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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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세계
제이슨 솅커 저
코로나가 우리 생활에 자리 잡은 지 거의 일 년이 되어가고 있다. 2020년 1월 20일, 35세 중국인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되면서, 국내 첫 감염자가 발생했다. 그로부터 한달 후인 2월 20일 신천지 대구 교회에서 38명의 대규모 감염자가 나오면서, 잠잠해지던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었고 국내에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도 계속 크고 작은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는 계속 Up & Down을 반복 중에 있다. 코로나 발생 당시 전문가들이 코로나는 올해 안에 끝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정확히 맞아떨어지고 있다. 다행히 현재 국내 및 해외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코로나 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고, 실제로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항체 치료제 'CT-P59(성분명:레그단비맙)'는 임상3상 시험까지 승인을 받은 상황이라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코로나 종식이 곧 도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 우리의 삶이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코로나 이후의 세계’ 저자 제이슨 솅커는 코로나 이후 변화할 세계의 여러 측면에 대해 재빠른 스케치를 보여준다.
먼 미래에 더욱 중요해질 것들이 무엇인지 아는 것만큼이나 머지않은 미래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의 주제를 나타내는 문장이다. 이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거대한 하나의 패러다임의 변화보다는 비교적 가까운 미래에 코로나로 인해 벌어질 변화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가 미국인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내용이 미국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하면 방역이 잘 되었고 강제적인 봉쇄 조치는 없었기 때문에 미국 상황과는 체감되는 것이 다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이고 미국의 변화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예측하는 중요한 키 중 하나는 원격근무다. 코로나 19의 확산은 원격근무를 확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저자는 원격근무의 확산이 단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코로나 이후에도 일상적인 근무 형태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이는 원격근무를 할 수 있는 업종의 경쟁력이 늘어나고, 필수 노동자가 아닌 현장 근무 인력의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다. 의료 서비스업, 유통망 관련업 등 필수 노동과 원격 근무가 가능한 직업들은 코로나 19가 종식된 이후에도 선망의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더 나아가 원격근무의 확산, 즉 통근 수요의 감소가 에너지 수요의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원격근무의 확산이 기업 사무실 수요의 감소와 직장·주거 근접의 아파트보다 넓은 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을 낳아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한국은 강제적 완전 봉쇄 조치는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영향의 체감이 덜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에서 생각보다 빨리 재택근무 실험을 하게 됐고, 이는 역시 코로나 19가 지나간 후에도 원격근무가 가능하거나 더 적합한 부분에 대한 고민과 실행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19는 교육의 미래 역시 온라인으로 옮겨버린다. 저자는 기존의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 시스템을 중세의 길드 시스템에 비유하며 온라인 교육은 이 길드 시스템을 해체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대학에서 네트워크를 첫 번째 가치로 여기고 교육을 두 번째 가치로 본다면,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에 대해 비싼 학비를 지불할 마음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저자는 온라인 교육으로 인해 더욱 많은 사람이 보다 많은 학습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본다. 사실 온라인 교육은 상당 기간 이야기돼 온 주제다. 특히 학교에서 사회성 함양과 생활지도 등의 필요성보다 지식의 전달이 중시되는 대학 이상의 성인 대상 교육에서 더욱 논의가 활발했다. 그러나 그동안 MOOCs(Massive Open Online Courses)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MOOCs가 기존의 대학 교육을 대체하거나 실제로 위협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강제적으로 많은 대학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고, 다음 학기에도 예전처럼 모여서 수업을 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이러한 코로나 19의 상황이 저자의 주장처럼 교육의 미래를 바꿔 놓을 수 있을까? 이 부분은 사태가 얼마나 장기화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19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막대한 유동성을 시장에 풀었다. 저자는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확대(양적 완화)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 중앙은행이 국채, 주택 담보부 채권, 회사채, 주식 심지어 실물 자산까지 손을 댈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미국의 국가부채가 계속 늘어나며 그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미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부채 비율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낮기는 하지만, 미국 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크기 때문에 글로벌 경제가 미국의 부채를 흡수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복지 지원으로 인해 국가 부채가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의 인구 구성이 노령화됨에 따라 복지 부담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물론 현 상황에서 긴축을 고려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팬데믹 이후의 재정 건전성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도 뾰족한 수를 제시하지는 못했고, 누구도 확신하기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이 팬데믹 사태에서의 재정지출과 재정 건전성에 대한 고민은 현재 어느 정부도 피해갈 수 없는 고민이다. 우리도 경기를 살리기 위해 재난 소득을 지급하고 추경을 실시하고 있다. 물론 현 상황에서는 재정지출 확대가 필요하며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하면 재정이 건전하다고 하지만, 그런 나라에 비하면 기축통화국도 아니고 경제 규모가 작다는 문제점이 남아있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니 더욱 고심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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