어, 중국어부터 조금은 생소한 하와이어, 이누이트어까지 있다. 단어 하나에 들어있는 참된 의미를 천천히 음미하는 경험이 소소하지만 즐겁다. 글쓴이 역시 하나하나 세심하게 고른 단어들을 존중하는 태도가 엿보인다. 세계 곳곳의 언어를 보고있노라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 중 몇 가지에 대해 소개해보겠다.
1. 예코타 (gökotta) | 명사 | 스웨덴어
‘일찍 일어난 새의 노랫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즐기는 새벽 소풍’을 뜻한다. 이 단어 안에는 스웨덴 사람들이 자연을 즐기는 마음을 포괄적으로 나타낸다. 현대 도시의 숨가쁜 아침 속에서 ‘예코타’는 삶이 늘 그런 식일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듯 하다. 이처럼 스웨덴어는 자연과 관련된 예쁜 단어가 많다.
2. 스물트론스텔레 (smultronställe) | 명사 | 스웨덴어
‘야생딸기가 있는 곳’ 이라는 뜻 이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소중한 장소를 통틀어 가리키는 말 이기도 하다. 자연과 관련된 단어가 이렇게 일반적인 의미로까지 쓰이는 것이 스웨덴어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스웨덴어는 어딘가 평화로우며 유유자적하다.
3. 초초그 (cocog) | 명사, 형용사 | 자바어
인도네시아 자바섬 주민이 사용하는 자바어는 균형과 조화를 무척 중요하게 다룬다고 한다. ‘무언가 딱 알맞아서 완벽히 어우러지는 것’을 ‘초초그’라고 하며, 상황이 ‘초초그’하면 모두가 행복하다. 이 단어는 만족스러운 상황에 두루두루 잘 사용된다. 자바 문화에서는 ‘초초그’한 상호작용이 중시되며 ‘초초그’의 정신으로 상냥하게 행동할 줄 모르는 어린 아이들은 ‘durung jawa(=자바인이 아닌)’으로 불리기도 한다. ‘초초그’란 단어의 무궁무진한 쓰임새를 보면 자바인들이 얼마나 어울림과 조화를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다.
언어의 아이러니한 점은 하나의 단어를 설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다른 단어를 사용해야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아예 모르는 외국어를 처음 배운다고 생각해보자. 단어의 뜻이 궁금하여 검색을 해보면 모르는 단어로 된 설명이 또 나온다. 그렇게 계속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아무것도 모르게 된다. 하지만 애초에 언어는 이런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에 가서 살면서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 이런 상황에서 저런 단어를 쓰는 것이구나’ 하면서 점차적으로 인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결국 단어의 참된 의미는 다른 단어로서 정의 내릴 수 없으며 고유하다는 특징을 가진다. 결국엔 느낌으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언어는 참 매력적이다. 100개 남짓한 이 단어집 역시 한국어로 풀어 서술한 것이므로 그 단어의 의미를 완전히 전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국적인 단어들을 이해하려는 시도 속에서 나의 생각이 트이고 환기되는 유익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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