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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으면 장례식장에 누가 와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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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희태
댓글 0건 조회 5,940회 작성일 21-01-0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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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고 긴 2020년이 끝나고, 새로운 해가 찾아왔다. 나는 항상 새해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시간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지고는 한다. 그런 점에서, 나의 지난 2020년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혼자”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대학원에 들어오기 전까지 집에서 거의 아무와 이야기하지 않은 채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었으니까 말이다.

 

 혼자라는 것은 참 무섭다. 그 중 가장 무서운 부분은 내 고민, 생각들을 말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고민을 말하지 못한 만큼, 혼자 고민을 스스로 되씹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리고, 대부분 그 생각은 부정적인 쪽으로 넘어가게 된다. 특히, 밤에 혼자 술을 마시면 그런 생각이 더욱 심해진다. 술에 취한 상태로 문득 SNS 에 들어가면 항상 행복한 사람들만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사진 속에서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다른 사람들과 서로 소통하고 있었다. 문득, 나의 SNS 계정을 보았다. 피드에는 아무런 게시물이 없었고, 몇 안되는 타임라인에는 아무도 좋아요를 누르지 않고, 댓글조차 없었었다. 수많은 좋아요가 달린 게시물과 비교되었다. .

 

 나쁜 생각은 마약과 같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마음은 부정적인 생각으로 채워져갔다. 마치 주위 사람들 얼굴에 X표가 그려져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평소에 그리 마음에 들지 않던 몇명에게만 붙어있던 X표 딱지는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붙어져 갔다. 점점 더 많은 오해가 (내 쪽에서의 일방적인 생각이지만) 쌓이며 원래 있던 인간 관계마저 무너지고 있었다. 그들에 대한 질투와 부러움이 열등감으로 표출되고 있었다. 그렇게 5월, 6월이 될 때때 까지, 나의 마음은 나쁜 생각에 침식되어 갔다.

 

 

 예상치 못하게, 전혀 다른 국면에서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찾아왔다. 6월 중순, 막 대학원 면접을 마치고 킥보드를 타다 돌부리에 타이어가 걸려 그대로 넘어지게 되었다. 양 팔이 모두 부러져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 순간, 내가 X표를 친 사람들이 스스로 내게 다가와서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나는 지금까지 혼자서 멍청하게 그들이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내가 그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에, 스스로 껍질을 만들어 그 속으로 들어가 혼자서 곪아 있었던 것이다. 사실은 그게 아닌데.

 

 

 그 사실을 깨달은 후, 지금은 완전히 O표는 아니더라도, 더 이상의 X표는 쳐지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내 주위 사람들은 나에게 친절하고, 관심을 주고 싶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지금 이 책,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 를 읽으며, 내가 이 책을 그 전에 읽었었으면 싶다. 꼭 그렇게 팔이 부러지지 않아도 내 주위는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

 

“ 잘 버텨줘서 고맙다는 말, 고생했다는 말, 따뜻하게 입으라는 말, 그 하루가 힘들어서 였을까, 우리는 거창한 위로보다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가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내가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구절이다. 내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기도 하다. 나는 그들에게 상처를 느끼면서 그들이 나를 위로해주기를 바랬었지만, 사실 내가 원했던 것은 나를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그 마음을 원했던 것이다.


“오늘도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잘 버텨 주셔서 진심으로 고마워요, 모두 다 잘 될 겁니다.”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나는 스스로 다른 이들을 부정하며 모든 힘듦은 혼자 안고 있었다. 고인 물이 썩는 것처럼 고민들은 곪고 곪아 나를 더욱 아프게 했다. 나에게 부족했던 점은 그 짐을 다른 이들에게 털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람은 한번에 생각 할 수 있는 범위와 분량은 정해져 있다고 한다. 한정된 범위에 스스로의 고민과 부정적인 생각이 꽉 채워져 있으니, 제대로 된 생각을 하기 보단 고민을 위한 고민만 계속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 고민들은 매우 사소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이 짐을 나누면서, 그만큼 생긴 생각의 여유에 해결책과 대안을 대신 들인다면,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앞으로의 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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