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은 숲속 오두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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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숲속 오두막으로
– 패트릭 허치슨 –
패트릭 허치슨은 20대 중반 어느 날,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에서 7,500달러를 주고 숲 속의 작은 오두막을 샀다. 주변인들이 학위 취득, 결혼과 육아, 재테크 등 하나씩 삶의 책임감을 갖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홀로 방황하던 한 청년이, 충동적으로 구매한 작은 오두막이었다. 허치슨이 갑자기 오두막을 알아보고 구매하게 된 이유도 황당하다. 집을 계약하고 고쳐 나가는 과정이 꽤 책임감 있는 어른처럼 보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 직장생활과 아무 생각 없이 보내는 여가 생활을 벗어나, 어린시절 선망하던 숲속 아지트를 마련하고 내 취향대로 가꾸어 나가는 과정은 꽤 멋지지 않은가.
그렇게 허치슨은 풍경은 아름답지만 조금 낙후된 동네에 무언가 많이 엉성한 작은 나무 오두막을 구매하게 된다. 전기, 수도, 배관과 같은 기초 설비도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은, 나무 상자에 지붕 하나 얹힌 수준의 공간. 집을 짓는 법도, 고치는 법도, 공구를 다루는 법도 모르지만 머리속으로는 이미 근사하게 개조한 오두막에서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책의 내용은 이렇듯 충동적으로 구매한 오두막을, 작은 숲 속의 아지트로 만들어 가며, 추억을 쌓아가는 과정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집을 고치기 위한 자재와 공구를 구매하고, 부족한 설비를 공사해 나가고, 원하는 인테리어 소품을 고심하고, 다락방과 화장실도 만들고 화목난로 하나를 들이겠다고 천장에 구멍도 내보며 허치슨은 시간이 되는 주말마다 오두막으로 가 시간을 보낸다. 손을 보탤 수 있는 친구들도 하나씩 붙어 망치질을 해주기도, 인테리어에 의견을 내기도, 함께 공구 사용법을 고민하고 집의 설계방향을 논의하기도 하며 열정을 불태운다. 애초에 건성으로 지어진 건물을 비전문가인 사람들이 고쳐 나가는 것이다 보니 오두막이 온전한 집의 형태를 갖추어 아늑해지기 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흐른다. 또한 언제나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기에 오두막에 발생한 문제들을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들이 책 내용의 주를 이루고 있었고, 마지막엔 새로운 곳에 또 다른 아름다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지금의 오두막을 판매하는 것으로 글은 마무리가 된다.
겉보기에는 충동적으로 낡은 오두막을 산 한 청년이, 고군분투 끝에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지만, 책을 덮은 후 인상깊었던 부분은 패트릭 허치슨의 삶에 대한 성찰의 과정이었다. 허치슨은 오두막을 구매하기 전,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생계의 벽 앞에서 지역 광고 카피라이터로 살아가는 직장인이었다. 일을 하며 즐겁다거나 보람을 느끼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그만두고 새로운 일에 뛰어들 위험부담을 감수할 용기도 없어, 어쩔 수 없이 직업을 유지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 말이다. 오두막을 구매하고 수리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카피라이터 생활은 유지했지만 그 때부터는 본인의 정체성이 ‘카피라이터’가 아닌, ‘주말마다 숲 속 오두막을 고치는 나’로 바뀌어 가며 활력을 얻는다. 카피라이터는 직업으로서 수익을 가지고 오는 수단으로 전락해버리고, 허치슨의 삶의 중심은 점점 숲 속 오두막으로 옮겨간다.
흥미로운 점은, 그의 삶이 극적으로 바뀐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여전히 평일에는 직장에 출근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을 이어간다. 달라진 것은 외적인 조건이 아니라,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이었다. 삶을 이대로 그냥 의미없이 흘려보내는 사람이 되면 어쩌지? 하는 고민을 했던 한 청년은, 더 이상 자신의 삶을 ‘어쩔 수 없이 이어가는 상태’로 인식하지 않고, 선택한 무언가를 중심으로 시간을 쌓아가는 상태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자신이 삶에 가장 열성을 쏟을 수 있는 것으로 직업적인 변화도 시도한다. (새로운 오두막을 지어서 사람들에게 분양하기)
다소 무모해 보였던 한 청년의 집 짓기는, 망가진 오두막을 수리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다시 구성해 나가는 과정에 가까웠다. 그리고 이 전의 삶에 비해 꽤 멋있어지지 않았는가? 조금은 우당탕 사건의 연속이었다 하더라도, 타인의 시선에 맞춘 정형화 된 길을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샛길로 빠져 모험을 즐겨보는 것. 어쩌면 삶의 방향이 의심되고 흔들릴 때 필요한 것은 완전히 새로운 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의미를 둘 수 있는 작은 선택 하나일지도 모른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더라도, 그리고 당장의 문제가 눈앞에 펼쳐지더라도, 내가 계속해서 시간을 쏟을 수 있는 정도로 그 행위를 사랑한다면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인생이란 긴 여정에서, 가끔은 타인의 시선과 상관없이 무모해져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일단 해보자. 아무렴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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