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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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저
'두근두근 내 인생'은 2011년 발매한 김애란 작가의 장편 소설이다. 이전에 같은 작가의 단편집 '바깥은 여름'을 읽은 적이 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그런 유명한 작가의 초기작을 본다는 재미가 있었다.
이 책은 열일곱이지만 신체 나이는 여든인 조로증 아이 아름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름이의 엄마와 아빠는 열일곱에 사고 쳐서 아름이를 낳았다. 아름이는 병 때문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평범한 일상과는 멀어졌지만 글에 관심을 가진다. 그러면서 엄마와 아빠의 연애할 적 이야기를 듣고 소설로 쓰기 시작한다. 병원비를 모금하기 위해 방송에 나갔다가 그걸 보고 연락한 아이 '서하'와 메일로 연락하며 첫사랑을 하기도 한다.
투병기라는 슬픈 이야기지만 슬프게 그리지 않았다. 초반에 엄마 아빠의 연애 이야기가 나올 때는 픽픽 웃길 때도 많다. 어쩌면 저렇게 철이 없고 귀엽지. 계획에 없는 임신 때문에 조바심이 났다가 뻔뻔해졌다가 책임을 지려고 기를 쓰는 상황이 펼쳐진다. 그게 시트콤처럼 웃기기도 하고 무언가 서글프기도 했다. 현재의 부모님들도 아름이와 얘기할 때에도 아직 어리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실제로 17살 아이를 키운 아름이 부모님들이 나랑 비슷한 나이이니까.
아름이가 엄마 아빠의 만남에 대해 쓴 글인 마지막 장까지 읽고는 여운에 젖어 있었다. 거리에 지나치는 사람들을 보다가 가끔 저 사람들도 어린 시절이 있고, 가족이 있고, 오늘 돌아가서 밥을 먹고 잠자리에 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러면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의 얼굴이 특별해진다. 매일매일 인사도 없이 지나치는 무감한 얼굴들이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니 새삼 놀랍고 신기하다. 엄마와 아빠도 자식이 생기기 전 어린 시절이 있고 동네 아주머니에게도 자신의 이야기가 있다. 작가는 지나가는 일상속에 스치는 누군가도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작가에 대해 이야기를 더 해보자면 (아직 두 권밖에 못 읽었지만) 김애란 작가에 대한 내 인상은 이렇다. 사소하고 인상적인 장면들을 잘 잡아내는 글을 쓴다고 느꼈다. 슬픈 이야기를 할 때 슬프게만 그리지 않고 그 인물을 천천히 바라보면서 표정과 분위기 같은 사소하고 인상적인 순간들을 잘 잡아냈다. 마치 그림 한 폭을 읽어주는 것 같다. 또한 같은 문화권 같은 시대 작가의 글을 읽는 것의 기쁨이 있다. 배경이 같으니 몰입이 빠르고 글 속에 등장하는 말장난이나 비유가 주석 없이도 스며 든다. 글 속에 등장하는 또 다른 작품을 내가 작가와 비슷한 거리감으로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름의 첫사랑 서하와는 메일로 글을 주고받으며 서로 공감하게 되었는데 서로 주고받은 음악이 나온다. 검정치마의 Antifreeze와 영화 '릴리슈슈의 모든 것' ost인 Glide이다. 둘 다 가사까지도 글에 꽤 중요하게 인용되어서 음악을 들으면서 나머지 부분을 읽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2014년에 강동원, 송혜교 주연으로 영화화된 적이 있다고 한다. 읽기 전에는 몰랐었는데 몰랐던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일단 알게 된 후에는 자꾸 저 두 배우가 겹쳐서 생각나서. 나중에 영화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로는 이 수채화 같은 작품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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