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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의 노래 - J.D.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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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환
댓글 0건 조회 6,234회 작성일 20-09-0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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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한 집에서 부모님이 어렵게 뒷바라지 하여 사법고시 패스한 아들을 만들어낸 경우를 보고 한국에서는 흔히 “개천에서 용났다”라고 표현한다. 단순히 경제적 가난만을 극복한 것이 아니라, 알코올중독인 아버지 밑에서 냉수로 배를 채우며 공부하여 성공을 일구어냈다는 신화는 더더욱이 사람들을 자극하기에 좋다. 이 책의 저자인 J.D 밴스 역시 이러한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벤스의 회고록이다. 단순히 빈민가에서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성공신화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른 회고록과 차이가 있는 듯 하다.

 힐빌리(Hillbilly)는 미국 중남부 지역 애팔래치아 산맥을 중심으로 그 주변 지역에서 살아가는 백인 노동자 계층을 비하하는 말로 우리에게 생소한 용어이다. 책에 의하면 백인을 힐빌리라고 부르는 것은 흑인을 깜둥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굉장히 모욕적인 말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절대로 백인들 앞에서(사실, 비하적인 표현은 백인 뿐 아니라 모든 사람 앞에서 사용하면 안되는 것이지만) 사용해서는 안 될 말이다.

 벤스는 힐빌리에서 살았고, 이 지역의 사람들은 대부분이 같은 환경에 처해있다. 아무도 대학에 가려고 하지 않고, 부모님들 중에서 고학력(대학 졸업)자가 없을 뿐더러, 사생활이 문란하다. 이런 환경에서 벤스가 예일대 로스쿨까지 진학 할 수 있었던 계기가 2가지가 있다. 첫째, 할모를 만난 것과 둘째, 해병대에 입대한 것이다. 할모는 우리나라 말로 할머니를 뜻하는데, 할모라고 번역한 이유는 힐빌리의 사투리를 살리기 위함이다. 할모는 벤스를 엄격하게 공부를 시켰고, 그 덕분에 벤스는 공부하는 습관을 형성하게 되었다. 매번 남자를 갈아치우는 엄마 밑에서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던 벤스는 할모 밑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다. 또한 벤스는 해병대에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노력한 만큼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배운다. 힐빌리에서는 도전조차 할 수 없었고, 할 생각도 없었던 때와 다르게 노력으로 결실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친 것이 그의 성자에 한 몫을 하였다.

 정치인들은 빈부격차, 교육의 격차 등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제시한다. 하지만 여당이건 야당이건 그들이 내놓는 정책은 문화를 간과한 정책이다. 힐빌리는 이미 패배감이라는 문화에 사로잡힌 곳이다. 그런 곳에 아무리 좋은 정책을 제시하여도 근본적인 것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바라는 격차의 해소는 일어나지 않는다. 벤스 역시도 책에서 힐빌리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정서를 무슨 선택을 해도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절망적인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문화를 맛보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새로운 문화에 벤스의 노력까지 더해진 것이 그의 성공의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절망과 패배감만을 느끼던 사람들에게 목표달성이 가능한 문화를 맛보게 한다면, 그들은 그 목표를 달성하는 기쁨을 다시 한번 느끼기 위하여 또다시 노력을 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그 집단도 개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인 벤스 역시도 갈등, 빈부격차 문제에 대한 확정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불확실한 결말로 책을 마무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격차로 인한 갈등 문제 등은 여전히 해결을 위하여 많은 논의와 연구가 필요한 문제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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