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남은 생 (자기 앞의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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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기고 가난하고 늙은데다가 병까지 든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런 나쁜 것은 하나도 가지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타자’로써의 삶은 ‘주류’가 아닌 삶과 달리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이다. 경제력이든, 문화든, 학벌이든 일정한 틀 안에 들어야 안정감이 느껴지는 세상이랄까. 다양화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더욱 남들과 같아지려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평소 선입견이 없다고 생각했던 나 역시 이 책을 접하면서는 나와 다른 것에 어느 정도의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으며, 배타적인 생각을 모르는 사이에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나에게 마지막 “사랑해야한다.”라는 여섯 글자는 ‘눈에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을 바라보는 마음을’ 그리고 ‘그 사람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단다.”
할아버지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갑자기 울음이 터져나왔다.
10개월 동안 자신을 품어주고 나아준 어머니는 매춘부였으며 친모가 아닌 또 자신과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매춘부인 로자 아줌마로 손길부터 성장한 모모는 열 살임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교육을 받는 학교를 다니지 못하지만 비극, 삶 속에서 삶을 배워간다. 그렇기에 모모에게 있어 사랑할 사람은 로자 아줌마였고 로자 아줌마에게는 모모가 사랑할 사람이었을 것 이다. 하지만 로자 아주머니가 돈을 받고 자신을 보살 펴준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하밀 할아버지에게 “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나요?”라는 물음에 “그렇단다”라는 대답을 듣고 세상이 떠나가라 우는 모모의 눈물에는 안도감이여서일까 로자 아주머니에 대한 사랑 때문일까? 확실한 건 돈이 주는 배신감보다는 로자 아주머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껴서 그러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세상에서 가진 것이라고는 우리 둘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만은 지켜야 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기억 때문에 꿈속에서 악몽을 꿀 때 그 공포감으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 피하던 지하, 유대인 둥지라고 불리는 장소는 로자 아주머니에게는 안식처나 다름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 로자 아주머니가 더 이상 뇌혈증의 악화로 혼자 삶을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병원에 가기를 원하지 않음에도 그녀를 수송하려는 당일 밤 지금까지 자신을 돌보아준 로자 아주머니를 이제는 자기 자신이 아주머니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서였을까 모모는 그녀를 그녀의 유대인 둥지로 피신 시켰다. 그렇게 아주머니가 죽음을 맞이하고 사람들이 부패하는 냄새로 아주머니의 죽음을 알게 될 때 까지 모모는 화장을 해주고 향수를 뿌려주며 아주머니 곁에 남아있었다. 이렇게 자신을 사랑해주던 그리고 자신이 사랑을 하던 로자 아주머니와의 이별은 모모가 과연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는 막막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마지막 페이지의 “그러나 나는 여러분에게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다.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모모의 말풍선은 모모가 정상적으로 삶을 이루어갈 수 있을지를 불투명하게 하여 더욱 불안하고 막연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마지막 “사랑해야한다”는 표면적으로는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가 힘든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하다.’는 뜻인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람은 삶을 사랑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라는 것이 진정으로 로맹 가리(에밀 아자르)의 절규 같았다. 삶을 사랑하지 않는데 자신이 어떻게 더 살아갈 수 있느냐고 말이다.
'앞으로 남은 생', 우리나라에서는 ‘자기 앞의 생’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지만 원 제목을 그대로 번역하면 ‘앞으로 남은 생’이다. 모하메드(모모)에게 앞으로 펼쳐질 생은 어떤 모습일까? 자신의 상황을 안타깝게 듣고 있는 나딘 부부를 보며 '그들은 산다는 것에 대해 도대체 아는 게 없는 것 같았다'라고 말하는 모하메드(모모)는 이미 삶을 너무 많이 알아버렸다. 생이 늘 아름답지만은 않지만, 그럼에도 사랑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뉘우친 열네 살의 모하메드(모모). 그가 걸어온 14년의 삶은 고단함과 외로움처럼 보이지만 로자 아주머니, 하밀 할아버지와의 사랑이 있었듯 아무도 모르는 소설의 뒤 이야기는 앞으로 남은 모하메드(모모)의 생이 그동안 알지 못한 환희와 행복이 가득 찬 사랑이길 기대한다.
Tu dois l'ai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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