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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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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소희
댓글 0건 조회 5,274회 작성일 21-02-2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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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_파트리크 쥐스킨트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첫인상이다. 첫인상은 사람의 분위기, 이미지를 형성하게 되고 어느 정도의 편견이 생기기 마련이다. 첫인상은 보통 시각적인 자극이 크지만, 후각적 자극 또한 영향을 준다. 사람을 첫인상으로 기억하지만, 그 사람의 향이 강렬할 경우 향으로 사람을 기억하기도 한다. 지나가다가 익숙한 향기를 맡게 되면 뒤를 돌아보고 향기의 주인공이 내가 생각한 사람인지 찾게 된다. 향의 이미지는 사람의 느낌이 비슷하게 형성이 되곤 한다. 사람의 감각 중에 가장 예민한 감각은 후각이라고 한다. 즉 사람을 인지하기에 가장 쉬운 지표라고 할 수 있다.


향은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기도 하지만 공간에 대한 이미지 또한 형성한다. 학부 시절 기업 관련 팝업 스토어를 미리 체험하고 이를 평가하는 좌담회에 참여하였을 때 평가 기준 중에서 스토어의 전체적인 디자인도 중요했지만 가장 중요하게 평가했던 것이 처음 매장에 들어왔을 때 맡았던 향이었다. 향이 어떤 느낌이 났는지, 그 향으로 인해 매장에 오래 있고 싶어하는 지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졌다. 그만큼 매장에서 나는 향이 매출에 직결적으로 영향이 간다고 한다. 그만큼 사람 혹은 공간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향이다. 책의 주인공인 그루누이는 한번 맡은 향을 기억할 정도로 향에 집착하여 좋은 향이 나는 여인들을 죽여 이를 향수로 만든다. 그러한 향들을 조합하여 그는 향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고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게 만든다. 그만큼 향이 이미지 형성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의 후각이 예민하기도 하지만 쉽게 피로해 향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향으로 인해 형성된 사람 혹은 장소의 이미지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하지만 그루누이 또한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진정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 아닌 풍기는 향에 매혹되어 온다는 것을 안다. 이처럼 향에 의한 이미지는 잊히지 않지만 사람이나 장소의 이미지가 변화함에 따라 향의 좋고 싫음이 달라지곤 한다. 즉 향수 자체에서 오는 이미지는 좋지만 그 향의 근원지의 본질적인 이미지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향으로 치장을 해도 본질적인 것은 변하지 않고 독한 향수의 향만 남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어떠한 향이 좋은 향이고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향일지를 고민해보았다. 인위적인 향이 아닌 사람들 각각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향만이 진정한 좋은 향일 것이다. 사람이나 장소를 처음 접했을 때는 느끼는 향이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미지는 영구적이지 않고 사람 혹은 장소에서 느껴지는 본질적인 향으로 변화할 것이다. 과연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나의 이미지 혹은 향이 무엇일까. 아직 나만의 본질적인 향이 없을 수 있다. 


한동안 나만의 향을 찾기 위해 여럿 향수 브랜드의 향을 시향해본 적이 있다. 마음에 드는 향수를 고르고 이를 주변 사람들에게 평가를 요구하면 자주 듣는 코멘트가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향이라는 것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향과 나에게 어울리는 향이 상반될 때 나는 언제나 내가 느끼는 '나'와 다른 사람이 느끼는 '나'가 다르다를 느꼈다. 또한 거기서 어떠한 지표에 맞춰야 할지 언제나 고민되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어떠한 지표에 맞추기 보다는 일단 나만의 본질적인 향을 찾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내가 좋아하든 남이 좋아하든 향수는 어디까지나 인위적인 향으로 어느새 사라지게 된다. 즉 그런 인공적인 향이 아닌 내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 향으로 인해 나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이 아닌 본질적인 이미지로 인해 나만의 향을 개척해나가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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