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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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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룡
댓글 0건 조회 5,499회 작성일 21-03-0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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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처음 책 제목을 보면 무슨 의미인가 의아함이 들 수 있다. 제목의 의미는 하루의 시작을 하는 아침에 자신이 죽음을 직면한다고 상상해 보라는 것이다. 잠시 후 죽음을 맞이한다고 생각했을 때 지금의 순간은 달라 보일 것이다. 나를 옭아매던 당장의 걱정에서 벗어나, 놓치고 있었지만 내가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주변 소소한 행복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영원히 살 것 같은 굴기에서 벗어나 죽음에 비해서는 작고도 작은 현재의 근심들을 충분히 품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며 더욱 진솔한 하루의 시작을 열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2가지의 메시지를 얻었다.

1.     사고, 죽음 등은 다른 사람 이야기가 아니라 나에게도 얼마든지 해당 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무리 유행해도 올라가는 확진자 숫자만큼 코로나에 대한 나의 체감이 비례해서 올라가지는 못 했다. 물론 이성적으로는 더욱 조심하며 방역 수칙을 지키고자 했지만, 내심 길어지는 코로나 방역으로부터 지쳐가는 느낌만 강해졌다. 별 다를 게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대학교 친구들과 집에서 술 한 잔을 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약속 전 날 밤, 친구들 중 한 명에게서 전화가 왔고,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집 앞 편의점을 내려갈 때에도 KF94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하던 친구였기에, 친구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대장이 와도 너는 안 걸리겠다는 우스갯소리를 듣던 녀석이었다. 귀찮게만 느껴지던 바이러스는 그 때부터 비로소 무섭게 다가왔다. 후각과 미각이 마비되고 무엇을 먹어도 모래 먹는 맛이라고 말한 친구의 생생한 후기를 들으며 지구 반대편에나 있는 거 같았던 바이러스가, 이제는 문을 열면 바로 들어와 퍼질 거만 같은 불안함으로 바뀌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연구실 출근을 위해 수십 번 왕복했던 도로를 운전하였다. 항상 지나가던 누리네거리 빨간 신호에 정차하였고,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차근차근 생각해 보던 와중에 엄청난 충격이 뒷목에 전해졌다. 처음에는 상황 파악조차 하지 못 하다가, 이내 정차 신호와 내 차를 보지 못 한 운전 미숙자가 시속 50km/h로 내 차를 들이박은 것임을 알았다. 그렇게 그 날의 모든 계획은 예기치 못 한 사고로 입원하게 되면서 모두 어긋나게 되었다. 대차 사고는 부주의한 운전자들 일부에게만 해당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멀게만 느껴지던 차 사고는 평범해 보였던 어느 날 불쑥 나의 현실이 되었다. 사고가 난 지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뭉친 목과 어깨의 불편함은 그 날의 충격을 문신처럼 각인 시킨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을 겪고, 이번 책을 읽으며 마음에 떠오른 명언이 하나 있다.

 

마이크 타이슨의 명언

“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다. 쳐 맞기 전까지는.

“

영원히 내가 지금처럼 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친구의 코로나 확진, 교통 사고 등 예상치 못 했던 일들을 언제 마주하게 될 지는 모르는 것이다. 위험은 다른 사람들에게만 존재하는 게 아니고, 내 일이 될 수 있다. 그러한 생각으로 항상 조심성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다만 계획대로 살 수 없는 게 인생이니 놀고 먹자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생각에서 더 나아가 죽음 또한 머나먼 일이 아닌, 지금이 마지막 순간이라고 생각하며 상황이 허락하는 한 현재를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2.     당장의 근심,걱정에 매몰되어 주변을 놓치지 말자.

최근 ‘Soul’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영화 주인공 조 가드너는 재즈 음악을 사랑하는 음악인이다. 유명한 재즈 pub에서 공연을 서는 것이 꿈이지만, 현실은 기간제 음악 교사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따분한’ 일상 속에서 그에게 유명한 재즈 음악인과 한 팀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신나서 집으로 가던 도중, 그는 맨홀 뚜껑에 빠져 죽고 만다. 사후 세계에서 여러 에피소드를 겪으며 그는 자신이 목표하는 재즈 공연을 서는 것만이 행복이 아니고, 이에 집착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된다. 그 동안 놓치고 살았던 소소한 행복들을 되돌아 본다. 미용실 직원과의 진솔한 대화, 식사를 할 때마다 느끼는 음식이 주는 행복감, 따스한 햇살,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 그리고 회오리를 그리며 떨어지는 나뭇잎 하나까지도…

재즈 공연에 서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지 않더라도, ‘따분함’이 아닌 ‘따스함’이 이미 충분히 가득한 일상이라는 것을 깨달은 조 가드너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마무리한다.

최근 내 모습을 되돌아보면, 당장의 석사 연구를 어떻게 진행해 나갈 지 막막하고 답답하여 다른 어떤 것들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2년 석사 생활 내내 해결해 나가야 하는 큰 과제를 인생의 유일한 목표로 둔 채, 스스로를 옭아 매는 트랩으로 만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간 밤 새벽에 건강이 악화되어 외할아버지께서 응급실을 가셨고 진단을 받고 있으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주변에 항상 있을 거 같던 사람들을 돌아보고, 연락 한 번이라도 더 챙기며 현재의 소중한 순간을 충분히 느껴야 할 거 같다. 나를 옭아맨다고 당장의 걱정들이 더욱 잘 해결 되는 게 아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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