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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바스 - 파트리크 쥐스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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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규섭
댓글 0건 조회 5,204회 작성일 21-01-0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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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바스 - 파트리크 쥐스킨트

 

이규섭

 

가끔 쉬이 자신의 업에 과할 정도의 자부심을 드러내는 사람들을 본다. 이 사내도 마찬가지다. 지휘자와 바이올린을 한껏 깎아내리며, 결국 오케스트라는 콘트라바스가없으면 돌아가지 않는다고, 지휘자는 없어도 되지만 콘트라바스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고 말한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다. 논리적 비약과 단호한 어조 속에 숨겨진두려움을 통해 우리는 그들이 내심 누구보다 불안해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긴 독백속에서, 열변을 토하며 콘트라바스가 가장 중요한 악기임을 역설하는 와중에도 자꾸만튀어버리는 이야기가 수면 아래 가려진 그의 불안정함을 드러낸다. 장황한 변명속에 오히려 화자가 가지고 있는 콘트라바스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독자도 눈치를 챌 즈음그는 슬쩍 본심을 흘리기 시작한다.

그는 오케스트라 단원중 메조 소프라노를 맡은 아가씨 사라에게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그 짝사랑의 과정에서 콘트라바스와 메조소프라노 만큼 자신이 그녀와 어울리지않는 다는 사실에 괴로워 한다. 소프라노에게 필요한 것은 반주자이고, 콘트라바스와 소프라노를 위한 협주곡은 없다. 3현 콘트라바스가 사실 더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는것도, 시끄러운 도심에서도 윗집 부인이 항의를 할 만큼 두터운 방음벽을 뚫어버리는 ‘악기의 관통력’도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결국 자신은 음악가가 아닌 기술자에 불과하며, 자신은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없다며 이내 고백해버리는 그는 그 모든 것이 바로 콘트라바스라는 악기 때문이라고 이내감정을 폭발시켜 버린다. 그의 마음은 이미 두꺼운 현을 짓누르느라 단단해진 굳은살 속에 파묻혀버렸고, 그의 타고난 고운 손과 굳은 살의 대비 만큼이나 모순적인 감정으로가득했다.

음정이 틀려도 사라의 목소리는 아름다웠다. 그의 말마따나 아름다운 목소리는 그 자체로 지적이어서 설령 그 목소리의 주인이 멍청이일지라도 상관이 없었다. 그게 음악의잔인성이었다. 그러나 자신은 어떠한가? 그 어떤 곡도 완벽히 연주할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소리는 절대로 낼 수 없다고 말하는 그는. 그는 아름다운 그녀를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 그 누구보다 아름답게 연주를 해내는 것으로 그런 정공법으로 그녀를 향해 감정을 전하려 했지만 그것이 더 큰 비극으로 이어졌다. 수석콘트라바스 연주자 조차 그의 연주가 그날 얼마나 끝내주게 아름다웠는지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것이 바로 이 빌어먹을 악기가 가진 내재적인 문제였다. 음악적인 가장형편없는 톤을 가지고 있는 오케스트라 가장 하위 계층의 악기. 사실 그 아래에 위치해야 할 팀파니 보다도 청중의 기대를 사지 않는 악기. 그 자체를 위한 협주곡은 대부분유명하지 않은 작곡가들에 의한 것 뿐인 그런 악기. 그리고 오케스트라 단원이라는 공무원 신분, 그 안전한 삶에 갇혀 콘트라바스 지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자신의 삶에절망한다. 콘트라바스를 연주하는 사람 중에 그것을 원해서 시작한사람은 없다는 그의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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