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예배인가, 쇼인가!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김성호
댓글 0건 조회 6,147회 작성일 20-02-06 01:11

본문

  재작년부터 우리 교회 청년부 찬양팀은 대대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였다. 오랜 시간 찬양팀을 섬겨주시던 많은 분이 결혼과 취업 등의 이유로 찬양팀을 떠났고, 우리는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로운 사람들을 찬양팀에 뽑았다. 또한, 찬양팀의 리더십들도 대거 새롭게 선출되었고, 그 과정에서 내가 찬양팀 전체를 총괄하는 대표가 되었다. 어리고 새로운 사람들이 이끌어가게 된 우리 찬양팀은 겉보기에는 좋아 보였다. 엄숙하고 진지했던 과거의 분위기보다 훨씬 활기가 차고, 밝은 분위기에서 사람들이 모임을 가질 수 있었다. 멤버들이 어렸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 거부감이 적었고, 다들 연습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드리는 예배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족함이 있었다. 물론 은혜가 넘치고 기쁨이 가득한 예배도 많이 있었지만, 많은 경우 우리의 예배에는 하나님의 임재가 잘 느껴지지 않았다. 처음에 나는 이러한 문제가 찬양팀 멤버들의 미숙함과 경험 부족이 원인이라 생각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연습하고 음악성을 키웠다. 결과적으로 우리 찬양팀은 음악적으로 완성되어가고 실력도 많이 향상되었지만, 여전히 우리의 예배는 생명력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나는 어쩌면 우리 찬양팀이 밴드의 합을 맞추는 데만 신경 쓰고 공동체로서 하나로 화합하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 생각하여 서로 시간을 같이 보내고 교제하는 데에 힘을 써보았다. 찬양팀 멤버들의 사이는 돈독해지고 심적으로 편안한 모임이 되어갔지만, 아직도 우리의 예배에는 뜨거움이 부족했다.


  이러한 고민을 가지고 도서관을 다니다가 우연히 A. W. 토저 목사님의 '예배인가, 쇼인가!'라는 책을 발견했다. 평소처럼 좋아하는 소설류의 책을 빌리려 도서관에 왔지만, 도저히 제목이 주는 이끌림을 거부할 수 없어 이 책을 빌리고 말았다. 사실, 이 책은 내가 찬양팀을 들어간다고 아버지께 말씀드렸을 때 아버지께서 읽어보라 추천하신 책 중 하나였다. 여타 아들들처럼 아버지의 조언을 듣고도 행하지 않았던 내가 결국은 이 책을 읽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예배인가, 쇼인가!'를 통해 A. W. 토저 목사님께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단하고 명료했다. 우리가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는 예배를 드린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예배를 받지 않으시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깨어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토저 목사님께서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는 예배는 1. 죄에 대한 회개가 없는 예배, 2. 성령님의 임재와 능력이 없는 예배, 3. 하나님께서 주인 되지 않는 예배라 지적하였다. 특히나 교인의 수를 늘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 많은 교회 때문에 세상적인 연예오락이 교회에 들어와 우리의 예배를 왜곡시키고 있다 주장하였다.


  먼저 죄 회개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깊은 찔림을 느꼈다. 회개의 중요성을 분명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찬양팀도 나 자신도 회개에 대한 간절함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예배를 가인의 예배처럼 받으시지 않는다면, 이보다 끔찍한 저주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아단의 죄로 인해 아이성에서 패배한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처럼, 나 한 명의 죄로 인해 하나님께서 찬양팀의 예배를 받지 않으신다는 생각으로 더욱 간절하게 회개함으로 예배 앞에 나아가야만 한다.


  우리 찬양팀에는 성령님의 임재와 능력에 대한 기도도 부족했다. 토저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임재는 하나님께서 어디에나 계신다는 보편적인 임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께서 자신을 우리에게 나타내시는 현시(manifest)를 의미한다. 우리가 성령님의 인도를 따라 예배를 드리게 된다면 하나님의 현시를 경험하게 되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분의 존재에 경외하고 찬양하게 된다. 그러한 경험을 쫓지 않고 형식과 습관을 따라 경외하는 척, 기뻐하는 척 예배를 드리고 있던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찬양팀은 우리의 문제를 우리 스스로가 해결하려고만 했다. 이 문제는 사실 나의 잘못이 가장 크다. 나는 기존의 대표들이 이끌어갔던 찬양팀의 모습이 너무 주먹구구식이었고, 밴드로서의 음악성의 부족이 예배의 수준을 낮춘다 오판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찬양팀을 발전시킨다는 목적으로 시스템을 갖추고, 음악성을 강조하며, 그 동안 교회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전자음악을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찬양팀을 세우고 예배를 세우는 것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예배의 주인을 하나님으로 세우고 그분의 뜻을 듣고 따른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만 한다. 찬양팀에 변화를 줄 때마다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내 생각을 드러내지 않아야 하나님께서 주인 되는 예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 찬양팀의 비전은 '각자의 삶에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하는 삶'이다. 우리는 일주일의 6일을 마음대로 살고 하루를 교회에서 예배한다고 해서 그 예배를 하나님께서 받으신다 생각하지 않는다. 마치 꽃향기와 토사물의 냄새가 같이 올라올 때 전보다 더욱더 역겨운 냄새로 느껴지는 것처럼, 6일의 생활에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이 없으면 아무리 경건한 하루를 살아도 그 하루의 예배가 가식적이고 가증스럽게 여겨질 것이다. 교회에서의 예배를 반성했던 것처럼, 나에게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의지하는 회개와 성령님의 임재와 하나님의 주인되심을 경험하는 삶을 살도록, 한 걸음씩 전진할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