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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시끄러운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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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성원
댓글 0건 조회 5,332회 작성일 20-01-0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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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 책의 주인공인 햔타는 35년째 폐지더미에서 일하고 있는 남자로 종이로 뒤덮인 지하실에서 하루 종일 폐지를 압축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 그를 버티게 해주는 것은 괴테와 실러, 니체와 같은 유명인들의 저서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의 머리는 책 속에 존재하는 철학자들과의 대화를 하며 항상 조용할 날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듯 책과 하나되는 것이 최고의 이상이라고 생각했던 그가 마지막 순간에 떠올린 것은 책도 사상도 철학차도 아닌 애정을 갈구할 사람이었다. 그렇게 35년을 시끄러운 고독 속에서 보내고 나서나 자신이 너무나도 중요한 것을 잊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내 생각을 들어주고 함께 공감하며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하루의 일상과 그 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생각이 방향이 점점 나와 다른 사람은 틀린 사람이라는 쪽으로 향해 가는 것 같은 요즘 그런 사람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들의 속사정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최근 들어 젊은 연예인들의 자살이 이어지는 것도 그들에게 자신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사람은 나를 이해해줄 수 있는 것 같은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세상은 아직 살아갈만한 곳일 수 있는데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 자체가 그런 사람을 만나기 힘든 직업인 것 같다. 옛 말에는 말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했지만 요즘에는 천리는 우습고 지구 반대편에도 쉽게 퍼질 수 있지 않은가. 이런 상황 속에서 그들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수도 있다.


내가 바라는 것이 항상 다른 사람과 같을 수는 없다. 이 단순한 한 문장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머리로 아는 것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다른 것인지 생각보다 나와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성 세대와 신세대 간의 갈등이 심해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라는 논리가 말도 안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에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와 다른 가치관이 공유되고 있었고 그 가치관 속에서 맞았던 일들이 지금의 가치관 체계에서는 틀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예전의 가치관을 따라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내 주변을 돌아보면 조금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것도 무조건 배척하고 보는 것 같다.


예전에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부러웠다. 뭔가 자신감이 차 있는 것 같고 능력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요즘에는 진정 마음에 여유가 있고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오히려 그 자리에서 조용히 듣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넓고 포용력이 있는 사람은 여러 사람의 의견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넓다.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없어져 가는 세상 속에서 다른 사람의 말을 편견없이 들어줄 수 있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결국 우리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잊고 살아갈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 속에서 좀 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결국에는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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