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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의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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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민주
댓글 0건 조회 5,768회 작성일 20-02-0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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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의 세계사 – 윌리엄 맥닐

 

“어느날 마을에 전염병이 돌아 한 사람이 생을 마감했다. 그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동안 가장 친했던 사람 두명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태어나마자 세례를 해준 성당의 신부도 죽은자를 위한 미사를 주관했다. 장례미사를 끝으로, 죽은자의 관을 4명의 마을 청년들이 옮겨 묘지에 묻어주었다. 그리고 다음날, 전염병으로 죽은 사람의 친구 두명과 장례미사를 주관한 신부와 관을 짊어진 4명의 청년들이 전염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황당한 이야기지만 14세기에 전세계적으로 흑사병이 창궐할때는 유럽에서 흔히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장례를 치루기 위해서 모였던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또 죽어서 한 마을이 몰살당한 이야기는 지구 곳곳에서 들을 수 있는 흔한 이야기이다. 재수 없으면 국가 단위로 절멸이 일어나서 사회가 붕괴하는 경우도 있다. 이 전염병의 원인은 알다시피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침투이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는 인간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한낱 박테리아, 바이러스에게 속수무책으로 떼몰살을 당한다. 물론 의학과 예방학이 발달한 현대에는 전염병에 의하여 한 마을이 몰살당하는 비극은 일어나지 않지만, 교통이 발달하면서 전지구적인 연결성이 좋아진 이 시점에는 전염병이 한번 발생했다고 하면 지구 곳곳에서 감염자들이 발생하고 사망자들이 생겨난다.

 

사실 인류가 신화에서부터 역사를 써내려가기 시작할 때부터 전염병은 함께 붙어 다니는 불편한 손님이었다. 고대부터 숭배하던 신들 중에는 항상 의술이나 역병에 관련된 신들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존재 할 정도로 지긋지긋한게 전염병이었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아폴론은 그리스 신화에서 의술의 신이었고, 중국의 신화에서는 삼황중에 하나인 신농씨가 인간에게 최초로 약초를 전파했다고 전해진다. 신화를 벗어나서 인류의 역사를 써내려 갈 때에도 전염병은 항상 큰 역할을 수행했다.

 

기원전 그리스에서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패권을 두고 다투는 펠로폰네소스 전쟁 당시, 아테네에서는 페스트가 돌았다. 아테네의 지도자 페리클레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청야전술을 펼치면서 모든 시민들을 아테네에 불러들였는데, 좁아터진 도시에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위생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페스트가 창궐했다. 아테네의 수 많은 시민들이 페스트에 희생되었고, 그 중에는 지도자 페리클레스까지 있었다. 페리클레스가 죽자 아테네는 스파르타에 굴복하여 그리스의 패권을 내주고 내리막길을 걸었다.

 

당시 중국은 주나라 왕실의 권위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춘추시대를 맞이하고 있었다. 기원전 1000년경에 황하에서 시작된 중화 문명은 확장을 거듭하고 있었는데, 남쪽으로 확장에 한계점을 맞이하였다. 춘추시대 장강은 중국을 기준으로 거의 오지 또는 깡촌 취급을 받았는데, 코끼리가 서식할 정도로 삼림이 울창하고 습했다고 한다. 맹위를 떨치던 초나라도 장강 중류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황하 근처에 살던 사람들에게 초나라 원숭이 소리를 들었으니 말이다. 삼림이 울창하다는 것은 종의 다양성이 풍부하다는 의미이고, 종의 다양성이 풍부하다는 의미는 풍토병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들이 아주 많다는 의미다. 강을 벗어나 조금만 숲으로 들어가면 온갖 병원균들이 득실거려서 사람이 살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중국은 장강 이남으로 깊숙이 진출하기 보다는 장강 유역을 따라서 문명을 퍼트리는 것에 주력했다. 장강 이남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는 시점은 삼국시대이고, 강남의 경제력이 강북을 추월하는 시점은 그 보다 천년이 지난 송나라 시대에서나 가능할 정도로 강남지역은 인간에게 가혹한 곳이었다.

 

전염병이 역사의 흐름에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은 이 처럼 한두번이 아니다. 전염병이 창궐할 때마다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인간이 세운 도시였다. 좁아터진 지역에 적게는 수천명, 많게는 수십만명이 살고 있었으니, 전염병의 입장에서는 번성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이다. 더군다나 과거의 위생상태와 의학 기술은 창궐하는 전염병을 치료하기 힘들정도로 열악했기 때문에 전염병이 발생하면 무조건 도시를 떠나 사람이 없는 시골로 피난을 가야 했었다. 17세기 영국에서도 런던에 대역병이 창궐하여 아이작 뉴턴이 시골로 피난가서 만유인력의 법칙을 완성한 이야기는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의학이 발달한 현재도 범 유행성 전염병이 일어나면 각국 정부에서 실시하는 최선의 방책이 감염자의 격리와 방역이다. 사람을 매개로 움직이는 병이니 사람간의 격리가 병의 전파를 막는 최고의 방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국제보건기구의 태도는 참으로 실망을 넘어서 어이가 없고 노골적으로 중국 자본의 영향을 받은 것이 느껴질 정도로 속이 뻔히 보일 정도이다. 물론 WHO의 입장과는 상관없이 중국과 친해지고 싶어서 안달이 난 반도국가를 제외하고는 세계 각국에서는 중국에서 오거나 경유하는 모든 여행객의 입국을 막고 있다. 중국에서는 우한을 봉쇄하고 감염을 차단하고 있다고 열심히 홍보하고 입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신종 바이러스는 후베이성을 넘어서 전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간 상황이다. 물론 전염능력이 높은 만큼 치사율이 낮은편이지만, 낮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다. 세계 각국이 감염자를 격리하고 제도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치료하고 있기 때문에 치사율을 억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본인을 위해서도 타인을 위해서도 마스크는 꼭 끼고 항상 손을 깨끗하게 씻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정부에서도 중국 눈치 보지 말고 하루 빨리 중국을 경유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한 입국 차단을 실시해야 한다. 인종차별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는데, 사람의 건강권과 생명권에 직결되는 문제다.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논하는데 있어서 인종이니 뭐니 이런 말도 안되는 궤변을 늘어놓는 건 본인들의 얄팍한 도덕적 우월감이나 만족시키거나 중국의 눈치를 봐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려는 핑계에 불과하다. 의사협회에서도 후베이성 입국 제한으로만 조치를 취하지 말고 당장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라는 이유도 국민의 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의도이다. 물론 40 %라고 믿기도 힘들지만 자기들 지지자를 위한 정부와 여당은 의사협회의 권고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면서 애써 무시하고 있는데, 그런 태도야 말로 정치적인 행위이며 최악의 악수로 작용하고 있다. 벌써 지지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지 않은가? 지지율 떨어지니 총선이 걱정되고 본인들이 기획한 20년 집권의 역사가 바뀔까봐 두려우니 부랴부랴 뒤늦은 대책들만 내놓고 있다. 그러니 본인도 여기서 정치적 발언은 삼가고 정부와 여당에 다음과 같은 말을 하겠다.

 

총선이니 중국이니 눈치보지 말고 이번에 제발 전문가 말 좀 들어서 제대로 된 대책을 세워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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