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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 어니스트 허밍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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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희태
댓글 0건 조회 8,590회 작성일 20-09-0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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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벌써 대학원에 들어온 지 2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주변 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2달이라는 시간은 내가 소위 `대학원생`으로 불리는 사람으로 바뀌는데 충분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처음에 셔츠와 슬랙스, 구두까지. 누가 봐도 신입생다운 옷들을 입고 다니던 나의 차림새는 슬리퍼와 검은색 티셔츠, 냉장고 바지로 대체되었으며, 아침마다 드라이기를 여러 각도로 조절하여 만지던 머리 스타일도 점점 땀에 젖어 떡이 진 모습으로 바뀌었다. 학부 친구들을 가끔 만날 때마다 그들이 나의 바뀐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모습을 보면 "내가 이 생활에 생각보다 잘 적응을 하였구나"라는 생각도 들긴 한다.



그러나 가끔 밤에 집으로 가는 길에서, 길가에 설치된 볼록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내 자신감이 점점 떨어졌었던 것 같다. 거울에 크게 비친 땀에 엉겨 붙은 머리와 마스크 자국이 잔뜩 난 얼굴을 보면 나 스스로가 너무나 초라해 보였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점은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주변에서 보이는 나의 모습을 매우 신경 쓰는 경우였기 때문에, 나의 안 좋은 모습들이 더욱 크게 다가왔었다. 휴대전화기에 저장된 옛날 사진과 거울 속에 비치는 나의 변한 모습을 비교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자신감은 점점 떨어졌었다.



생각해보면 떨어진 건 단지 자신감뿐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대학원에 진학한 초반의 열정도 점점 사그라들었었다. 출근 첫날 의욕이 넘치는 나의 모습은 점점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으로 바뀌어 갔다. 어떤 일에 대해서 도전을 하기보다는 회피하고 싶었다. 편한 방법만 찾고 싶었다. 그런 마약 같은 생각이 점점 내 머리를 지배하려고 하였다. 그래서 벌을 받은 것일까.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잘 안 풀리기 시작하였다. 일하는 도중, 정말 어처구니없는 기본적인 실수를 할 뻔한 적도 있었고, 열심히 정리해놓은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아 날릴 뻔한 적도 있었고, 일 외적으로도 새로 산 충전기가 3일 만에 고장 난다거나, 킥보드 키를 분실하여 출근할 때 한동안 걸어 다녔던 적도 있었다.



이렇게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삶을 보내던 찰나, 친구로부터 책을 한 권 추천받았었다. `노인과 바다`. 멕시코에 사는 늙은 어부, 산티아고의 이야기이다. 산티아고는 예전에는 훌륭한 어부였다고 하지만, 84일 동안 단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한다. 주변 사람들은 `살라오(최악의 불운).`를 만났다며 산티아고를 놀린다. 그런 와중, 소년 마놀린은 산티아고가 꼭 고기를 잡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며 그를 위로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살라오`가 옮는다며 다른 사람의 배에 타라고 한다. 마놀린의 배웅을 받으며 산티아고는 저 먼바다로 물고기를 잡으러 나간다. 그리고 바로 85일째가 되던 날, 산티아고는 낚시줄을 당기며 큰 고기가 걸렸음을 직감한다. 이틀 동안이나 큰 고기와 사투를 벌이며 결국 고기를 잡는 데 성공하지만, 결국 상어의 공격으로 생선은 
뼈만 남은 채로 항구에 돌아오게 된다




이러한 불운에도 불구하고, 산티아고는 항상 포기하지 않았다. 고기와 사투를 벌이며 몸에 난 상처가 물에 닿아 쓰라려도, 죽을 만큼 힘들어도, 고생을 다 해 결국 고기를 잡았지만, 상어에게 고기를 뜯어먹힘에도 말이다. 그에게는 이 모든 일이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도전이었다. 결과보다도 도전하는 과정에서 얻는 자긍심, 성취감이 산티아고에는 더욱 큰 가치를 지닌 것이다. 그러한 도전 의식이 있었기에, 산티아고는 잠이 들며 소년 마놀린과 다시 망망대해로 떠날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나에게 지금까지 부족한 것은 도전 의식이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나는 실험을 하는 동안 도전하는 자체를 두려워하였으며, 결과에 대해 너무 큰 압박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도전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은 결과도 있지만, 도전이 설사 실패하더라도 그 끝에 얻는 자긍심, 비법, 지식 등은 어찌 보면 결과보다 더욱 가치 있는 것들이다. 연구실 선배들이 많이 말하는 말처럼, 나는 지금까지 스스로 가상의 적을 만들고 혼자 고민해왔던 것 같다. 도전 의식이 없이 무난하게만 지내는 생활은 나를 스스로 결국 옥죄게 하였다. 책을 읽고, 나는 마음 한구석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자. 결과에 대해 너무 압박감을 가지지 말고, 시도를 해보자. 나 스스로 다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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