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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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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희태
댓글 0건 조회 5,312회 작성일 20-08-0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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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사회

-최한석 저

 

‘개천에서 용이 난다’라는 말이 있다. 주어진 환경이나 조건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여, 성공하는 사람을 이르는 속담이다. 많은 사람들은 ‘개천에서 용이 된’ 사람을 보면서, 자신도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간 성공하게 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러나 N포 세대로 대표되는, 미래가 불투명한 지금 내 세대에서는, 저 말이 과연 진짜일까? 라는 의구심이 든다.

 사실, 노력에 대해 대가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노력에 대한 보상 시스템은 인류 사회 존속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그 ‘대가’가 과연 합당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본 책에서 이를 국가의 흥망성쇠와 관련 지었다. 합당한 대가를 지불한 사회는 비교적 오래 존속했지만, 그렇지 않은 사회는 결국 실패하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부 유럽은 페스트 이후 농민들에 대해 권리 신장, 자유 등 합당한 보상을 안겨주어 산업 혁명 이후 높은 사회적, 경제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으나, 이를 지키지 않고 예전 봉건주의적 사고방식을 그대로 유지한 동유럽은 여전히 낮은 수준의 사회에 머물러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은 어디에 속해 있을까?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 나머지 책 절반을 할애하여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 구조를 통렬히 비판한다. 산업화를 통해 이룩한 경제적 결실들은 일부 기득권들에만 돌아갔으며,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소위 ‘사다리를 걷어찬다’ 라고 주장한다. 그 대표적인 예시가 교육이다. 예전에는 ‘소를 팔아 대학 보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학 입학은 성공의 보증 수표였다. 그러나 요즘은 어떨까? 국민의 70% 이상이 대학 졸업장을 들고 있으며, 그 중 성공하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자식의 성공을 위해 학부모들은 ‘더 좋은 대학’들에 자식을 입학시키기 위해 수많은 자본을 투자한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남들보다 더 많은 자본을 가진 기득권들에게 유리한 것이라 말한다. 이 현상이 계속 반복되면서 계층은 점점 더 고착화되며, 기득권 밖의 사람들은 점점 권력에서 멀어지게 되고, 자신의 노력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얻기 힘들게 된다. 중세 봉건제도처럼 사회가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부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증대했는데 왜 사람들은 더 크게 불평등을 느끼고 있을까. 이러한 문제에는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하는 교묘한 차별이 숨어 있다” – p58


불평등한 사회, 즉 실패한 사회는 심각한 사회문제의 원인이 된다. 불평등으로 인한 격차가 심해질수록 모든 권력과 재화는 기득권들에게 더욱 집중되며, 차이가 점점 벌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갑질이나 경제적 차별 같은 문제가 벌어지게 된다. 군 전역 후 내가 택배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담당자는 구두로 약속한 월급보다 더 적은 금액을 주었다. 내가 이에 대해 항의하러 사무실에 올라가자, 그는 이렇게 말했었다.

“  너 없어도 일할 사람 많아. 적다고 생각하면 그만두고 나가”


내가 한 일에 대해서 정당하게 값을 받지 못하였을 때, 나는 화남 보다도 무기력함을 먼저 느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이 상황을 절대로 바꿀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언제든지 나를 자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그에 대항할 수단이 전혀 없었다. 불공정 행위 피해자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감정은 ‘무기력함’ 이다. 양극화가 심해져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하는 사회가 만들어 졌을 때, 아래 계층 사람들은 절망과 무기력에 빠지고, 이는 사회 자본을 잠식하는 원인이 되어 ‘망국’의 지름길이 된다.


이후 저자는 이런 불평등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반적인 사회 제도 개혁을 말하고 있다. 국가가 나서서 계층 고착화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도 그리 생각하고 있다. 성공하여 남부럽지 않게 살고 싶으니까. 그래서 내가 이번 선거에서 진보적인 성향의 지도자를 뽑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책이 나온 지 5년이 되고,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사회는 변한 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 뉴스에서 홍보하는 ‘평등’을 위한 정책들은 보여주기식 ‘결과적 평등’만 외치고 있었고, 사회를 바꾸겠다며 선출된 정치인들은 자신의 기득권을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 요직의 인물이 딸의 유명 대학 입학을 위해 논문 저자 등재를 한 사건은, 아르바이트 택배 회사와 달리 이번 정치인들은 내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 이리라며 현 정부를 선택한 내 선택에 씁쓸함 만을 더할 뿐 이였다.


  앞으로 다른 성향의 정부, 다른 정치인이 나와도 이런 사회가 바뀔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지만 난 분명히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 나의 노력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회가 올 것이란 희망을 마음에 품고서, 오늘도 성공을 위해, 나의 미래를 위해 노력한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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