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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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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의중
댓글 0건 조회 5,330회 작성일 20-12-19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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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 찰스 디킨스

 

 2020년이 거의 끝나가고 어김없이 12월이 다가왔다. 나에게 12월은 개인적으로 소중한 시간이면서 여러모로 센티(sentimental) 해지는 시즌이다. 더욱이 나이를 먹을수록 연말의 따스한 분위기에 강하게 취하는 것 같다. 싫으나 좋으나 매일 아침 같은 곳으로 출근 해야 하고, 조금씩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 같다가도 모아보니 비슷한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1년이 채워졌다. 많은 것들을 게워내며 열심히 나아간 것 같지만 막상 달라진 게 없는 느낌이 들곤 한다. 크리스마스를 핑계로 일부러라도 이정표를 하나 만들어 이 허망한 느낌을 달래고 싶은 건 아닐까. 분위기에 취하는 게 아니라 취하고 싶은 것이라 하는 게 맞겠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야기다.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는 어디에서나 환영받지 못한다. 오죽하면 동네 강아지도 그를 피해 다닌다니 그의 지독한 성격을 알 만하다. 그에게 크리스마스란 그저 가게 조수가 쉬는 날이라 못 미더운 날일 뿐이다. 그런 그에게 7년 전 죽은 동료가 유령이 되어 찾아온다. 그 유령은 앞으로 3번의 유령이 스크루지에게 찾아올 것이라 말해준다. 그 세 유령은 차례대로 과거, 현재, 미래의 크리스마스로 스크루지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 어릴 적 뭐가 그렇게 신나는 일들이 많았는지 과거의 스크루지를 구경하는 지금의 스크루지는 옛 추억에 흥분한다. 그러다가 젊은 스크루지가 사랑과 돈 중 사랑을 포기해야 했던 아픈 순간도 마주해야만 했다. 그리고 현재의 크리스마스엔 자신을 찾아왔던 조카와 조수가 지금 얼마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보여준다. 마지막으로는 스크루지가 죽은 미래에는 그의 묘지에 아무도 오지 않는 크리스마스를 보게 된다. 적잖이 충격을 받은 스크루지는 성격을 고쳐먹겠다 마음먹는다.

 


 어떤 사람들은 스크루지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웃기도 했지만, 스크루지는 그들이 웃든 말든 내버려 두었고 별로 개의치 않았다. 처음에 사람들의 비웃음을 당할 각오를 하지 않으면, 이 세상엔 영원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만큼 현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비웃음은 눈을 감아버리면 그만이며, 사람들이 병을 앓아 별로 아름답지 않은 흉터가 남는 것보다는 차라리 웃어서 눈가의 주름살이 생기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자신의 마음이 웃고 있으면 그걸로 충분했다. - 크리스마스 캐럴 中

 


  스크루지 영감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려는 메시지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그는 너무 합리적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더불어 사는 세상은 우리에게 합리적으로 살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글씨로 채워져있는 종이 뭉치에 푹 빠져서 시간을 허비하며, 매일 저녁 TV 앞에 앉아 꾸며낸 이야기를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누구에겐 그저 하루일 뿐인 크리스마스를 위해 파티를 준비하며, 나노팹 건물 1층에는 매년 어김없이 연말을 위한 트리와 장식들이 들어온다. 이 모든 행동이 합리적이냐고 묻는다면 누군가는 단연코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 누가 우리에게 합리적으로만 살라고 했던가. 모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의 합을 우린 삶이라 부른다. 그러니 12월만큼은 떳떳하게 원하는 곳에 자신의 애정을 쏟아보도록 하자. 그것이 우리의 삶을 조금이라도 낭만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을 테니까.

 


  1836년의 마지막 밤, 여기 난롯가에 앉아있다. 마치 올 한 해 동안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혔던 특별한 일이 하나도 없었던 것처럼, 그리고 지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즐거운 표정으로 이 원고를 써 내려간다. -찰스 디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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