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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치 : 컬러로 보는 한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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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선국
댓글 0건 조회 5,431회 작성일 19-11-0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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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원에 진학하기 이전에 회사생활을 하면서 나는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와 회사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멀리하게 되었다. 어찌보면 책일 읽지 못한게 아니라, 읽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맞는 표현이다. 하지만 한달에 한번 독후감을 작성하는게 계기가 되어 이제는 한달에 1권 이상 책을 읽는게 습관이 되었다. 매주 금요일 대전에서 서울을 왕복하는 동안 버스안에서 남는 시간 대부분을 책을 읽으면서 보내고 있다. 자연스럽게 금요일마다 KAIST 도서관을 둘러보면서 읽을 책을 찾아보는게 습관이 되었다. 이번에 독후감을 쓰게된 이 책 역시 그렇게 도서관을 둘러보다가 발견하게 되었다. 도서관 4층을 서가를 둘러 보다가 굉장히 큰 양장본의 검은 책을 보게 되었고, 호기심 삼아 책을 열어보았다. 그리고 책의 내용과 사진들에 빠져버려서 1시간 넘게 그 자리에서 떠나지 못했다.

 존 리치 : 컬러로보는 한국전쟁, 이 책은 대부분이 한국전쟁당시의 컬러사진 170장으로 이루어진 사진집이다.  존 리치는 미국의 종군기자 이다. 한국전쟁과 세계대전 그리고 베트남 전쟁까지 거의 모든 전쟁을 찾아다니며 경험했던 기자이다. 이 책은 잭 리치기자가 한국전쟁 발발 초기 부터 휴전협상까지 전쟁의 모습이 닮겨진 사진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특별한 점은 전쟁의 모습이 닮긴 사진들이 굉장히 보존이 잘된 컬러사진이라는 점이다. 인터넷이나 방송을 통해 한국전쟁 당시의 사진을 몇번 보게된적이 있었지만, 그때의 사진들은 대부분이 흑백사진이었다. 흑백사진은 마치 그 사진속 상황이 아주 오래전에 발생했던 일처럼 느껴지게 한다. 그래서 사진을 보면 역사속의 한 부분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존 리치의 사진집을 보면 얘기가 다르다. 사진의 보존상태가 매우 훌륭하고, 컬러의 질감역시 마치 몇년전의 컬러사진처럼 느껴져서 사진속 상황이 한국전쟁당시의 사진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그래서 사진집을 열면서 보이는 사진에 매료되어서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사진속 전쟁고아들의 웃는 모습, 폐혀가된 도시에서 삶을 이어가는 우리의 어머니들모습, 참혹했던 전투의 모습들, 그리고 유엔군으로 전혀 알지도 못했던 나라에 파병되어 전투전 전우들과 웃는 외국의 젊은이들 모습까지 내가 알던 한국전쟁이의 모습이 마치 몇년 전에 발생했던 사건처럼 생생하게 보여진다.  사실 생각해보면 한국전쟁은 그렇게 오래된 사건이 아니다. 백년도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책 속의 사진 한장한장을 넘기면서 사진속 상황과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상상하면서 단순한 사진한장을 보는것 이상의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지금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언제나 선명한 사진을 촬영활수 있는 시대에 살고있다. 흑백사진으로 보는 한국전쟁사진을 보면 역사속에 그런일이 있었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속의 사진을 보면 이런일이 또 일어날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어서 오히려 더욱 몰입하고 사진한장한장을 넘겨 보았다.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사진속의 사람들은 옷만 다를뿐이지 지금의 우리와 너무나도 같기에 전쟁의참상이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한국전쟁당시 존 리치는 사실 종군기자이긴 했지만, 전문 사진기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시절에 가장 최신인 컬러사진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컬러사진을 인화할수있는 방법이 미국본사의 사진기회사로 필름을 보내서 인화하고 다시 주인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컬러사진을 만들었다고 한다. 결국 내가 찍은 컬러사진을 보려면 몇개월은 기다려야 사진을 다시 받아볼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자들은 흑백사진기를 사용하였고, 거의 유일하게 존 리치기자만 컬러사진기로 끈기있게 사진을 찍고 인화된 사진을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모여진 사진은 사실 낡은 통속에 전부 모아서 오랜시간 동안 존 리치 개인이 보관중이었고, 시간이 흐른후에 우리에게 이렇게 보여지게 된다. 개인의 열정과 호기심으로 이런 역사적인 자료를 후손들이 볼수있게 되었다.
우리에게는 정말 고마운 일이다.
 사진속 사람들의 모습중에 특이한점은 전쟁중이지만 다들 너무나 밝게 웃고있다는 점이다. 폐허가된 도시에서 배고픔에 굶주린 고아들도 사진속에서는 너무나 밝게 웃고있고, 전투예정인 군인들도 여기가 전쟁터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밝게 웃는 모습들이 많았다. 심지어 어린아이를 업고 옷은 거의다 찢어진상태로 일을 하는 어머니 조차도 웃고있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웃을수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희망이라는 단어가 떠올랐고, 그분들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이곳에서 살고있다고 생각하니 사진속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또다른 인상깊은 사진은 휴전협정서를 들고 있는 남북대표단의 사진이다. 김일성의 사인과 남측 연합군 대표의 사인이 보이는 종이한장을 들고있는 군인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그 사진 하나에 있는 종이한장으로 현재 남과 북이 분단되어 서로 대치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종이 1장의 상징적인 힘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전쟁이라는 단어에 대해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이 사진집의 사진들을 보면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와 얼마나 우리와 가까운지를 느낄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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