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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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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충선
댓글 0건 조회 5,392회 작성일 19-11-0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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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악의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로 알려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에 대한 내용이 최근 HBO 5부작 다큐멘터리 미니시리즈를 통해 방영되었다. 첫 화부터 사실감 있는 묘사로 극찬을 받았으며, 마무리 된 이후로는 근데 HBO에서 방영된 영상물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1986년 4월 26일 새벽  1시 23분 45초에 소련 연방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4번 원자로가 폭발한다. 그 시간 발전소에서는 부소장이었던 다틀로프의 지휘하에 원자로에 안전에 관련된 실험이 계획되어 있었다. 실험의 내용은, 원자로에서 전원공급이 중단되었을 경우 비상용 디젤 발전기로 냉각수를 순환시키게 되는데, 이 때 디젤 발전기가 구동을 시작하고 정상적으로 전원을 공급해 주는 데 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원자로가 정지했을 때 냉각 펌프를 작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실험이었다. 

얼핏 보기엔 충분히 할 수 있을법한 실험이지만, 실험에는 두 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하나는 원전의 안전장치구조에 대한 입증이 완공 전에 완료되었어야 했지만, 공산당의 치하를 받기 위해 조기달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안전장치가 완전하지 않았음에도 완공을 공포하고 상업운전에 들어갔던 것이고, 또 하나는 감당하지 못할 위험을 내재하고 있는 실험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컨트롤 되지 않는 실험 환경에서 숙련되지 않은 엔지니어들이 실험에 투입되었다는 사실이다.

폭발하기 까지의 일련의 과정들은 영상속에서 진실을 파헤치고 이미 일어나버린 재앙을 어떻게든 수습하려는 핵물리학자인 레가소프의 법정 증언에서 자세하고 명료하게 전달된다. 폭발직후 최소 500경 베크렐가량의 방사능 물질이 사방으로 누출되었다. 발전소 내부에서 일어난 핵폭발은 무게가 2000톤에 달하는 원자로의 콘크리트 천장까지 통째로 날려버렸고, 방사성 물질로 가득한 불꽃과 흑연가루들이 1 km 상공까지 치솟았다. 1화에서는 체르노빌에 살던 주민들이 원자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방사능 불빛들을 보고 '아름답다' 라고 표현하면서 떨어지는 흑연재들을 맞으며 신기해 하는 장면이 나온다. 에필로그에서 서술된 바에 의하면 이 때 한 곳에 모여 체르노빌 원자로를 구경했던 사람들은 모두 암 등의 질병으로 사망했다고 전해진다.

여기까지도 이미 최악 중 최악의 참사였지만, 더 최악의 상황은 이 이후에 벌어진다. 담당자인 다틀로프는 원전의 최고 책임자인 브류하노프와 포민에게 실험을 진행한 엔지니어들이 폭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계속에서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 직후 원자로는 아직 멀쩡하다는 정보를 보고한다. 이런 정보를 들은 책임자들은 원자로 내부에 인력을 투입시켜 급수를 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방사능 피폭에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은 소방대원들을 불러 화재 진압을 시도한다. 물론 현장에 보호장비 없이 투입된 그들 대부분은 그 자리에서 사망하거나, 수 년내에 고통스럽게 죽어갔다.

수백 km 떨어진 곳까지 평소의 수 백 배의 방사능이 검출되는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도 소련 공산당 정부는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소련 정부의 행태는, 뒤늦은 대처로 체르노빌에 살고있는 수 만명의 사람들을 엄청난 양의 방사선에 피폭되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재앙에 대한 제대로 된 대처를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진실을 파헤쳐갔던 레가소프 외의 수많은 과학자들의 용기가 없었다면, 아마도 지금 다행이 기억속으로만 남겨지게 된 체르노빌의 재앙은 훨씬 더 큰 인류 전체의 재앙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체르노빌 원전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큰 재앙으로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 영상을 보면서 느낀 것은, 정말 초자연적인 현상에 의한 재난이 아닌 이상은, 철저하게 작성된 안전수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숙지한다면 막을 수 있다는 것이고,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빠르고 정확한 대처를 하면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상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이러면 되겠지 라고 하는 위험한 시도는, 과학과 공학에서 뿐만아니라 모든 관계와 사회속에서도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사건을 수습하려고 겉모습만 덮어버리는 식의 대처는, 빙산의 일각같은 문제의 아래의 숨겨져 있는 또다른 거대한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게 만들어 더 큰 재앙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막는 것과 사건에 대해서 대처하는 것이라는 두 가지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현상에 대한 자신의 편견에 의해서 왜곡되지 않은 정확한 이해와 직면한 것을 축소하거나 덮으려고 하지 말고 진실을 밝히고 정확한 방법을 찾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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