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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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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의준
댓글 0건 조회 5,590회 작성일 21-01-0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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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저


 사람은 잠을 자며 꿈을 꾼다. 꿈에서 때로는 좋은 여행지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귀신이나 괴물에게 쫓겨 허겁지겁 도망 다니는 꿈을 꾸기도 한다. 또 어떤 때는 살면서 다시 가고 싶지 않은 시절을 꿈으로 꾸기도 한다. 제대한 사람이 재입대하는 꿈을 꾸거나, 학창 시절 괴롭힘을 당했던 이는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던 시절을 꿈으로 꾸기도 한다. 이런 부류의 꿈을 꾸고 일어나면, 한편으로는 '현실이 아니라 꿈이었구나'라는 안도감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영원히 지우고 싶은 트라우마를 다시 마주했다는 사실에 불쾌한 감정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만약에 우리가 꾸는 꿈을 선택할 수 있다면 우리의 트라우마를 담고 있는 꿈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꿈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이 백화점은 꿈을 상품으로써 손님들에게 판매하는데 꿈을 사고팔 수 있다는 설정이 독특하고 흥미로워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잠이 들어야만 갈 수 있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는 층별로 다양한 꿈을 판매하고 있는데 악몽, 그중에서도 사람들의 트라우마를 꿈으로 판매한다. 트라우마를 꿈으로써 판다는 설정이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달러구트의 묘하게 설득력 있는 말 때문에 트라우마 꿈을 구매했던 손님들도 꿈을 꾸고 나서 한동안 잊고 있던 그들의 트라우마를 마주했다는 사실에 찝찝한 느낌과 불쾌한 감정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들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가서 환불요청을 했고 소리를 지르며 왜 이런 꿈을 파냐고 항의했다. 이에 달러구트는 이러한 꿈은 손님들의 트라우마를 단순히 상기시키는 것이 아닌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꿈이라고 대답하며 손님들을 진정시킨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거꾸로 생각하면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나가던 때일지도 모르죠.

이미 지나온 이상,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랍니다.

그런 시간을 지나 이렇게 건재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손님들께서 강하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손님들이 현존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전의 어려움을 헤쳐나갔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전의 어려움을 트라우마로 생각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더는 트라우마가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심리 치료는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는 말도 있듯이 달러구트가 '트라우마 꿈'을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이라고 생각한 것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이 대목을 보면서 내 머릿속에 떠오른 속담이 하나 있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다. 실패는 그 자체로는 좌절, 우울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실패는 이것의 원인을 파악하고 분석하여 이에 적절한 해결책을 찾음으로써 한 단계 성장시키고 결국 성공에 가까워지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즉, 물이 반 정도 찬 컵을 보고, 반밖에 남지 않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같은 것을 바라보면서 생각의 차이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이는 연구에도 적용된다. 연구는 주로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것을 탐구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필히 실패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사실 연구자에게 실패는 일상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라는 특성상 실패가 잦기 때문에 대학원생들이 모여있는 곳은 특유의 우울한 분위기가 있다고 말한 연구실 선배의 말이 떠오른다. 중요한 것은 연구 결과의 실패를 맞닥뜨렸을 때의 자세이다. 단순히 실패로 인해 좌절하는 것이 아닌 그 실패를 해결하기 위한 자세가 필요하다. 실패한 결과를 분석하고 그 결과가 나온 원인을 파악하여 이에 적합한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나 자신도 연구하면서 실패를 할 때면 매번 좌절하고 우울한 감정을 갖는다. 나의 노력이 헛수고였느냐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러한 감정을 빠르게 떨쳐내는 것이다. 담금질을 통해 쇠의 재질이 단단해지는 것처럼 연구하면서 실패의 경험들이 쌓이다 보면 실패로 인해 좌절하고 있는 시간이 점차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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