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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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환경 - 김정규
21세기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가 전세계를 바꾸고 있다. 바이러스에 의하여 감소한 기대수명보다 환경오염에 의하여 늘어난 기대수명이 더 크다고 하니, 자연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지구를 삼킬 듯이 군림하던 인류가 바이러스 하나 정복하지 못하고 위축되고 있으니, 인류는 아직도 자연을 완벽하게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관광객으로 넘쳐서 오염으로 신음하던 베네치아는 수백년만에 깨끗한 물이 흐르는 운하를 볼 수 있었고, 인간이 발길이 뜸해진 공원과 산에서는 생태계가 조금씩 회복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인류의 활동이 위축되면서 대기는 맑고 깨끗해지고 온실가스 배출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 비교적 깨끗해진 대기 덕분에 예년과는 다른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으니 참으로 씁쓸하기도 하다.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 환경을 살리고 인간의 삶의 질도 높이다니 말이다. 이처럼 인류는 알게 모르게 자연 환경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파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물론 이 와중에도 환경보호에는 일절 신경도 안쓰는 국가들이 있기는 하지만, 코로나에 의한 인류의 위축으로 회복되는 자연 환경을 보면 생각이 바뀔 지도 모른다. 환경오염에 의한 피해를 인류가 언젠가는 뒤집어 쓸 날이 조금 멀어진 듯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경각심을 가지고 지구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강구해야 한다.
기원전 2천년경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삼림과 동식물이 울창하던 지역이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문명을 개화시킨 수메르인들은 당시 최첨단을 자랑하는 농법으로 나일강 삼각주에 맞먹는 식량 생산량을 자랑하였다. 이 힘을 바탕으로 아시리아, 히타이트, 바빌로니아 같은 강국들이 등장하고 인류 최초의 제국인 페르시아가 탄생하였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발달시킨 농법은 당시 다수의 인구를 부양 할 수 있는 밀을 재배하는 것이었는데, 당시 밀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삼림을 전부 불태우면서 농지를 늘려나갈 수밖에 없었다. 이 상태에서 수천년간 농사를 지었으니, 토양의 염류 성분이 누적될 수밖에 없었다. 누적된 염류 성분 때문에 농사가 더더욱 어려워 지고, 산발적인 가뭄으로 상류에 염류토가 하류로 누적이 되면서 더 이상 농사를 짓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버렸다. 결국 역사의 주도권을 서방의 유럽에게 넘겨주게 되었고, 현재도 이라크 지역은 농사를 짓기 대단히 어려운 지역이 되었다. 중국의 경우도 황하 유역이 메소포타미아 같은 운명을 맞이하였다. 고대에는 드넓은 평원과 정기적으로 범람하여 고원의 황토를 날라주는 화북지역은 중국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농업 생산량이 감소하고 강남지역이 개발되면서 중국의 중심은 해안지역으로 옮겨졌고, 현재 화북 지역은 중국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페르시아를 대표로 하는 오리엔트가 주도권을 잃자 서방의 패자가 된 로마는 오랜 시간 동안 번영을 구가하였다. 로마가 멸망하고 유럽은 오랫동안 지역의 영주들이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봉건제 사회를 확립하였다. 각 영주들은 본인들 영지의 생산력을 늘리기 위하여 숲을 개간하고 농업 기술을 발전시켜서 사람의 숫자를 늘리는 노력을 하였다. 그 결과 사람이 거의 살지 않던 프랑스 독일 헝가리 지역의 사람들이 크게 증가하였고, 이렇게 늘어난 사람들은 도시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도시가 형성되니 기존의 전염병과는 다른 차원의 전염병이 사람들을 덮치기 시작하였다. 중세를 공포로 몰아넣은 흑사병이다. 이 흑사병은 총 두 번 유럽을 강타했는데, 6세기와 13세기에 발생하였다. 개간을 통해 농지를 늘리고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도중에 흑사병이 발생하여 인구가 급감하고 활동이 위축된다. 이때 훼손된 자연 환경은 회복되어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자원을 제공해 줄 수 있게 된다. 다시 삼림을 개척하면서 인구가 늘어날 때 즈음에 전염병이 퍼지면서 인구가 급감한다. 다시 훼손된 자연은 예전처럼 회복된다. 불행중 다행인 것은, 인류가 쌓아온 기술과 지식은 보존되어 회복된 자연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유럽에서는 지속적인 발전이 담보되어 산업혁명을 시작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인류는 과거에나 지금에서 자연 환경을 개발하면서 경제를 성장시키고 발전하고 있다. 현대 문명을 움직이는데 필요한 수도, 전기, 의료, 통신 같은 것을 확보하려면 석유를 채굴해야하고, 광산에서 광물을 추출하며 늘어난 인구를 부양하기 위하여 농지를 개간하고 비료를 합성한다. 또한 각국이 무역을 통하여 서로가 모자란 물품을 교역을 통해서 확보하여 사회를 뒷받침 하고 있다. 중동에서 생산된 석유가 전 세계로 운송되어 정제된 다음, 다시 선박을 통하여 필요한 곳으로 수출된다. 칠레와 같은 곳의 광산에서는 전세계 구리의 90 %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호주에서는 소고기, 양고기를 사육해서 전세계에 수출하고 있고, 미국은 전세계 각지에 미국산 곡물을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인류의 활동이 위축되면서 항공과 선박으로 연결되던 국제 무역은 주춤거리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경제블록들이 설정되면서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리쇼어링이 일어나고 있고, 좁아터진 땅덩어리에 비교적 많은 인구를 가진 우리나라는 무역 없이는 현재와 같은 수준의 사회를 유지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자급자족하기에는 국토가 좁아서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 감당이 되지 않는다. 코로나가 만들어낸 시대, 자급자족으로 돌아갈지도 모르는 상황속에서 우리의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도자들에게는 이러한 계획이 있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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