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바깥은 여름 - 김애란 저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백지희
댓글 0건 조회 5,639회 작성일 19-12-06 14:49

본문


바깥은 여름


 


김애란 저


 ‘바깥은 여름’은 김애란 작가의 단편 소설집이다. 제목이 계절감에 맞는듯, 맞지 않는듯 해서 선택했다. 바깥은 여름이면 지금 내면의 나는..?


 이 책은 여러 단편소설의 사뭇 다른 이야기들이 공존해 있지만 맥락면에서는 한가지 주제를 관통하고 있다. 그것은 상실과 소멸이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느껴지는 남겨진 자의 슬픔이다.


 사람도 동물도 언젠가는 늙고 쇠하고 죽는다. 그리고 때론 예정된 시기보다 훨씬 빨리 찾아오기도 한다. 비단 사람과 동물뿐 이겠는가. 한 민족이 이룩한 언어도, 문화도 언젠가는 폐허가 되어 사라진다. (단편 ‘침묵의 미래) 구구절절 가득했던 감정도 사라지고 (‘건너편’)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사실 나는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한지 불과 얼마 안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비로소 인정한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고. 비단 신념이나 감정 같은 무형적인 것부터 유형적인 것까지 모두 포함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 존재가 사그라지거나 죽지 않는다면 지구상에는 그 잔재들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사라지고 난 다음에야 그 자리에 지금 이 시대가 자리잡고, 우리가 존재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생각한다. 사라진다는 것은 슬픈 비극이라는 사실 말이다.


 또한 그러한 슬픔 속에서도 세상은 돌아간다는 사실도 슬프다. 누군가가 죽어 내 세상은 180도 거꾸로 뒤집혔는데 세상은 잘만 돌아간다. 여행지에서 사온 스노우볼처럼 내 안은 겨울인데 그 바깥은 여름이다. 시간은 흐르고 결국 슬픔이 잔잔해지면 내 세상으로 돌아올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 상황은 숨이 턱 막힌다. 슬픔은 그래서 외로움을 동반하는 감정 이기도 하다.


 문학에는 다양한 순기능이 있는데 특히 이럴 때 필요하다. 나의 슬픔과 공허함이 나 혼자만의 것이라고 느낄 때… 비록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이들도 이런 괴로움을 안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어렸을 때도 친구들이나 동생에 비해 눈물이 많은 편이었는데 어른이 되면 좀 나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눈물이 많은 사람이고 이 단편소설집을 읽으면서도 눈물이 많이 났다. 이 책은 너무 막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누구도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그렇게 말을 걸어주어 슬픈 누군가를 부드럽게 위로해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