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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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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성호
댓글 0건 조회 5,482회 작성일 21-01-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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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서정민

지난해 10월 16일, 프랑스의 남부 해안 도시 니스의 길거리에서 교사 사뮈엘 파티가 무슬림 청년 압둘라크 안조로프의 손에 참수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사건이 있기 전 사뮈엘 파티는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수업을 하면서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실은 잡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수업 자료로 사용하였다. 파티는 무슬림 학생에게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니 잡지를 보는 동안은 교실 밖에서 기다려도 된다고 배려하였으나, 자리에 남아있던 한 무슬림 여학생이 수업을 영상으로 찍었고, 부모를 통해 이를 SNS로 공론화시켰다. SNS를 본 튀니지계 이민자 안조로프는 여학생의 부모가 올린 파티의 신상정보를 따라 파티를 찾아가 칼로 살해 후 도주 중 프랑스 경찰에 총에 사살당하였다.

2001년에 미국에서 일어났던 9.11 테러 이후, 이슬람교는 우리에게 폭력적인 종교의 모습으로 비쳐왔다. 이슬람교의 비중이 작고 무슬림이 흔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이슬람을 접할 기회는 언론의 보도뿐이었고, 언론에 비치는 이슬람 관련 사건들은 대부분 테러 사건이다. 2002년 발리 폭탄 테러와 2007년 탈레반 납치 사건,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테러와 위에서 언급된 사뮈엘 파티 피살 사건까지 이슬람은 우리에게 테러조직과 반군의 이미지로 각인 되어있다. 이러한 무슬림의 폭력적인 이미지는 우리에게 이슬람이라는 종교 그 자체에 대한 불신을 가져다주었고,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해 극도의 공포와 증오감을 가지는 '이슬람 공포증'이 국민 정서 저변에 깔리게 되었다. 하지만 정말 언론에서 보도되고 우리가 느끼고 있는 것처럼 이슬람은 그 근본부터가 폭력성을 내재한 종교인 것일까?

사실 이슬람 혐오 혹은 공포증은 서구 기독교 문명 오랜 세월 동안 겪어오던 증상이다. 711년 이슬람 제국이 스페인을 지배한 이후 이슬람 세력과 기독교 세력은 천년이 넘는 시간을 반목하며 살아왔고, 수많은 전쟁과 침략을 서로에게 일삼았다. 특히 정치적, 종교적 목적이 혼재되어 일어난 십자군 전쟁 이후로 이슬람과 기독교 세력의 서로를 향한 증오는 극에 달하였으며, 이들의 반복은 현재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인권의 개념이 아직 보편화 되지 않고 국제사회가 탄생하기 전에는 정치적 세력의 침략과 약탈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에, 당시의 이슬람 혐오를 '이슬람'이라는 종교에 대한 혐오로 보기보단, 이슬람 제국의 힘에 대한 경계심과 다른 종교에 대한 거부감에 불과하다. 오히려 유대교야말로 서양인들에게 종교 자체로 증오와 멸시의 대상이 되었다.

따라서 현대적인 이슬람 공포증의 기원을 저자는 미국의 '테러리즘과의 전쟁' 선포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 설립으로 시작된 이슬람 세력 내에서의 반미정서는 이란의 호메이니 혁명으로 표면화되었고, 이를 목격한 반군 세력이 중동의 서구화된 정부들과 대치하게 되면서 이들은 자신들의 정부를 지원하는 미국에 대한 반발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반미정서는 9.11 테러로 이어지게 되었고, 미국은 이를 '테러리즘과의 전쟁'이라는 이념적인 갈등으로 심화하며 중동에 군사 개입을 시작하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이 이끈 테러 세력과의 이념 갈등화는 테러 세력에게도 세력을 키울 수 있는 이념적인 명분을 제공하였고, 이는 IS와 같은 국제조직의 성장에 영향을 주었다. 현재도 전 세계에서 이슬람 테러를 일으키는 사람 중 적지 않은 수가 IS나 알카에다에서 직접 파견된 훈련된 테러조직이 아닌, 이념과 사상을 통해 교화되어 스스로 테러를 일으키는 '외로운 늑대'의 형태로 나타난다.

하지만 전 세계에 있는 다양한 이념 간의 갈등 중에 유독 이슬람 세력은 폭력적인 방법으로 그들의 분노를 표출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슬람교의 근본적인 특징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이슬람의 근본적인 정신은 폭력적이지 않고, 테러를 일으킬 요소가 없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의견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는다. 내 생각에 이슬람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정교일치이며, 현대의 많은 국가가 주장하는 세속주의와 이슬람의 정교일치가 대립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종교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슬람은 그 태동부터 발전과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치와 종교의 일치가 다른 어떤 종교보다 중요했다. 무함마드도 이슬람을 통해 정치적인 세력을 구축하는데 가장 힘을 썼고, 무슬림들이 초기 이슬람 제국을 칭송하는 이유도 당시 이룬 정치적, 군사적인 성공 때문이다. 보통 교리나 율법, 형식 때문에 교파가 갈라지는 여타 종교들과 달린 이슬람교는 정치적 지도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시아파와 수니파가 갈라졌고, 근대에 있던 이란의 호메이니 혁명과 IS 설립까지 모두 정교일치를 이루기 위한 이슬람의 노력을 보여준다.

사뮈엘 파티 피살 사건의 발단이 된 샤를리 에브도 테러야말로 이러한 이슬람교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낸 사건이다. 현재 대부분의 자유 국가들은 세속주의 혹은 정교분리 원칙을 지키고 있으며, 프랑스는 이러한 세속주의가 다른 어떤 사상보다 우선시 되는 국가이다. 따라서 종교에 대한 의견 표출은 자유로워야 하며, 종교가 정치나 교육, 언론에 영향을 줄 수 없다. 샤를리 에브도는 프랑스 세속주의의 끝을 보여주는 잡지사로, 정당과 종교를 막론하고 거침없이 풍자하는 작은 잡지사다. 그들은 2015년 1월 이슬람의 풍습을 풍자하기 위해 무함마드의 얼굴을 그린 만평을 실었다가 3명의 무슬림에 의해 총격 테러를 당해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사건 이후 프랑스 시민들은 '나는 샤를리다'는 모토로 피해자를 추모하며 세속주의를 지지하는 시위를 하였다.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는 세속주의와 정치와 종교를 합치려는 정교일치, 하나가 절대적으로 옳은 것도, 틀린 것도 아니다. 정치체계와 국가 이념을 국민의 주권으로 결정한다면 누가 그것을 틀렸다고 말하겠는가? 다만 이렇게 다른 두 생각이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향한 최소한의 양보가 무조건 선행되어야 한다. 무슬림 인구가 일정 수 늘어나면 이슬람식 법을 강요하며 샤리아 자경대를 형성하는 무슬림들도,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하에 상대를 향한 모욕과 비난을 쉽게 퍼붓는 언론도, 절대 좋아 보이지 않는다. 함께 할 수 없다면 분리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분리할 수 없다면, 대화를 통해 의견을 공유하고,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은 서로 양보하는 자세를 가져야만 하나가 될 수 있다. 서로를 배우고 이해하며 양보하는 자세야말로 혐오와 갈등이 넘치는 지금 시대에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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