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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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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의준
댓글 0건 조회 6,408회 작성일 20-02-02 17:50

본문

그래도, 사랑

정현주 지음


   사랑이란 무엇일까.. 올해 내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었다. 20대 중반까지만 해도 연애나 사랑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았다.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연애, 사랑, 더 나아가 결혼까지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던 와중 연구실 뒤편 책장에 <그래도, 사랑>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책의 구성이 특이했다. 사랑의 흐름에 따라서 5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책이 구성되어있었다.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그리워하고, 다시 만나다..


   만나고.. 


 남자와 여자는 대학 동창이었다.

학창시절에는 늘 붙어 다녔지만

요즘에 와서는 1년에 한두 번 만나는 사이였다.


(생략)


남자가 불쑥

사실은 대학교 입학식 날부터 좋아했었다고 말했다.

말을 하지 그랬냐며 여자는 농담인 듯 웃었으나

남자는 제법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와인을 마신 탓인 것 같았다.


   남자와 여자는 친구 사이였다. 남자는 여자를 좋아했지만, 고백할 용기가 없었다. 거절당하면 그들은 더는 친구 사이로도 만나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그녀 옆을 친구로 지키고 있었다. 그는 어느 날 용기를 갖고 그녀에게 고백한 상황이다. 

   남녀 사이가 연인 사이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흔히 "썸을 타다"라고 표현하는데, 연인 사이가 되기 전까지의 과정을 일컫는다. 썸을 탈 때 남자와 여자는 서로 조심스럽게 된다. 평생을 각자 다른 환경에서 지내던 사람들이 만났기 때문에 둘은 성격, 말투, 가치관 등이 전부 다를 것이다. 그렇다 보니 서로에게 실례가 되는 말을 하지 않기 위해 썸을 탈 때는 조심스러워진다. 그리고 밀고 당기기의 줄임말인 "밀당"이라는 것도 썸을 탈때 필요하다. 당기기라는 것은 쉽게 말해 이성에게 잘해주는 것이고 민다는 것은 조금은 차갑게 대하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 이성에게 잘해주어야 사랑이 싹틀 것이다. 그러나 이성이 나에게 잘해주기만 한다고 해서 사랑의 감정이 싹트지는 않는다. 물론 나쁘게 대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의 의사를 숨길 필요는 없다고는 생각한다. 가령, 밥을 먹기 위해 메뉴를 정하는데 여자가 회를 먹자고 한다. 그런데 남자는 회 알레르기가 있다. 본인이 회 말고 다른 것을 먹자고 하면 여자가 싫어할까 봐 또는 거절당할까 봐 회를 먹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생물학적으로 다른 남녀가 썸을 타는 과정은 연애하게 될지 말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보니 흥미진진하면서도 어려운 과정인 것 같다.



   사랑하고..


둘은 사랑했으나 갈등이 많았다.

남자와 여자는 자꾸 엇갈렸다.

마음이 서로를 향해 완벽하게 향하고 있다는 것을

머리로 알았고, 가슴으로 느꼈지만

사랑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사랑하지만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여자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힘이 들었다.


(생략)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축하드리고

깜빡 잠이 들었다고 눈을 떴는데

깨달음이 찾아왔다.


(생략)


나는 평생 이 사람을 떠날 수 없을 것이다.

이 사람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생략)


여자가 어렸을 때 부모님은 잘 맞지 않았다.

삐거덕거렸고 자주 침묵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두 분은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비결을 묻자 아버지는 대답했다.

"결혼은 평생 가는 연애란다."

돌아보면 다툼까지도 사랑이었다고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위의 내용에서 연애하다가 결혼을 결심하기 전에 여자는 고민이 많았다. 분명 여자와 남자는 사랑을 하고 있었지만, 이 남자와 결혼을 해도 되겠느냐는 고민이 있었다. 갈등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깨달음을 얻어 여자는 결혼을 결심하게 된 내용이다.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있어야만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녀가 생각하는 것이 달라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그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사랑은 더욱더 견고해질 것이다. 누군가가 안 좋은 소식을 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령 여자의 취업이 잘되지 않아서 여자가 힘들어할 때는 남자가 같이 위로를 해주면서 그들의 사랑은 더욱더 커질 것이다. 이렇듯 남녀가 사랑을 할 때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가득하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갈등이 생기고 힘든 일이 생길 때 같이 잘 헤쳐나가는 과정 또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헤어지고..


"모든 것이 그렇듯 사랑에도 끝이 있는 것 같아."

여자는 대답했다.

남자는 말했다.

"하지만 나는 끝이 아니야."

여자는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끝이야."


   남자와 여자가 헤어지는 과정이다. 남자는 아직 여자를 사랑하지만, 여자는 남자를 향한 사랑이 식은 상태다. 이렇듯 남녀의 사랑이 각자 다른 속도로 흐르게 되면 결국 헤어지게 되는 것 같다.

   이별하는 과정은 힘든 과정인 것 같다. 내가 여자에게 이별하자고 통보를 하는 경우나 그 반대의 경우나 어떠한 경우든 남녀가 헤어지는 것은 힘든 것 같다. 내가 처음 연애했을 때가 생각난다. 고등학교 1학년이었을 때 같은 반 여학생과 사귀게 되었다. 한 6개월을 사귀고 여자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았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 평소에 우리는 결혼까지 하자. 평생 사랑하면서 살자. 등의 조금은 오글거리는 말들을 해왔던 우리였다. 그런 우리가, 아니 그녀가 마음이 변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정말 비참해 보일 정도로 여자에게 매달렸고 결국 우리의 이별은 좋지 않게 끝났다.

   연애를 잘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물론 많은 사람이 연애를 잘한다는 것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연애를 잘한다는 것은 헤어질 때 겸허히 보내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가령 내가 여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을 때를 생각해보자. 반대로 생각하면 여자친구는 많은 생각을 하고 나에게 이별통보를 했을 것이다. 여자친구가 이별하자고 할때 물론 그게 진심인지는 물어보겠지만, 진심이라고 하면 알겠다고 하면서 보내주는 것이 진정으로 여자친구의 입장을 존중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간 내가 한 연애들을 돌아보게 되었고 현재 하는 연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실 지금 내가 처음 연애했을 때를 되돌아보면 모자란 것 투성이였다. 이전에 언급했듯이 고등학교 1학년 때 첫 연애를 했었다. 그때의 나는 이기적이었다. 내가 좋아하면 그녀도 좋아할 것으로 생각했고, 내가 싫어하면 그녀도 싫어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녀의 기분이 어떻든 상관없이 내가 마음이 끌리는 대로 했고 그녀도 그것을 좋아할 것이라고 착각했었다. 물론 그녀도 중간마다 얘기한 적이 있었다. 그거 말고 다른 거 해보는 거 어떠냐고 말이다. 그런데 그녀가 그 의견을 강하게 어필하지 않고 나한테 물어본다고 생각해서 나는 내가 생각하는 대로 한 적이 많았다. 지금 내가 연애를 잘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사랑을 하고 이별하고의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연애도 부족한 점들이 많을 것이다. 아마 평생 그 부족한 점들은 다 채워지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부족한 점들을 고쳐나가기 위해 노력하면서 현재의 여자친구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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