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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보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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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민수
댓글 0건 조회 5,433회 작성일 20-07-0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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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의 보물창고 > 권혜진외, 도서출판 해냄


  내 마음의 보물창는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시리즈를 출판하던 도서출판 해냄에서 만든 독자들이 직접 쓴글을 모은 한국판 닭고기 수프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전문 작가가 쓴 책이 아니다 보니 문장이나 구성이 다소 거칠 수 있지만 기교없는 하나하나의 글을 통해 우리 모두 일상의 행복과 마음을 위안을 주고자 하는 단편수필들의 모음이다. 불타는 듯한 더위와 지리한 장마가 이어지는 여름의 한 가운데에 어울리지 않은 책일 수도 있지만, 감성적인 책이 꼭 가을이나 겨울에 읽으라는 법이 있으랴, 저번달은 좀 과학적인 책을 읽으며 이성적인 이야기를 해보았으니, 이번에는 좀 감성적인 이야기의 책을 골라서 읽어보았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감성적이라서 취향에 썩 맞지는 않지만, 이런저런 책이 있고, 각 책마다 이야기하는 바가 다르니 그 또한 괜찮았던 책이다.


 책의 구성은 크게 '너무나도 소중한 당신', '함께해서 행복한 순간', 우리는 특별한 사이' 라는 세 챕터를 구성하고 각각의 챕터에 10개 안팎의 이야기를 통해 각 챕터의 소소한 일상적인 이야기를 풀어낸다. '너무나도 소중한 당신'에서는 늘 주변에 있으나, 소중함을 몰랐던 사람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일상이야기를 보여주고, '함께해서 행복한 순간'에서는 반복되는, 혹은 평상시에 무감각했던 일상속에서 특별한 한 순간의 경험을 통하여 느끼는 삶의 소중함, 이웃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며, '우리는 특별한 사이'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특별히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를 보여줌으로써 소중한 이의 더 큰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내용은 다소 진부하기도 하고, 너무 감성적 접근이 과도 하여 여기서 꼭 소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나, 이러한 소소한 에피소드들의 모음은 알게 모르게 마음 한켠의 조용히 잠들어 있는 감성에 미풍을 불어넣어 소소한 떨림을 만들어 주곤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르던 감정은 '가족'과 '아내' 그리고 '아버지' 였다. 어느덧 종심을 넘어 산수의 나이를 목전에 둔 아버지와 불혹의 나이를 맞이한 막내아들을 떠오르면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다는 생각과 과거의 아버지와 현재의 아버지를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아버지는 남자들의 황금세대를 살아오셨다. 대한민국이 무엇을 해도 다 성공하던 시기를 지나오셨고, 여전히 가부장적인 사회분위기속에 남자라는 이유로 많은 혜택과 권위를 가지고 살아오시기도 했다. 물론 그 속에 가장으로서의 힘든 무게를 견뎌 오시기도 했으며, IMF를 통해 준비되지 않은 힘든 시기를 헤쳐나오기도 하셨으고, 말년에는 그 나이대 대부분의 사람이 그랬듯, 노년의 준비가 부족하여 가족내에서의 목소리가 한없이 작아지기도 하신, 이 시대 아버지가 한번쯤 가졌을 만한 대표적인 삶을 살아오신 분이다. 지금에 와서는 어머니에게 잔소리를 넘어 꾸지람을 들으시고, 자식들에게도 그리 긍정적인 대접을 받지 못하는 아버지를 보며 복잡한 심정을 가지게 만드는 분이기도 하다. (아버지에가 함부로 대한다거나, 사랑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말았으면..)

 

 얼마전 부터였을까, 회사생활을 하는 내가 명절 포함해서 부모님을 1년에 5번을 본다고 치면 부모님의 얼굴을 볼 날이 100번도 남지 않았을 거라는 그 말이 가슴한켠에 늘 남아 있다. 조금 더 기력이 있었을 때 유럽여행을 함께 하지 못한게 평생의 후회가 될 것임이 마음속 깊이 각인 되고, 지금 자주 전화를 드리지 않는다면 그 또한 평생의 후회가 되리라는 생각에 조금 더 자주 전화를 드리고자 하지만 어머니에 비에 딱히 할 말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인 아버지와의 관계이다. 그렇지만 '열심히 살아라. 건강하고, 애들 잘 챙기고, 나는 괜찮다. 아빠걱정하지말고, 어, 어, 그래~ 끊느다' 라는 짧은 통화가 가끔씩은 왜그리 서글픈 지... 아버지의 삶이 존경할만한 건 아닐 수 있지만, 내 아버지라는 부분은 늘 존경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세상에는 악한 아버지도 분명히 있겠지만, 나의 아버지는 나에게 그런 분이시다. 비록 여전히 감정표현에 서투르시고, 철이 없으시고, 허세부리기 좋아하시는 아버지의 성격에 가족들의 신임을 좀 잃으시긴 했지만, 그 또한 내가 사랑하는 아버지기에 어머니나 다른 형제들에게 약간의 서운한 마음도 생긴다. 집안에 '암' 이력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보니 40세부터 '내가 곧 죽는다'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셔서 참 그렇긴 하지만, 의학의 발달로 한번의 중대한 고비를 넘기셨고, 주변의 친가 어르신들이 60을 넘기지 못하고 암으로 돌아가셨음에도, 여전히 아버지는 내일 곧 죽을 것 처럼 집안의 큰 어른으로 잘 살고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늘 감사할 따름이다.


 언젠가부터 연세 많으신 어른신들을 '틀딱'이니, '꼰대'니 비하하는 표현이 당연하다는 듯이 사용되고 있는 시기이다. 그들이 생각이 고루할 수 있고, 정치적, 사회적 성향이 조선시대에 머물러 있을 수 있지만, 그들이 우리가 사랑하는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며,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라는 것은 잊지 말았으면 한다. 지금부터의 미래는 20대와 30대가 만들어 가겠지만, 우리 아버지가 살아온 그 시대가 있었기에 지금이 있고, 그 현재가 다소(혹은 아주) 불합리할 수 있지만, 그것또한 과거의 불합리를 이만큼 바꿔온 것임을 기억했으면 한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어머니에 비해 소외되고 있을 아버지에게 찾아가 반주를 곁들인 좋은 식사 대접해드리며 사랑한다고, 나의 아버지라서 고맙다고 말씀드리면 나중에 후회가 아주 조금이라도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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