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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의중
댓글 0건 조회 5,581회 작성일 20-05-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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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거

 

예술은 고귀하며, 돈이 많고 기본적인 삶의 요건이 충족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예술이란 본래 기술이라는 개념이 어원적 의미에 포함되어있다. 미를 추구하며 이를 표현하기 위한 기술을 모두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표현하기 위해 예술은 존재한다. ‘사랑’을 단지 사랑이라 말하지 않고 그림,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부드럽고 세련된 미를 보여줄 수 있다. 예술가는 보편적인 것 혹은 아주 개인적인 것을 표현하고 이를 대중에게 직관시키고자 한다. 그런 점에서 예술가는 개성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생각을 표현 해야만 한다. 그런 작품 이야말로 대중에게 인정 받는 뛰어난 예술작품이라고 평가된다.

 

결국, 대중은 예술을 접하며 미적 체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미에 대해 직관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술에 거의 무지한 나지만 음악은 좋아한다. 하지만 미술작품을 보는 것은 별다른 감흥이 없다. 갑자기 흥얼거리게 되는 멜로디, 어디에서나 들리는 친숙한 음악과는 다르게, 엄숙한 박물관 안에 걸려있는 사각형의 그림은 어려워 보인다. 미술작품을 보는 것을 통해 미적 체험을 하기가 어려운 나에게 “다른 방식으로 보기”는 본다는 의미를 알려주며 미적 체험을 시켜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미술에 담긴 서사를 풀어준다. 서사에 담긴 이야기들 때문에 작품에 조금이나마 더 공감할 수 있다. 우리는 과거를 살지 못했기에 과거의 작품은 서사와 맥락없인 이해할 수 없다. 고전 미술작품에 미를 느끼기 어려운 이유에는 시간의 괴리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태어날 때 부터 카메라라는 기계가 있던 내가 고전 정물화를 보며 사실과 똑 닮아있음에 감동을 받을 수 있을까? 과거에는 물감과 붓이 사용했다면 지금은 카메라와 포토샵이 그 재료다. 현대인들은 어느 화가가 그린 작품에 감동받기보단 어느 작가가 찍은 사진에 감동받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존 버거 역시 작품 자체로 대중들에게 직관화되기 힘든 고전미술이 정말 이래야만 하는지 근본적인 물음을 품으며, 미술이 자칫 편협되며 권위적인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에 걱정한다. 예술은 보편적이어야 하지만 과거의 미술은 지배계급의 역할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출발했다고 한다. 그는 책의 머리말에 다음과 같은 문구를 적어두었다.

 

부자들을 위해

새로운 눈에 대해 너절한 글을 쓰는 것은

예술이 아닙니다.

 

계속 싸워나가시길 바랍니다.

-       존 버거


고전 미술은 여전히 고귀함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과거에는 미술작품이 독자성에 근거하여 자연스럽게 신비할 수 있었다면, 기술의 발전으로 미술이란 복제 가능한 것이 되어버렸다. 따라서 미술은 원본임을 더욱 강조하기 시작한다. 그렇다 보니 작품의 유래와 오리지날리티는 그 미술품이 표현하는 미적인 가치보다도 더 강조되어버렸다. 예술의 경계와 진입장벽조차 허물어진 지금, 원본이라는 명분은 어딘가 약해보인다. 루브르 박물관의 숱한 명작들은 철통같은 보안 속에 고귀하게 걸려있지만 인터넷을 뒤적거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니 말이다.

 

결국 예술은 보편적일 때 그 존재 의미가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물관들의 고전 작품은 더 이상 그 작품이 얼마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돈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며, 정말 원본이 맞는지에 대해 감정을 하는데 공을 들이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럼에도 그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 반대로, 고리타분한  고전 미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교양이 부족한 것이라 여기며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 어쨋든 현대인들은 그들의 틀 안에서 미적 체험을 충분히 하고있다. 이미 미술은 그림에서부터 사진, 영상, CG까지 멋진 재료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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