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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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 위화
‘인생’ 이라는 책은, 우리에게 한 사람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그저 한사람의 멋없는 삶을 통해 여러 비극들을 담담하게 그려 나간다. 그 속에서, 주인공이 겪는 감정과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알 수 있을까?
- 죽음에 관하여
‘푸구이’, 그의 인생은 어떠한 가? 우리 랑은 다른, 단지 소설이라 가능한 인생일까? 주인공 푸구이는 살면서 수많은 죽음을 경험한다. 부모의 죽음으로부터, 친구, 배우자, 딸, 아들, 사위, 손자까지, 결국 마지막에 그는 혼자 살아간다. 자신의 잘못으로 부모님의 죽음이 다가왔을 때 즉, 처음으로 죽음을 맞이할 때, 푸구이의 감정은 그렇게 격정적이며 폭발적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자신의 손자의 죽음을 경험할 때 그렇게 담담할 수가 없었다. 마침내, 죽음에 익숙해지고 혼자 살아가는 것에 적응해 나가는 푸구이. 이렇듯, 매순간 푸구이는 죽음을 맞이하고 그때마다 상황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든 최선을 다해 살아갈 길을 마련해간다. 나는 이런 푸구이의 삶이 우리가 겪을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결국은 제일 가까운 사람의 죽음으로부터 서서히 적응해 나갈 것이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잊고 우리의 삶에 집중할 것이다.
- 부재에 관하여
푸구이는 마을에서 제일 잘나가는 부잣집 외동아들이다. 하지만 본인의 그릇된 행동과 도박으로 인해 모든 재산을 탕진하게 된다. 모든 재산을 얻게 된 ‘룽얼’ 은 기뻐할 겨를도 없이, 사회주의로 급변한 중국사회에 의해 모든 재산을 환수 당하게 된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갑작스런 ‘부재’ 를 겪는 것이다. 하지만 푸구이는 이런 삶에 적응하여 살아가고, 룽얼은 끝까지 자신의 재산을 빼앗긴 것에 반항하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앞으로도 우리의 인생에는 여러가지 사건과 함께 여러 번의 부재를 맞이할 것이다. 그 부재가 우리의 재산일지, 명예일지는 모르지만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따라 이후로의 삶이 천차만별로 바뀔 것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이러한 사건을 통해 불행한 현실을 이겨내고 나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적응하자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과연 우리가 푸구이와 같은 일련의 부재들을 경험했을 때, 흔히 다른 여러가지 책들의 교훈에 맞춰 ‘힘든 시련을 겪더라도 발판으로 삼고 나아가자!’ 라는 이상적인 모토를 실현할 수 있을까? 극히, 이상적인 것에 비해 푸구이의 삶을 대신하여 현실적인 한 사람의 인생을 그려 놓은 것에 대해 더 공감이 갔다.
그럼 이러한 부재와 죽음을 겪은 푸구이가 룽얼과 다르게, 삶을 받아들이고 적응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단순히 어떻게 든 살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인가? 물론, 인간의 본성을 무시할 순 없지만 대부분 공감하는 것이 ‘가족’ 일 것이다. 처음, 부모님의 죽음이 닥쳐왔을 때 힘이 되었던 건 아내 ‘장자’와 딸 ‘펑샤’ 와 아들 ‘유칭’ 이다. 그 후, 장자가 죽었을 때 힘이 되었던 건 손자 ‘쿠건’ 이다. 이렇듯, 푸구이는 연속적인 비극 속에서 가족의 위로와 존재로 버티며 비극에 적응해 나가며 살아간다. 자신의 마지막 가족인 손자 쿠건이 죽었을 때, 결국 푸구이는 혼자 남겨지게 된다. 혼자 남겨진 푸구이는 있는 재산을 모두 털어 ‘늙은 소’ 한 마리를 사서 나머지 인생을 보내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가족의 존재로 힘든 비극들을 이겨내 온 푸구이가 마지막 가족을 떠나 보낸 후 사람이 아닌 동물로 라도 스스로를 위로하고 비극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푸구이는 왜 하필 ‘늙은’ 소를 샀을까? 아마도 푸구이는 마지막에 라도 본인과 같은 삶을 겪은 존재를 통해 위로 받고 싶어했을지도 모른다. 늙은 소 역시, 본인과 같이 자신의 가족들, 친구들이 도살되고 죽는 비극을 수없이 경험해온 존재 였을 테니.
결국, 운명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푸구이는 현대 우리가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이다. 정해 놓은 삶이 없듯이, 만약 그려 놓은 삶이 운명처럼 다가온다면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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