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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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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용준
댓글 0건 조회 6,031회 작성일 20-02-2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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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

제러드 다이아몬드 저



 

    오래전 인류는 인지혁명을 거쳐 언어가 발달하게 되고 이후 농업혁명을 통해 정주(定住)형사회를 이룩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인구밀도가 급증하게 되는데 빨리감기를 많이 하자면 그 이후 기술혁명을 통해 근·현대 사회로 넘어오게 된다. 인류는 오랜 시간 지식과 부를 축적하며 이제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지구 최강의 자리에 군림하게 됐다. 가끔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보면 눈이 즐거운 수많은 장면들이 결코 상상력에 그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발칙하면서도 그럴듯한 기대감이 들기도 한다. 그만큼 내가 더욱 더 가파른 과학기술의 상향을 점치고 있기도 하단 얘기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간은 동시에 몹시 나약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지구상 모든 인간을 하나로 합친 거대한 인류라는 덩어리는 소수의 희생을 거듭하여 끊임없이 발전해나가리라 생각은 하지만 때로는 그 희생의 크기가 도저히 회생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할 수도 있을 것이란 걱정이 든다. 역사적으로도 큰 덩어리들은 소수의 쇠퇴를 좀 먹으며 그 규모를 불려왔다. 하지만 인간과 침팬지도 유전자의 차이가 단지 2% 남짓인 것을 생각한다면 현생인류의 인종간 생물학적 유전학적 차이는 아주 미미할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유럽과 북미는 문명국가로 발전했고 남미, 아프리카, 남태평양은 원시 수렵채집사회에 머물고 있는지, 아프리카에서 최초의 인류가 탄생했고, 중동, 중국, 남미에서 인류문명이 태동했음에도 왜 유럽이 전 세계를 제패하게 되었을까. 이 책의 저자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그 이유를 무기, 금속 그리고 병균에서 찾았다고 역설한다.

 

“지구상 각 지역마다,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되어 온 것은

그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남북이 아닌 동서를 축으로 하여 기후 및 토양이 이웃마다 서로 비슷했던 유라시아 대륙은 일찍이 농업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농경문화를 꽃피우고 당시에는 야생 동물이었던 소, 말, 양 등을 가축화하였다. 농업의 힘은 식량생산으로 인하여 인구가 훨씬 조밀해지게 만들었다. 또한 농업의 발전은 대중성 전염병의 진화를 촉발시켰다. 세균들은 초기 야생동물에게만 있었으나, 가축화에 따라 인간에게 옮겨오기 시작했고, 진화과정을 거쳐 인간의 몸의 특성에 맞도록 변형되었다. 즉 동물들의 세균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침입하고 이것들은 자연선택의 과정을 통하여 극소수가 인간의 질병으로 자리 잡는데 성공한 것이다. 정주형사회가 가지는 높은 인구밀도라는 특징은 세균이 다른 사람에게로 옮겨가기가 쉽다는 것을 뜻하였다. 세균들의 입장에서 볼 때 농경의 발생, 그리고 도시의 발생은 자신들의 진화를 위한 큰 행운이 되었던 셈이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시, 구대륙에서 함께 건너온 전염병이 총보다 먼저 인디언을 비롯한 원주민들을 몰살시켰다. 그 역은 성립하지 못했는데 당시 아메리카에서는 가축화된 동물이 거의 없다시피 했었다. 병균이야말로 그들의 정복 활동에 파죽지세를 있게 한 일등공신이었다.

 

    사실 그 이후 이들은 병균을 이용하기도 했다. 미국의 백인들은 호전적인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몰살시킬 목적으로 천연두 환자가 쓰던 담요를 선물하기도 했다. 균의 어마어마한 생존력 과 전염 본능을 있게 한 교활함과 그걸 또 이용해 먹는 인간의 사악함이 조화를 이루었으니 이를 이길 인간이 그 누가 존재하겠는가. 앞으로도 인류의 가장 무서운 위험은 핵무기가 아니라, 바로 이 '균'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인류는 균과의 전쟁을 인류의 역사와 함께 오늘날도 끊임없이 벌이고 있다. 극복하고 나면 균은 또 다른 모습으로 도전하며 온다. 마치 그들은 인류를 상대로, 눈에 보이는 것만이 모든 것이 아님을 깨우치라는 듯, 너무 교만도 자만도 하지 말라는 듯 경고하며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로 인해 현재는 전 세계에 비상이 걸렸다. 우주를 탐사하고, 백세 인생을 보장하는 듯한 의학의 발달, 신의 영역에까지 도전하는 생명공학의 발달, 하루가 다르게 빨리 변혁하는 IT 산업의 발달 등 각 분야에서의 발전 속도는 경이롭기까지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균에 속수무책이다.

 

    사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주장하는 바는 역사적으로 문명의 발달에 영향을 준 것은 인종에 근거한 능력 차이가 아니라 단순한 환경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의 차이가 많이 완화된 현대에서는 ‘수용성’이 발전의 차이를 있게 하는 더욱 큰 원인으로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가까이 일본의 신문물 도입과 대원군의 쇄국정책이 과거 한국과 일본 역사의 시작과 차이점이었고 더 가깝게는 남한의 개방과 북한의 폐쇄가 현재의 남북한의 차이점을 만들어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균 또한 인류에게 고통을 선사하는 방식이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더 이상 면역체계가 채 형성되지 않은 인간들에게만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 인류 전체가 위험한 수준이 된 것이기에 말이다. 세균과 바이러스 등 '균‘과의 전쟁, 앞으로도 인류가 지구의 왕좌를 지킬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정신 바짝 차려야 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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